싸우지 말고 그런거 올리면서 웃자구요.. 포항 해병 훈련단 시절입니다. 모두 처음이라 좀 어리버리 하죠.. 그저 가라면 가고..먹으라면 먹고..자라면 자고.. 그저 오늘 하루도 빵빠레 없이 지나길 속으로 빌고, DI한테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조심 하며 지내는게 주 관심사 입니다.(DI눈에 띄면 참 괴롭습니다. 안좋게 띄면 맞는라 고생이고..뭔가 할 줄 알아서 눈에 띄면 잠도 못자고 뭔가 해야하고..) DI들 땜에 잔뜩 주눅들고 항상 긴장의 연속입니다. 훈련병들이 좀 적응 됬다 싶으면 종이 한장 씩을 나누어 줍니다. 그곳엔 칸이 몇개 그어져있습니다. 해병 훈단을 수료한 대원이라면 누구나 아는 과실점 기록표 입니다. 과실점이 뭔고 하니.. 평소 생활 하다가 잘못된 점이 DI눈의 띄면 DI에게 온갖 쌍욕과 심하면 매질과 함께 과실점 이라는 점수를 받습니다. 그 점수는 DI맘 입니다. 보통 1점을 주고 좀 심했다 싶으면 2점을 줍니다. 그게 뭐 대수냐...하시는 분들은 주말에 행해지는 과실자 훈련을 한번이라도 받아 봤다면 그 1점의 무서움을 뼈저리게 느끼실 겁니다. 괴로운 걸로 치면 그 몇시간이 지난 일주일간의 훈련의고통과도 같습니다. 목봉체조..트럭 타이어 메고 구보..이도 저도 아님 그냥 맨땅에 굴리기.. 말이 좋아 교육..훈련이지 그냥 고문입니다. 더 짜증 나는건 다른 동기들이 청소하거나 잠시나마 휴식시간을 갖을때 과실자들은 몸으로 때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과실점에도 면죄부가 있습니다. 선행점 입니다. 훈련병의 행동이 바람직 하다고 생각 될 때 DI는 선행점을 줍니다. 그 역시 주는 사람 맘입니다. 이게 왜 면죄부냐면...주말에 과실점과 선행점을 상계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과실점을 많이 받아도 선행점이 더 많으면 과실자 훈련을 안받아도 됩니다. 그래서 과실점 1~2점 받은 대원은 어떻게든 선행점 받으려고 정말 눈에 띄게 열심히 합니다. 저도 과실점 받고 다행히 선행점도 받아서 면제 된 적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동기 하나가 과실점을 5점이나 받았답니다. 한번에 5점.. 제가 아는한 최고점 입니다. 그 동기 그 점수를 받음과 동시에 선행점으로 무마 시키기를 포기 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일주일에 선행점 1~2점 받기가 힘드니까요. 왜 5점 씩이나 받았을까...궁금 했는데 그 이유를 듣고 참...어이가 없으면서도 DI가 그럴만 하네...싶더군요. 해병대 훈련소에서는 DI가 왕입니다. 물론 그 동기도 그 점을 잘 알기에.. 밥먹고 들어오다가 앞에 DI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아주 우렁차게 경례를 했답니다. 목소리 작으면 과실점 받거든요... 그 경례는....바로....."충~~성!!!' 이었답니다. 별 재미 없는 얘기가 길었나요?? 암튼 재미 있는 얘기좀 올리자구요...웃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