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이철재.김태성]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대 소속 김모(23) 상경은 자주 무릎 통증을 호소한다. 하루가 멀다하고 시위현장에 출동하는 수송버스(일명 닭장차) 안에서 대기하다 보니 생긴 증상이다. 식사는 물론이고 지방에 출동할 경우엔 비좁은 버스 안에서 새우잠을 자야 한다.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을 닭장차 안에서 지내는 김 상경은 요즘처럼 자신의 키(1m77cm)가 원망스러운 적도 없다고 했다. 김 상경은 "1시간 이상 좌석에 앉으면 다리에 쥐가 난다. 버스 안에서 대기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김 상경의 이 같은 고충이 해소될 전망이다. 경찰청은 신세대 전.의경의 신체조건을 고려해 좌석 간격 등 내부 공간을 넓히고 버스 안 환경을 쾌적하게 만든 신형 수송버스를 제작, 올해 안에 현장에 배치하겠다고 3일 밝혔다. 경찰청은 이달 안으로 조달청을 통해 105대를 주문하는 등 신형 버스의 숫자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신형 수송버스는 좌석 수를 기존의 38~41개에서 34개로 줄였다. 이 경우 좌석 간격이 32~40㎝에서 50㎝ 이상으로 늘어난다. 기존 좌석 간격은 키 1m70㎝ 정도에 맞춰져 키가 큰 신세대 전.의경이 불편을 느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좌석도 인체에 맞게 설계한다. 머리 받침대를 달아 편히 잠잘 수 있게 한다. 지금까진 전.의경이 버스에서 잠자려면 좌석 앞쪽 트레이(식사용 받침대)를 내린 뒤 엎드려야만 했다. 또 좌석마다 개별등을 달아 밤에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전.의경 대원을 상대로 근무환경 등에 대한 조사를 하면 늘 수송버스의 열악한 환경이 최대 불만사항으로 꼽힌다"며 "신형 버스를 도입하면 사기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움직이는 내무반'=흔히 전.의경 수송버스는 닭장차로 불린다. 경찰 내부에선 '기대마'라고 한다. 기동대가 타고 다니는 말(馬) 같은 존재'라는 뜻의 통신 약어다. 전.의경이 버스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사실상 이동 내무반 역할을 한다. 현재의 수송버스는 좌석이 좁다 보니 '버스 증후군'을 호소하는 전.의경이 많다. 또 좌석의 쿠션도 좋지 않다. 장기간 출동할 경우 이불.모포.베개 등으로 받쳐야 그나마 버틸 수 있다는 것. 기동대 출신 오모씨는 "버스에 오래 있다 보면 다리에 쥐가 나거나 허리가 아프고, 무릎.어깨 등이 쑤신다. 틈나는 대로 버스 밖으로 나와 몸을 놀려 보지만 통증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고 말했다. 버스 안에도 엄격한 위계질서가 있다. 좌석 배치는 당연히 '짬밥' 순이다. 맨 뒷자리는 최고참 전.의경 대원의 차지다. 전체를 감독할 수 있어서다. 막내는 문 입구의 첫 째 좌석이 배당된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사진=김태성 기자 <> 언제나 윗 사진처럼 전경들이 한가해질 시절이 올까요?버스개량도 좋지만 최루탄과 고무총을 대량 도입하는 것도 생각해보면 좋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