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제대하고 1년 후인 2003년도 3월....써금써금한 90년식 프라이드를 공짜로 얻어서 타고다니다가 부모님께서 눈에 걸려서 도저히 못보겠다고 다른 차 를 사주신다고 했다.. 프라이드 상태는 본넷은 열을 받아 도장이 갈라지고 광택도 사라지고 여기저기 속썩이고 .....기타등등... 그런 연유로 차를 바꿔주신다고 했던 것이다. 없는 형편인 걸 알기때문에 나는 내 능력으로 차를 바꿀 수 있을 때까진 프라이드를 탈 것이다. 학생신분으로 프라이드도 벅차다고 얘기했지만, 내심 나도 좀 더 좋은차를 타고 싶었다. ㅠㅠ 결국 차를 바꾸기로 했고 아버지 친구분의 친구가 운영하는 성남의 한 매매상에서 아반떼가 있다는 것을 확인 후 차를 보러 갔다. 매 매상 주차장에 보라색에 에어댐을 두르고 휠타이어가 되어있는 아반떼를 보며, 와....멋지다 라고 생각했건만 아버지께서 '눈 떼라!' 는 나즈막한 목소리에 바로 고개를 돌렸다. 한 구석에 서있는 은비색 아반떼 . .. 첫 인상은 이랬다. 일단 범퍼 모서리 네군데는 칠도 많이 까졌고 , 그 위로는 범퍼 가드 가 붙어있었는데 참 센스 없게 둥글둥글한 아반떼 보디라인에 걸맞지 않게 톱니모양으로 된 제일 큰....가드 가 붙어있는게 아닌가.... 조수석 뒷문짝과 휀다, 뒷 트렁크 후면은 테러의 흔적이 강했다. 흠.... 그때만해도 차에대해 잘 모를 때였지만 그래도 중고차는 사고유무와 실내의 청결함, 그리고 엔진&미션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있었기 때문에 일 단 시동을 걸어서 예열을 시키고 실내를 확인했다. 대쉬보드에는 피스자국이 한개 있었고, 나머지는 정말 깨끗했다. 전 주인이 여자라는데 담배도 안피웠고 출퇴근용 으로만.....(접대성 멘트 ㅋ) 본넷을 열었다. 일단 뜯었던 흔적이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했는데 의외로 엔진소리도 좋았고 이것저것 뜯었던 흔적이 없어서 이건 맘에 들었다. 그때만 해도 97년식 아반떼 오토가 5~600을 호가하던 시절이었으니 꽤 비쌌다. 참... 오토로 선택한 이유는 누나와도 차를 같이 몰 수 있으니 오토로 하자 는 집안의 권유였다. 내돈으로 사는게 아니니 뭐라 할 수는 없었다. (지금와서 생각 하건대, 최대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했던 것 같다) 차를 계약하고 번호판 교부와 등록, 이전을 매매상에 맏긴 후 아버지 차를 타고 돌아오는 내내 생각에 잠겼다. 과연 잘 샀을까... 라는 그런 불안함과 더불어 너무 들뜬 기분. 부모님께 너무 감사 했다. 드디어 다음날.... 매매상에서 직접 차를 가져다 주었다. 내 손으로 시동을 걸고 처음 시운전을 나갔다......헉..........이런 ... 오토를 한번도 몰아보질 않은 나는 무서웠다! 2편에 계속..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