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가 20~30대를 겨냥해 만든 C230V를 내놨다. C클래스에 새롭게 추가한 모델로 AMG 버전을 두는 등 성능개선에 중점을 두고 만든 차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C 230V는 XL-1이라는 자동차 레이싱 게임에도 등장한다. 이 차의 소구층이 젊은 층이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차의 성격이 다이내믹하고 성능을 추구하는 모델이어서 레이싱 게임에 어울리겠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금 더 강해진 C클래스, 230V AMG 버전을 탔다. ▲디자인 C클래스는 가장 젊은 벤츠다. 최고의 럭셔리 브랜드 벤츠의 엔트리카는 과연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럭셔리하면 엔트리가 아니고, 그렇다고 너무 낮추면 벤츠가 아니다. C클래스의 딜레머다. C클래스는 '그래도 벤츠'쪽을 택했다. 굳이 보닛 위에 매달린 삼각별 엠블럼 때문이 아니라해도 균형잡힌 몸매에는 벤츠의 피가 흐르고 있다. 두 개의 물방울같은 헤드 램프, 삼각형으로 구성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각각 앞뒤에서 이 차의 정체성을 말해준다. 거기에 하나, 트렁크 라인 끝에 씌여진 AMG 마크가 이 차의 성격을 말해준다. 평범 이상의 성능을 보일 차라는 것을. 트렁크 라인은 끝부분이 스포일러 기능을 하도록 살짝 각을 줬다. AMG 마크와 스포일러가 잘 달리는 차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옆에서 차를 보면 선이 정직하다. 선을 앞으로 기울이거나 차창 프레임의 라인을 비틀어 의도하는 이미지를 전하려는 노력을 포기했다. 때문에 동적인 느낌보다 정적이고 얌전하다. 실내공간은 '저스트' 사이즈다. 운전석과 조수석이 있는 앞공간은 부족하지 않다. 앉아서 차를 조작하고 편한 자세를 찾는 데 전혀 문제가 없는 공간배치다. 뒷좌석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앞에 다리 긴 사람이 타서 좌석을 뒤로 밀어놓기라도 하는 날이면 뒷좌석에 탄 사람은 무릎을 앞좌석 등받이에 딱 붙인 채 타야 한다. 그렇다고 좁아서 사람이 못타거나 큰 불편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다만 여유있는 공간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후륜구동차의 특성 상 뒷좌석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센터터널이 있어 공간활용성은 더 안좋아진다. 하지만 그 뿐이다. 뒷좌석에 항상 사람을 태우고 다닐 게 아니라면 잠깐의 ‘불편’ 혹은 ‘덜 편함’은 감수해도 좋겠다. 깔끔하면서 한눈에 들어오는 계기판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세련됐고 격이 있다. 버튼 하나의 배치, 컬러, 질감 등 사소한 것 하나도 놓치지 않은 세심함이 느껴진다. ▲성능 230V의 엔진은 V형 6기통으로 배기량은 2,496cc다. 1.8ℓ 엔진을 얹은 E200, 3.0ℓ 엔진을 장착한 E280처럼 벤츠의 모델 이름과 엔진 배기량은 이제 꼭 일치하지 않는다. 최고출력 204마력에 0→100km/h를 8.5초에 끊는다. 이 정도면 스포츠카처럼 빠르다고 할 수준은 아니다. 스포츠 세단으로는 무난한, 보통 세단으로는 조금 빠른 편이라 하겠다. 실제로 도로 상에서 체감하는 성능은 부드럽고 강했다. 부드러움의 핵심은 7단 변속기다. 1단 기어비 4.38부터 7단 0.73에 아르기까지 폭넓게 커버하는 기어비는 대부분의 속도영역에서 200마력의 힘을 부드럽게 뽑아낸다. 5단 기어비가 1대1이고 6, 7단이 오버 드라이브가 된다. 자동 7단이지만 변속레버는 마치 수동변속기같다. 손 안에 쏙 들어오는 그 레버를 쥐고 툭툭 치며 시프트 업다운하는 게 재미있다. 수동 모드로 가속을 계속하면 레드존에서 잠시 지체하고 변속되는 게 인상적이다. 여느 차들은 레드존에 들어가면 한참을 몸살을 떨고서야 변속되는데 이 차는 의외로 부드럽다. 물론 자동변속 순간은 따로 느끼기 힘들 정도로 충격이 없다. 밟으면 나간다는 느낌이 올 뿐이다. C클래스가 점점 더 강해지고 있음을 이 차는 말해주고 있었다. 그 성능에는 감탄하면서도 7단 변속기가 지금 단계에서 굳이 필요할까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여태 4단 자동변속기를 대형 세단에 쓰는 메이커들이 많은데 굳이 컴팩트 세그먼트인 C클래스에 6단도 아닌 7단 변속기를 올렸다. 경쟁자들이 쉽게 따라오지 못하도록 확실한 차별을 이뤘다는 점에서는 평가할 만하다. 효율성이나 경제적인 면에서 보면 여러 가지 다른 생각들이 있을 수 있다. 어쨌거나 7단 변속기는 이 차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로 꼽을 만하다. 이 차에는 넥프로 액티브 헤드레스트가 적용됐다. 일정 강도 이상의 충격이 감지되면 헤드레스트가 순간적으로 40mm 앞으로, 30mm 위로 이동해 탑승자의 머리를 보호해준다. 코너링 라이트도 있다. 스티어링 휠의 각도 변화와 방향지시등의 작동을 읽어 차가 돌아가는 방향으로 빛을 비쳐준다. 밤길운전에 큰 도움을 주는 장치다. ▲가격 벤츠 230V는 두 종류가 있다. iPod 패키지와 AMG 패키지. 두 모델 모두에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iPod)이 기본 장착돼 있으니 아이팟 패키지는 기본패키지인 셈이다. AMG 패키지에는 17인치 알로이 휠과 리어 스포일러 등이 더해진다. 가격은 아이팟 패키지 5,690만원, AMG 패키지 5,950만원이다. 이 차의 타깃 연령대가 20~30대라고는 하지만 실제 이 차를 타는 이들의 연령대는 더 높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20~30대에 벤츠를 탄다는 건 둘 중 하나다. 일찌감치 사업에 성공한 젊은 실업가이거나, 벤츠 S클래스를 타는 부모가 있거나다. 사실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앞세우다 보니 연령대를 낮췄을 뿐 40대나 50대가 이 차를 탄다고 해도 충분히 어울리겠다는 생각을 한다. 연비는 9.1km/ℓ로 6군 3등급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