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자동차 전문가 최원석 기자님의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포드 몬데오 2.0을 오랜만에 다시 타봤습니다.

원래는 최근 출시된 프리스타일을 타보려고 했었는데, 시승이 바로 어렵다면서 우선 2006년형 몬데오를 다시 타보는게 어떻겠냐고 해서 그렇게 하겠다고 했지요. 몬데오를 다시 타보고 시승기를 쓰기엔 새삼스럽고, 그냥 좀더 저렴한 가격으로 재출시된 2006년형 몬데오에 대한 짦은 감상평 정도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프리스타일 시승기는 다음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최근에 외부기고용 등으로 신차를 여러대 타보았는데, 카페용 시승기로 다시 차분하게 고쳐쓸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네요. 조만간 차례대로 올리기로 하겠습니다.

 

 

몬데오는 유럽에서 예전에 '올해의 차'에 뽑히기도했을만큼 품질 성능 대중성 면에서 뛰어난 중형세단이지만, 국내에서는 미국차(실제로는 유럽 포드에서 만들었지만)라는 이미지 때문인지 대단한 상품성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많지 않습니다.

 


엔진성능이나 코너링 주행감 모든 면에서 유럽시장에 통할 정도의 수준을 갖고 있고요. 실제로 유럽내 자동차전문지에서는 폭스바겐 파사트 혼다 어코드 등과 동급으로 즐겨 비교됐습니다. 여기서 과거형을 쓴 것은 몬데오가 나온지 오래된 모델이다보니, 예전에는 많았으나 최근에는 그다지 시승기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몬데오가 2006년 한국땅에서 새삼 주목받는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가격입니다. 2660만원이라는 국산 중형차 가격에 거의 풀옵션에 가까운 사양의 2리터급 수입 중형세단이니까요. 일전에 포드 파이브헌드레드가 3000만원대 가격으로 국산대형세단과 가격으로 경쟁하는 최초의 수입차가 됐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요. 몬데오 역시 중형세단 시장에서 국산차와 가격으로 승부하는 첫 중형세단에 해당한다고 하겠습니다. 

 

 

국내 중형세단 정도의 크기에 2리터 145마력 엔진와 4단 자동변속기를 달았습니다.국산 동급세단과 비교했을때 동력성능이 더 뛰어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시내에서 움직이기에 부족함이 없는 수준의 힘을 냅니다. 출발시엔 현대나 르노삼성차보다 오히려 약간 굼뜬 감도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경쾌하게 치고 나가는 느낌은 아니지만, 중고속에서의 안정감은 동급의 웬만한 독일차와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습니다.

 

 

몬데오의 섀시는 몬데오보다 한급 위인 재규어(포드가 인수해 현재는 볼보 랜드로버와 함께 포드 그룹산하에 있습니다) X타입에서도 채택했을만큼 차체강성이나 완성도 면에서 인정받았습니다. 실제로 몰아보면 확실히 미국세단보다는 독일세단의 단단한 맛이 느껴지고요. 아무래도 모델체인지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신선한 맛은 덜하지만, 그렇다고 어떤 부분에서도 수준이 떨어진다거나 한 것은 아닙니다. 

 

 

안전 편의 사양은 대단히 훌륭합니다. 전면 듀얼에어백, 앞좌석 사이드에어백, 앞뒤좌석 커튼에어백이 기본으로 들어가 있고요. 충돌시 시트벨트를 당겨주는 기능이나, 전자식 제동력 배분기능이 들어간 ABS, 유사시 운전자가 충분히 브레이킹을 못할때 제동력을 높여주는 기능 등도 있고요. 6CD체인저가 들어간 소니 카오디오가 들어있고, 전자동에어컨 가죽시트, 운전석 동승석 파워시트, 선루프, 앞유리 열선도 들어가 있습니다. 하나하나의 옵션중에 뛰어난 것은 없지만, 이 모든 것을 전부 포함한 몬데오의 가격이 2660만원이라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현대 쏘나타 2.0 풀옵션 모델(DVD 카씨어터, 네비게이션 제외, 선루프 포함)이 2438만원인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쏘나타와 거의 가격차이가 없는 셈입니다.

 

다만 2001년 데뷔해 조만간 모델체인지를 앞두고 있다는 점과 2리터급 국산세단에 비해 기름을 좀 더 먹는다는게 단점입니다만, 전체적인 동력성능이나 편의사양 대비 가격을 감안할때 구매가치는 뛰어난 편이라고 생각됩니다.

 

 

좀더 직접적으로, 쏘나타 최고급형 대신 포드 몬데오를 사는 것이 가치가 있을지 물으신다면... 역시 선택의 문제이긴 합니다. 수입차중에선 가격대비 가치로 이만한 차가 없습니다. 주행성능도 웬만한 유럽중형세단에 뒤지지 않고요. 여러모로 가격대비 가치도 뛰어난 차인 것은 분명합니다만, 역시 쏘나타나 SM5 토스카 등 국내 중형세단과 비교했을때의 구매가치면에서는 역시 더 낫다고 보기 어려운게 아닌가 합니다.

 

 

쏘나타 고급형을 예로 들면 몬데오보다 200만~300만원 밖에 싸지 않지만, 더 넓은 공간에 더 최신(최신이 항상 더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의 차체 메커니즘을 갖고 있습니다. 쏘나타의 실내외 디자인은 세계시장의 경쟁모델들을 놓고 봤을때도 꽤 잘빠진 디자인입니다. 결국 몬데오가 아무리 가격대비 가치가 뛰어나다 해도, 결국 수입차끼리의 경쟁에서 봤을때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아직까지 수입차는 브랜드가치가 주는 희소성을 무기로 삼을 수밖에 없는데, 그런 부분에서 몬데오는 경쟁업체에 밀리는 형편이지요. 몬데오 출시 이후에 많은 자동차전문가들이 "차는 좋은데..."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이유가 다 있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