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멀리 떨어진 두 항구와 그 항구 주위를 감싸고 있는 예술의 기운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밥-영화-차, 밥-차-영화, 영화-밥-차의 데이트가 지겨우신 분들,
주말 시간을 뇌를 생동시키는 데에 알차게 쓰시고 싶은 분들에겐 아주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바다가 있고 예술이 있는 인천 아트 플랫폼과, 부산 감천문화마을소개합니다.

 
 

 

인천을 생각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항구? 인천? 맥아더 장군? 문학경기장?
 

인천은 항구인 만큼 제물포 개항당시 물류창고가 많이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일본 간섭기가 지나고 그 건물은 필요가 없어지게 되었죠.
그러한 제물포 개항(1883년) 이래 역사가 깊은 도심에서 방치된 옛 물류창고가
이젠 문화 예술 공간으로 부활되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인천항을 비롯하여 만국공원, 차이나타운, 일본 조계지 등 근대건축물의 전시장이라고 할 만큼
인천에는 역사와 한 시대의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게다가 개항장 일대는 과거 김소월, 정지용, 김기림 등의 근대 문인들이 활동을 했던 곳이기도 하죠.

이런 문화의 도시였던 인천의 본 모습을 찾은 아트플랫폼에서는 입주작가를 모집하여 성과물 발표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예술 향유 프로그램과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을 위한 예술프로그램 등이 개발되어
많은 관광객과 인천시민들의 발걸음을 재촉하는데요.


 

  
 

일상의 풍경과 사뭇 다른 느낌을 가진 건물들의 외관 덕분에 드라마 “드림하이”의 촬영지가 되기도 했죠.

 

 
 

 

1888년 지어진 구 일본우선 주식회사(등록문화재 제248호)는 미술 자료관으로,
1902년 건립된 삼우인쇄건물은 입주 작가와 주민이 함께하는 미술교육의 산실로 거듭났습니다.
1943년 점포형 건물인 금마차 다방과 장수 영양탕 자리는 아트 숍과 커피숍이 들어섰으며,
1933년 지어진 해안동 창고는 스튜디오, 대한통운 창고는 공연장으로 탈바꿈했습니다.
1930~40년대에 건설된 건축물들이 창작스튜디오, 공방, 자료관, 교육관, 전시장, 공연장 등
총 13개 동의 규모로 리모델링됐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용도를 염두에 둔 인천 문화 공간 기획은 우리가 자칫 잃어버릴 뻔 했던 한 구역을
새로운 의미로 태어나게 합니다.

한 시대가 쓸고 지나간 자리에 남은 기억들을 소멸시키지 않고 더 나은 세계를 만드는 일에 사용하는 기획,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 마음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현재 인천아트플랫폼에서는 2012 입주작가 프리뷰전 ‘해안동 10-1’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토요일에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토요창의 예술 학교’를 진행하며
약속 콘서트와 한 달에 1번 ‘이얍’ 테마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천 차이나 타운과 한중 문화관, 월미도 등이 가까이에 있어 플랫폼 전시 외에도
인천만이 제공할 수 있는 길을 느끼는 시간 보내시는 건 어떨까요.

 


 

서해인 인천에는 인천 아트 플랫폼이 있다면 동해의 부산에는 감천 문화마을이 있습니다.


 

 

1950년대 부산에는 많은 피란민들이 몰려와 달동네에 판잣집, 슬레이트 지붕 집을 짓고 살았습니다.
집이 좁아 화장실을 갖추기 어려워 공동화장실을 이용하는 동네였습니다.
90년대에 이르러서는 인근공단의 신발공장이 해외로 이전하면서 젊은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노인과 돈이 없는 사람들만 남았습니다.
92년 2만 9000명의 달했던 인구는 1/3으로 줄었습니다.
사람이 빠져나가고 휑하니 건물이 비어있는 산동네는 몇 년 전부터 문화 프로젝트가 진행 중입니다.


 
 

 

부산시와 감천마을은 공동화장실을 개선하고 골목길에 색칠을 하는 등 새단장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폐가를 사들여 공원으로 만들었습니다.
집수리를 못하는 주민을 위해 주택을 수리하는 등 감천마을은 새 옷을 입었습니다.

 


 

감천마을은 좁은길로 연결되어 있는 구불구불한 골목을 가지고 있습니다.
성인 한 명이 움직일 수 있을 만큼 폭인 좁은 골목 사이에는 각종 페인팅과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데요.

그리스의 ‘산토리니’ 마을은 하얗게 우유를 뿌린 것 같은 동네라면
부산의 ‘감천마을’은 파스텔 톤의 레고블록을 쌓아놓은 것 같습니다.

 

 
 

복잡한 골목 담벼락에 그려진 예쁜 화살표를 따라가면 공방, 사진 갤러리, 북 카페가 나옵니다.
고지대인 감천 마을 옥상인 하늘마루에서 내려다보면 바다와 마을이 한 눈에 보입니다.
판타지 만화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벽이 그려진 표식을 따라 낯선 골목 속으로 들어가면
여전히 감천마을을 지키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생활하는 소리도 마주치게 됩니다.

 
 

 

사람이 떠난 곳은 길 동물과 오물들이 터를 잡는 폐가가 되기 마련인데요.
우리의 근현대사를 한 편에서 떠받치고 있었던 집 잃은 사람들이 살다 간 흔적,
부산의 감천마을은 이제 중요한 기록과 문화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떠나 스산했던 골목에는 이제 여행자의 설렘의 숨결이 가득해지고 있습니다.
부산 감천 마을은 송도 해수욕장과 다대포 해수욕장을 가까이 하고 있는데요.
산동네의 조밀한 골목을 산책하고 바다로 내려가 시원한 바람을 맞으시는 건 어떨까요?


 

 

 

오늘은 버려진 시간을 예술로 품은 두 길을 알아봤습니다.
머리를 비워야 할 때, 새로운 기운을 얻고 싶을 때 들러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것으로 보배드림 이야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