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대체 누굴 보고 있는 거야.
내가 지금 여기 눈 앞에 서 있는데."

이 노래 기억하시나요?
가수 유승범 씨의 '질투'중에 한 부분이죠.

운전하면서 무얼 보시나요?
고정된 시선으로 한 곳만 보시면 운전하진 않으신가요?
그러다보면 진짜 봐야할 건 못 보게 되는 경우도 있죠.



 

옆모습인가 앞모습인가 잠시 고민하게 하는 사진입니다.
이런 사진을 소위 착시사진이라고 합니다.
아래 그림은 멀리에서 봐도 가까이에서 봐도 위험하게만 느껴집니다.


오늘은 보배드림 이야기에서 착시현상과 운전에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연합시각과 착시현상


전문의들의 소견에 의하면 보통의 경우 사물의 크기·형태·빛깔 등의 객관적인 성질이 눈으로 본 성질 사이에 차이를 느끼지만, 특히 양자의 차이가 특히 큰 경우를 착시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므로 착시는 정상감각이며 실제와 다른 차이일 뿐입니다.


 

원래의 성질을 그대로 보는 것이 일차시각인 기계적 시각이라면 이차적으로 처리과정인 연합시각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두운 곳을 계속 보다보면 갑자기 밝은 곳을 잘 못 보는 경우는 일차착시이며
한곳만 쳐다볼 때 건물의 그림자를 계속 응시하다 보면 사람 그림자처럼 보이기도 하고
동물처럼 보이기도 하는 경우 연합시각의 문제로 착시현상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교통에서도 마찬가지로 일어날 수 있죠.
장시간 한곳만 쳐다볼 때 일어나는 현상으로 두 개의 차로가 갑자기 한 개 차로로 줄어들면 병목현상을 일으킵니다.
그래서 도로와 도로의 접속시 가속차로를 확보 못하면 흐름이 끊기는 것은 물론 사고위험까지 높아집니다.


 


착시현상은 정상적인 감각이지만 이로 인해 사고가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운전 중 사고는 치명적이죠.

이를테면 같은 방향으로 이동하는 차의 속도는 잘 모르지만 마주 오는 차의 속도는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앞의 차의 속도를 몰라 사고가 종종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는 차의 속도를 정상적인 속도로 볼 수 있어야 하는데
같은 방향을 장시간 응시해 무뎌지는 눈의 신경을 조금씩 움직이면서 자극을 주면
착시현상으로 인한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착시를 부르는 색이 있다?


 


자동차의 색상과 착시현상이 관계되어 있다는 걸 알고 계세요?

군산대학교 공과대학 컴퓨터정보공학과 신성윤 교수의 ‘자동차 사고와 색의 관계’ 논문에 따르면
사고가 많고 적음은 색에서 진출색과 후퇴색에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진출색은 같은 위치에서 배경색보다 더 앞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느낌을 주고 반대로 더 뒤로 물러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색이 후퇴색입니다.
때문에 같은 장소에서도 밝은 색은 가까이 있어 보이고 후퇴색인 어두운 색은 멀리 있는 느낌을 줍니다.


가장 가까이 보이는 순서는 적(赤), 적등(赤橙), 오렌지(橙), 황(黃), 황록(黃錄)색입니다.
그리고 녹색부터 멀어 보이기 시작해 청록(靑錄), 청(靑), 청자(靑紫)가 가장 멀리 보입니다.
배경과 배색도 교통사고 발생과 관계가 있겠죠.



배경보다 밝은 색은 튀어나와 보이고 배경보다 어두운 색은 들어가 보입니다.
따뜻한 색상인 빨강색이 차가운 컬러인 파란색보다 더 가까이 보입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파랑, 녹색, 흰색, 빨강, 검정, 황금(노란) 등의 순으로 차량 사고율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즉 후퇴색일수록 사고율이 높다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차가운 느낌을 주는 청색의 자동차는 실제 크기보다 작게 보이는 현상이 나타나며 뒤 따르는 차의 운전자가 앞서는 청색의 차를 작게 인식하는 관계로 차간거리가 짧아져 앞 차가 급정거할 때 추돌하기 쉬워지는 상황이 벌어지죠.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수요를 보이는 자동차 색상은 검정색, 은색, 회색, 흰색입니다.
그런데 이중 흰색은 위험군으로 분류됩니다. 하지만 밤이 되면 빨강색도 위험군이 되는데요.
빨강색은 밤에는 짙은 검정색으로 보이는 단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어린이들을 운행하는 스쿨버스나 유치원차량이 노란색인 것은 가장 운전시 안전한 색깔이라는 점!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것은 비단 운전자의 신체 컨디션뿐만 아니라 자동차의 색깔 사정에서도 벌어진다는 사실.
주의해야 할 점 같습니다.
그런데 착시현상은 꼭 물리적인 이유로 벌어지는 일은 아닙니다. 심리적인 현상일 때도 있습니다.





심리적 착시현상

“고속도로에 차가 많지 않고 특별히 도로가 좁아지는 구간도 없으며 사고도 없는데 왜 길이 막히는 것일까?”
라는 생각해보지 않으셨나요?
이러한 교통정체에 대한 착시는 운전자의 심리적인 이유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합니다.


 

일본 나고야 대학의 물리학자 유키 수기야마가 이끄는 연구팀은
230m 트랙의 원형 도로에서 자동차가 한 쪽 방향으로만 달리는 실험을 했습니다.
일정하지 않은 간격으로 자동차는 출발했고, 30km/h의 속도로 달리게 했죠.
실험에 참가한 자동차들의 첫 흐름은 원활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실험 참여 운전자들은 똑같은 속도를 유지하지 못했습니다. 점차 자동차간 간격이 서로 다양해졌고, 1분이 채 지나지 않아 특정 구간에선 자동차가 몰려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이내 운전자들은 자동차가 몰린 구간에서 속도를 줄이거나 멈춰서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정체를 벗어나기 위해 자동차의 속도를 높이기도 했죠.


이번 연구에서 정체가 발생하기 시작한 밀도는 22대의 자동차가 실험 트랙에 들어섰을 때부터였습니다.
22대가 넘는 자동차가 트랙에 들어왔을 때에는 정체가 발생했으며,
22대 미만에서는 실험 참가자들은 스스로 정체가 되지 않게끔 운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수기야마 박사는
"이론적으로 예상했던 내용과 일치한 실험결과가 나타난 것에 대해 사실 많이 놀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는데요.

 

이런 현상은 자동차가 점차 증가하는 복잡한 상황 속에 운전자가 처하게 되면 불안감이 커지게 되고
결국 교통 흐름의 변수를 만드는 운전 형태가 나타난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교통 사고, 도로 공사와 같은 특별한 이유 없이 교통정체를 만드는 착시현상은
자동차가 늘어나는 복합적인 상호 작용 속에 불안감을 느끼는 운전자들이
결국 교통정체를 만드는 원인이 된다는 뜻입니다.


지금까지 교통정체 착시 현상에 대한 설명을 하는 데에는 도로 사정에 따른 이유가 많았죠.
커브길과 함께 언덕길, 갑작스럽게 차선을 바꾸는 운전 미숙자 등과 같은 원인이 뚜렷한 이유 없이 교통정체를 만드는 착시 현상의 원인으로 지적되어 왔는데요.
교통정체 착시 현상의 원인에 대해선 여전히 논란이 많을 수 있지만 심리적으로 불안정해지면 수많은 인간의 상호 작용이 교통상황을 바꾸기도 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운전 중 착시효과는 대개 장거리 운전을 하게 되는 고속도로에서 많이 벌어집니다.
일정한 간격으로 세워진 가로등이나 거리표시판 같은 것들을 연속해서 보다보면 연합시각에 의해 착시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또 자동차의 크기와 차간 거리에 대해 착시를 일으킬 수도 있으며 심리적인 착시현상도 벌어질 수 있습니다.
고정된 시각을 피하며 차간 거리를 유지하는 운전을 하신다면 잠시 착시현상이 일어난다고 해도
사고는 피할 수 있지 않을까요?


착시현상에 대한 주의를 부탁드리며 보배드림 이야기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