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윤인구 아나운서(32)가 몰고 다니는 할리데이비슨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다. 2000년 봄, 99년식 할리데이비슨 소프테일 스탠더드를 구입해 정성껏 키웠다. 올해로 4살인 할리는 이제 윤 아나운서의 분신이나 다름없다. 현재 K1TV ‘청춘 신고합니다’, K2TV ‘쇼 파워 비디오’를 진행하는 그가 처음 구입한 할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멋있었다. 날렵하고 탄탄해보이는 외관이 어떤 애마(?)보다 든든하고 사랑스러웠다. “처음 할리를 구입했을 때 얼마나 좋은지 잠이 오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이 할리를 나만의 할리로 만들고 싶어졌죠.” 윤 아나운서는 나만의 할리를 만들겠다고 마음먹고 각종 커스터마이징 사이트며 전문으로 고쳐주는 곳을 알아봤다. 방송 틈틈이 시간을 쪼개 할리에 관한 자료를 뒤지는 그를 보며 동료들은 “이제 결혼은 다했다. 할리가 애인이다”라고 말할 정도다. 윤 아나운서가 가장 먼저 손을 댄 곳은 머플러. 머플러의 종류에 따라 할리 특유의 배기음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할리데이비슨은 소리로 탄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뿜어져 나오는 배기음이 특색 있다. 머플러를 교체한 윤 아나운서의 할리는 역동적인 소리를 냈다. 마치 엇박자의 말발굽 소리를 듣는 듯한 느낌. 강한 힘까지 느껴졌다. 맑고 선명한 소리를 낼 수 있도록 작은 부품 하나하나를 바꿔 가며 온갖 정성을 들였다. 핸들도 스포티한 이미지를 낼 수 있도록 바꿨다. 휠은 크롬 파트를 강화해 사이버틱한 느낌을 주는 ‘썬더스타 커스텀 휠’로 교체했다. 시트는 바이크와 사람 간에 최적의 자세를 만들어낸다는 ‘배드랜더 시트’를 장착했다. 할리데이비슨의 커스터마이징 비용은 천차만별. 때로는 할리를 구입하는 가격보다 더 많은 액수가 들어가기도 한다. 그도 자신만의 할리로 키우는데 수백만원을 투자했다. 그는 “할리데이비슨은 소유자의 취향에 따라 천의 얼굴로 변신한다. 할리는 단 한대도 같은 게 없다”고 말했다. 할리를 타고 주말마다 동호회(크롬 윙스) 회원들과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길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떠날 수 있다. 할리 위에서 느끼는 자연의 정취는 어느 것에 비할 데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