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허클베리입니다.
조금 늦은 주말 캠핑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2주차 캠핑 스케치입니다.
아내는 이번에도 장모님과 함께 지내네요.
아내는 장모님을 돌보고,
저는 딸아이를 돌보고.^^
아내가 없긴 하지만 서운하지 않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아내도 함께할 예정이거든요.
11월 첫 주말 아침.
지맹이는 눈을 뜨자마자 "아빠~ 마카롱!!"
동네 마카롱집에서 마구 골라 담네요-_-;
붕붕이와 함께 잔디밭에서 술래잡기를 하는데..
온 동네 꼬마 녀석들이 줄줄이 따라다닙니다.
마치 피리 부는 사나이가 된 것 같네요. ㅎㅎ
지맹이와 같은반 친구 은진이네도 이곳에서 장박을 시작했다네요.
이렇게 반가울 수가...
그리고 지맹이와 친한 언니 태은이네도 오늘 캠핑을 왔군요!
신난 아이들을 데리고 강변길을 내려갑니다.
"얘들아 삼촌이 보물 숨겼어~ 찾아봐!"
갑자기 태은이가 소리칩니다.
"지맹아! 어서어서 이리 와 봐!"
이 녀석을 손에 쥐고 이쁘다고 난리네요.
저는 뱀도 잘 만지지만.. 이런 벌레는 질색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이 녀석은 좀 신기하네요.
수십개의 다리를 질서정연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잘 만들어진 정교한 기계처럼 느껴집니다.
헉.. 머리에 올리고 용감함을 과시하는 태은쓰..
저는 금덩어리를 준다 해도 절대 못합니다.
오늘 저녁은 앞집 이모와 태은 언니네도 함께!
살이 뼈보다 많은 등갈비라니.. 정말 실합니다.
지금껏 먹어본 등갈비 중 단연 최고네요!
캬...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모두가 한 덩이씩 들고 마구 뜯기 시작!
저 커다란 덩어리가 닭다리살입니다.
지금껏 먹어본 닭갈비 중 가장 맛있네요.
오늘.. 제가 왜 이러는 걸까요..
먹는 것마다 맛이 기가 막힙니다.
키가 크려나요.. 아니 살이 찌려나요..ㅎㅎ
바비큐의 기본은 돼지 목살입니다.
남은 등갈비와 목살로 마무리합니다.
기온이 내려가서 발까지 시리지만..
이 밤의 끝을 잡고 싶은 마음에..
고기를 한 점 더 올리고 잔을 다시 채웁니다.
말끔하게 씻고 화장실에 들렀는데..
그곳에서 환생한 새끼 곰을 만났네요.
늘 같은 곳에서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녀석..
혹시나 흘리는지(?) 감시하는 모양입니다.ㅎㅎ
지맹이는 1분도 안되어 쌔근쌔근 잠이 듭니다.
이렇게 잠든 모습을 보면 아직도 아기 같습니다.
2009년 10월 5일 저녁 8시26분...
16시간 동안 엄마 뱃속에서 나오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애앵~ 애앵~ 울며 얼굴을 내밀었던..
그 날이 불과 몇 주전 일인 것 같은데..
벌써 11살이라는 게 믿어지질 않네요.
오만 생각을 하다가 어릴 적 사진을 봅니다.
사진을 보다가 밤이 깊어진 것도 잊었네요.
내일을 위해 청승은 그만 집어넣어야겠습니다.
"잘 자, 내 딸 지맹이...."
지맹이 귀에 속삭이고 불을 끕니다.
zzZ........
아직 해가 뜨기 전 잠에서 깹니다.
지맹이는 아직 곤히 자고 있네요.
맘 같아선 장난치며 깨우고 싶은데..
너무 달콤한 잠인 것 같아서 조용히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습니다.
오랜만에 혼자서 아침 산책에 나섭니다.
아침마다 사진으로 남기는 한탄강..
오늘은 안개가 심하게 껴서 건너편 '고래의언덕'조차 보이질 않습니다.
아무도 없는 캠핑장의 고요한 아침..
오늘은 산새들마저도 늦잠을 자나 봅니다.
드디어 해가 올라왔네요.
오늘이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은행 열매는 조금 비호감이지만..
은행잎은 노랑노랑 참 예쁩니다.
지맹이가 깰까 봐 조심스레 텐트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이러고 앉아 있네요.
"아빠, 어디 갔었어~ 일어났는데 아빠 없어서 혼자 화장실 갔다왔떠~"
"지맹이 자고 있어서 아빠 혼자 산책 다녀왔지~"
"왜 나 두고 혼자만 갔어~ 힝~"
이 LED 스탠드 2년째 쓰고 있는데..
이너 탁상용으로 안성맟줌입니다.
터치식에 광량 조절까지 되는 5천원짜리..ㅎㅎ
그리고 핵불닭 쭈꾸미 볶음.
전 이거 너무 매워서 못 먹습니다.
지금 사진만 봐도 코에 땀이 맺히네요.
모두들 아침을 먹으려 삼삼오오 모이네요.
두 딸을 데리고 산책을 나섭니다.
하늘과 구름이 그림처럼 멋지네요.
자전거를 타고 싶다는 딸들.
캠핑장에 비치된 자전거를 타기로^^
안개가 사라진 한탄강의 모습입니다.
머지않아 고래의 언덕 나무들이 앙상해지겠네요.
잠시 특훈을 한 결과...
드디어 안정적인 자세가 나옵니다.^^v
"지맹아! 앞으로도 친하게 지내자!"
"응 언니! 우리 더 친하게 지내자!"
너무나 좋은 날씨를 뒤로하고 길을 나섭니다.
장모님 간병을 마친 아내를 만나러 가야죠^^
동네에 도착하자마자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이번 주는 하늘이 제 편인가 봅니다.
아내가 등갈비를 좋아해서 몇 점 구웠네요.
몸에 좋다는 아티초크 차도 만들고요.
저는 요즘 마냥 기분이 좋습니다.
전부터 아내가 지맹이에게 하던 말이 있는데..
요즘 들어서 부쩍 더 자주 하는 말...
"지맹아, 나중에 지맹이도 아빠 같은 사람 만나면 얼마나 좋을까?"
"엄마는 다음 세상에서도 아빠 만나고 싶어.."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가 아닐까 합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면서 우쭐해집니다.
말 한마디로도 이렇게 행복해질 수 있네요.
오늘은.. 서로에게 힘이 되는 말을 해보세요.^^
오늘도 행복하세요!
다음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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