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전쯤부터

의도치 않게 형의 보호자가 됐습니다.

형이 많이 아프거든요(간암말기)

 

근데  이젠 치료도 다끝나고   오늘내일 하십니다.

두어달 전쯤에  연명치료 거부 신청서에 싸인도 하고

암튼  그래서 인지   맘도 안좋고 

 

이런기분이 뭔지 모르겠지만

말로도 설명이 안돼고 글로도 설명이 안돼네요

 

번아웃이 온것도 같고

하루종일 무슨생각으로 사는건지  멍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슬프거나  그런것도 아닌것 같고

 

이 나이에 어디에 말도 못하겠고

누군가  나에게  요즘 왜그러냐고 물어본다 해도

뭐라고 설명하기도  힘들고.귀찮고...

 

이런기분.이런마음떨쳐 내려고  

혼자 출근한다고 해놓고 하루종일  강원도까지  내 달려보기도 했고  (어느누구도 모르게)

 

근데  이런기분과 이런마음을  떨쳐내려고 하면할수록 

점점  더 깊이  들어가는듯 합니다.

 

산전수전 공중전에  

인생 밑바닥까지 치고 잘 헤쳐 나와서 이제는  어지간한건 잘 이긴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 하며  그냥 흘러가는대로 놔둬야 하는지....

 

머릿속은 터질것 같고 가슴은 답답하고...

 

보배에 첨들어온 계기가

코로나팬데믹으로  너무너무 힘들었을때  눈팅만 하다

자게에 둥지를 틀고 뻘글을 쓰고 뻘글을읽으며

심적으로 많은 도움이 돼었고  또 힘듦을 조금은 내려 놓을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너무너무 힘듭니다.

엉엉울고도 싶은데  그러면 속이쫌 시원해질것 같은데

눈물도 안나네요...

 

 

한번은  병실에 누워있는 형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혹시 뭐 먹고 싶은거 없어? 라고 물으니

갈비찜이 먹고싶다. 하더군요.

사올까? 하니  

파는데가 없을꺼다. 그러더군요

왜? 나가면 음식점이 천진데!

그랬더니 형이 하는 말이 

어릴적  명절때 어머니가 해준  갈비찜이 먹고 싶다.

하아~~~~~~

눈물 참느라  아무말 안하고 있는데

형이  고맙다. 하는데. 어휴...

 

이글을 쓰는 이유는

힘들고 지칠때 자게에서 뻘글쓰고 뻘글읽고 뻘댓을 쓰며

조금이나마 위안이 돼고 기분전환도 됐었는데

요 며칠동안엔 그게 안돼더군요.

지금도  눈팅은 하지만 글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그렇습니다.

 

사실 많이 두렵습니다.

형과 이별을 한다는게..

부모님 떠나 보내드릴때도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글을 쓰다보니 너무 긴글이 됐습니다.

모쪼록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요.

 

저는 마음이 허락할때 그때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