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이 커뮤니티를 늘 애정하는 한 회원의 아내입니다.

남편이 이 커뮤니티를 자주 애정하며 지켜보고 있어, 용기 내어 글을 씁니다.

남편 몰래 이렇게 글을 쓰는 건 처음이라 많이 조심스럽고 떨리지만,

요즘 남편이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작은 응원이라도 보태주실 분들이 계시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용기를 내어 글을 올립니다.

 

남편은 올해 51세입니다결혼 후 부터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살며 부양하고 있으며, 자녀를둔 평범한 가장입니다.

대학졸업 후부터 10여년 동안 성실히 다니던 회사를 결혼 몇년 후 퇴사하였고, 이후 자영업을 약 14년 동안 해왔습니다.

자영업을 하면서 월급쟁이보다는 좀 낫고 먹고사는데 그럭저럭 지장이 없을 정도로 될 때도 있었지만, 경기 침체와 여러 가지 상황들이 겹치면서 점점 많이 힘들어졌고묵묵히 버티고 또 버티다 결국 폐업이라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폐업 후 다시 구직 활동을 시작하면서 많은 고민과 두려움 속에 보냈고, 여러군데 이력서를 넣어도 고배를 마시다가 다행히도 예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자리가 나게 되었고그 인연 덕분에 다시 입사하게 되었답니다

이제는 여기서 정년까지 정말 열심히 일하자는 다짐을 하고 정말 누구보다 정말 열정적으로 일했습니다.

 하루하루에 책임감을 가지고 누구보다 성실하게, 애정을 담아 일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회사가 경영상 어려움에 처하면서 부득이하게 많은 사람들을 구조조정을 하게 되었고,

그 많은 사람 중 속한 한사람으로 남편도 권고사직 대상이 되어 입사한지 1년도 안되었는데 이제 열흘 후면 회사를 다시 떠나게 되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많이 당황하고 있고, 너무 큰 충격과 허탈함에 많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스스로 자존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폐업을 하고 구직활동을 할 때 어려움을 절실히 느껴봤고, 다시 자영업을 시작하기엔 금전적인 부담등 여러 가지 어려움도 있고 하루하루가 걱정인 것 같습니다.

 

내가 이제 어디서 다시 일할 수 있을까?”

나이도 있는데 누가 나를 뽑아줄까?”

이제 정말 끝인가...앞으로 무얼하며 어떻게 살아야할까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말을 되뇌며 깊은 한숨을 쉬는 모습을 보면

곁에서 지켜보는 저도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남편이 매일 밤 늦게까지 잠들지 못하는 모습을 봅니다. 

허탈하고 힘든 마음을 홀로 술로도 달래는 모습을 봅니다.

매일 여기저기 구직사이트를 들여다보는 모습을 봅니다. 나이 제한에 많이 걸려 이력서를 내기 힘든곳이 많아 실망을 합니다.

정말 열심히 살아온 사람인데 나이 앞에서 작아지는 모습이 안타깝고 속상합니다.

 

그런데도 가족들 앞에서는 애써 웃고, 괜찮은 척하는 그 마음을 잘 알아서

제가 대신이라도 여러분께 부탁드리고 싶었습니다.

 

혹시라도 이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서 짧은 한 마디라도

고생 많으셨어요”, “아직 늦지 않았어요”, “다시 좋은 기회 올 거예요

이런 짧은 한마디라고 남겨주신다면,

그 말들이 남편에게는 큰 위로이자, 다시 일어설 힘이 될 거라 믿습니다.

 

남편은 이 커뮤니티를 참 좋아하고 자주 들여다보는 사람입니다.

여기서 받은 응원이 그에게 진심으로 전해진다면,

지금 이 막막한 시기를 조금은 덜 외롭고 덜 무겁게 지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살아가는 게 점점 더 버거운 세상이지만그래서 더더욱 따뜻한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커다란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모두들 건강하시고, 각자의 자리에서 잘 버티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