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하남사는 48살 청년 입니다 :)

경각심 차원에서 유게에 올린글 다시 올립니다ㅋ

절대 물 고인 곳엔 들어가지 마세요!!

 

멘붕이 심하게 와서 당시 사진을 못찍었습니다..

 

8일밤 열시 늦은 퇴근을 하는데..

양재동 오토갤러리 앞..

비가 이건 마치 폭포수가 떨어지는 듯한..상황

염곡사거리 방향 침수ㅠ 우리집은 하남..

 

차들은 서로 뒤엉켜 오도가도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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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갈수 있는 길은 하나!!! 오토갤러리에서 좌회전..지하도로는 침수 됐으니 추모공원 쪽으로 올라가 청계산가는 샛길로 가보자!! 라는 생각으로..

꾸역꾸역 차를 돌려 지하도로 옆 양곡터미널 쪽으로 갔는데..

 

오마갓!! 지쟈쓰!! 물이 찰랑찰랑..오르막 길에선 시뻘건 흙탕물이 

계곡물처럼ㅠ 그래도 그 위쪽에 회전교차로 쪽은 차들이 다니더라구요..

 

하..이거 갈수있나?? 가야하나 말아야 고민을 하던와중에..

F10 한대가 우아앙!! 하면서 물을 가르며 전진!!!

마치 제군들! 나를 따르라~~~~~~하는것 같았습니다ㅋ

그뒤로 몇대의 차들이 f10장군의 뒤를 따라 물살을 가르며 상륙작전을 시도 하길래..

 

저도 어디서 주워들은건 있어가꼬 2단출발!! 전진~~~~~~

아! 제차는 09년식 e60 썩차 입니닷!ㅋ

이건 무슨 모터보트도 아니고 물보라를 일으키며..풀악셀!!

한..50미터 갔나? 앞서가던 f10이 멈추고..

응? 저거 왜 멈추지? 하는데 동시에 푸드득 소리와 함께 제차도 시동꺼짐ㅠㅠ

 

"아..ㅅㅂ jot됐다..안그래도 낮은 찬데..

에어덕트로 물들어 갔구나.."

 

더 열받는건 다른 차들은 잘가는데 내앞에 f10장군 내차 뒤에 f30..

시동꺼진 차는 전부 비엠따블류ㅠ 

비상등만 껌뻑껌뻑ㅋㅋㅋ

 

문을 열어보니..

진짜 1센치만 더 차오르면 실내까지 침수 될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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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오늘 낮에 찍은 건데요..딱 저부분까지 물이 찰랑찰랑..

 

f10장군에게 가보니 안에는 젊은 아가씨가 운전자..ㅠ 울고 있더라는..

f30은 벌써 차버리고 가버림..

"아..이제 너를 보내줘야 하는구나..ㅠ 내가 미쳤었나봐..여길 왜 들어와가꼬..ㅠㅠ"

그래도 차는 꺼내야겠단 생각에 보험사에 전화..

견인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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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인기사님 전화옴

나 "차가 물에 잠겼어용 살려주세욤ㅠ"

견인 "물빠지면 갈게여..지금 못가여"

나 "응? 그럼 언제여??"

견인 "낼은 꼭 갈게여.."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ㅅㅂ 내일?? 

"낼까지 여기 있으라고?"

견인기사님 입장 충분히 이해는 합니다...

 

비는 미친듯이 퍼붓는데 

다른차들이 물살가르며 지나갈때마다 제차는 출렁출렁 흔들리고..

그차 안에 있는 나는 물들어 올까봐 공포감에 ㄷㄷㄷ

 

정말 제 소중한 차를 버리기 싫었습니다..ㅠ

그래서 결심을!!

"이왕 이케 된거 비가 좀 잦아들고 물이 좀 빠지면 탈출을 시도해보자!!"

 

새벽 한시쯤 됐나? 빗줄기가 가늘어지면서 수위도 내려가더라구요..

"그래 이때다!! 범퍼 아래까지만 내려가면 시동을 걸어보자.."

 

먼저 본넷을 열고 에어크리너 확인..

"오!! 이런 많이 안젖었다!! 글타면 엔진으로 물이 많이 안들어갔나??"

실낱같은 희망이!!ㅋㅋㅋㅋㅋㅋㅋㅋ 

때마침 수위가 더 내려가 범퍼 아래로 찰랑찰랑..

 

절대 따라하지 마세용..폐차 할 각오로 시도 했습니다!!

키온! 엔진 스따뚜 버튼을 꾸욱..

 

푸드덕 푸덕×10 

부아아아앙~~~~~~~

"이야아~~~~~~~~~~~ㅅㅂ 걸렸다!!"

진짜 이렇게 소리 질렀습니다! ㅋㅋㅋ 

 

무슨 소독차마냥 흰연기가 어마어마하겤ㅋㅋ 

엔진으로 들어간 물때문인듯..-_-)

시동이 꺼질랑말랑 하길래 조심스럽게 2단..악셀 지긋이..밟고

전진..

 

또 이와중에 f10 아가씨와 눈마주침..

"야..ㅅㅂ 나는??" 이런표정??ㅋㅋㅋㅋ 

"야 내코가 석자여.."

 

푸닥푸닥 푸드덕..ㄷㄷㄷㄷ 떠는 차를 간신히 회전교차로 까지 올리고

한참을 시동을 걸어두니까 차가 점점 괜찮아지더라구요ㅋ

체크엔진 경고등은 들어왔지만 움직이는게 어딥니까!

 

이건 거의 쇼생크 탈출 수준?

미사까지 서행으로 간신히 새벽 세시도착..

집으로 안가고 세차장으로..go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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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네트 열어보니..

아..냄새가..냄새가..흡사 똥냄새?

고압으로 엔진룸 흙탕물과 쓰레기 씻어내고..

하부세차 3번...

에어건으로 물기제거..

왜냐구요??

"내차는 소중하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구사일생ㅠ 살아났다는게 천운같더라구요..

 

아침에 눈뜨자마자 개포동 성지로 입고..

이미 사장님은 침수차 문의 전화로 정신이 없으시더라구요..

제차가 물에 풍덩 여차저차해서 시동을 걸었어여..얘기하니..

에어크리너 뚜껑 열어보시고..

 

"이야..진짜 운좋았네!! 얘는 살아났어!! 에어크리너만 갈자ㅎ 통화하는거 들었지? 다른차들은 폐차 하던가 다 엔진 갈아야해..진단기 상으로도 문제없고..정말 운좋았네! 이제 바쁘니까 꺼져!!"

 

이것도 갈고 저거도 갈자 할 줄 알았는데 꺼지라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주 내내 비가 온다고 합니다..

빗길 안전운전 하시고 저처럼 바보짓 하지 마세요 :)

물이 많이 고였다 싶으면 돌아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