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장 10년만에 1위 車회사로 


코로나에 車업계 부진할 때
테슬라만 나홀로 고속 질주
S&P500 편입 가능성 높아

월가 "내연기관 차 저물고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 열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전통의 강자 도요타를 제치고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1위 자동차 회사에 등극했다. 1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3.69% 오른 1119.63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시총은 2075억달러(약 250조원)로, 그동안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온 도요타(2027억달러)를 제쳤다.

테슬라가 도요타를 제친 것은 '내연기관 자동차 시대가 가고 전기자동차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CNBC는 "2015년 아마존이 월마트 시총을 추월한 것이 떠오른다"고 보도했다.

테슬라가 상장 이후 자동차 회사 시총 1위에 오르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0년이다. 상장 첫날인 2010년 6월 29일 종가(23.89달러)와 비교하면 10년 만에 46배 급등했다. 지난 1월 폭스바겐을 제쳤고, 이번에 1위 자리까지 꿰찼다. 올해 1분기 기준 테슬라의 생산 대수는 10만3000대로, 도요타(240만대)의 4%에 불과하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선발주자인 테슬라는 추격자인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들과의 기술 격차를 크게 벌리며 주목을 받아왔다.

코로나19 사태로 기존 자동차 회사들의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테슬라를 추격하던 경쟁 자동차 회사들이 연구개발 활동을 중단한 것도 테슬라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에길 율리우센 IHS 자동차 컨설턴트는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22%가량 줄어들었고, 그로 인해 자동차 회사들의 자율주행 투자 또한 향후 3년 동안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슬라가 시장 전망치보다 높은 생산량을 달성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주가 상승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테슬라는 실리콘밸리에 있는 도시 프리몬트에 공장을 두고 있는데, 코로나19 방역 문제로 지난 3월부터 5월 중순까지 공장 문을 열지 못했다. 이 때문에 월가에서는 2분기 생산량이 7만2000대로 1분기 생산량을 밑돌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머스크 CEO는 지난 1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렇게 힘든 시기에 여러분이 얼마나 잘해줬는지…놀라울 따름"이라며 시장 전망치보다 높은 생산량을 기록했음을 시사했다. 다른 자동차 회사들이 판매 감소로 고전하고 있지만 테슬라는 수요가 넘치고 있는 데다 이를 맞출 수 있는 생산능력까지 과시한 셈이다. 테슬라의 2분기 인도량은 3일(한국시간) 발표된다.

다음달 발표되는 2분기 실적은 테슬라의 주가 향배를 가르는 또 한 번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2분기까지 흑자를 기록하게 되면 테슬라는 4개 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면서 S&P500지수에 편입된다. 테슬라는 2003년 창업 후 지난해 3분기 첫 흑자를 기록했다.

앞서 머스크 CEO는 직원들에게 "손익 분기점 돌파(흑자)가 아주 강력히 예상된다. 여러분이 만들고 인도한 모든 차 하나하나가 차이를 만들어낸다. 승리를 위해 나가자!"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자동차 업계 분석업체 웨드부시의 대니얼 이브 분석가는 "6월 미국과 유럽에서 경제가 재개됐고, 더 중요한 것은 중국 내 수요가 강하다는 점"이라면서 "테슬라가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