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소화기 의무설치 대상, 5인승 이상 차량 확대
이날부터 판매 차량 적용…'차량용 겸용' 소화기 써야
처벌규정 없어 실효성 의문도…"향후 보완·개선 검토"

지난 1월6일 강원 화천의 한 도로에서 발생한 승용차 화재. 사진은 강원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1월6일 강원 화천의 한 도로에서 발생한 승용차 화재. 사진은 강원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이달부터 5인승 이상 모든 자동차에 '차량용 소화기' 비치가 의무화된다.

1일 소방청에 따르면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이날부터 차량용 소화기 의무 설치 대상 차종이 5인승 이상의 모든 차량으로 확대된다.

그간 차량용 소화기 의무 비치는 7인승 이상 대형 자동차가 대상이었다. 그러나 차량 화재가 끊임없이 발생함에 따라 이를 예방하고자 그 대상 범위를 5인승 이상 자동차까지 넓혔다.

실제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차량 화재는 총 1만1398건으로, 81명이 숨지고 446명이 다쳤다.

연도별 화재 발생 건수와 사망자도 2021년 3665건, 20명→2022년 3831건, 30명→지난해 3902건, 31명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차량 화재는 승차 정원과 상관없이 엔진 과열 등 기계적 요인과 부주의, 교통사고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발생하고 있어 5인승 이상 차량 화재 시에도 신속한 대응을 위해 소화기 비치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차량용 소화기 설치 의무는 올해 12월1일 이후 제작·수입·판매되는 자동차와 중고로 거래된 자동차부터 적용된다. 기존에 출시되거나 등록된 차량은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차량용 소화기 비치 여부는 '자동차관리법'에 따른 자동차 정기 검사 시 확인한다.

차량용 소화기는 소화기 용기 표면에 '자동차 겸용' 표시가 된 제품으로, 진동 시험과 고온 시험을 통과해 파손·변형 등 손상이 없는 것까지 검증된 소화기를 사용해야 한다.

자동차 겸용 표시가 없는 일반 분말 소화기나 에어로졸식 소화 용구는 적법한 차량용 소화기가 아니므로 구매 시 유의해야 한다.

아울러 차량용 소화기는 트렁크에 두면 긴급 상황에 발 빠르게 대처하기 어려운 만큼 운전석이나 조수석 아래 등 손이 잘 닿는 위치에 두는 것이 좋다.

다만 기존에 등록된 차량은 소화기 의무 비치 대상에서 제외되는 데다 5인승 이상 차량의 경우 별도의 처벌 규정이 없어 실효성에 의문도 제기된다.

현재 7인승 이상 차량은 소화기 비치 의무를 위반할 경우 115일간 시정 기간이 내려진다. 이 기간을 넘기면 최대 6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1년이 지나면 운행정지 처분을 받는데 5인승 이상 차량은 이러한 규정이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소방청 관계자는 "소화기가 2만원선으로 크게 비싸지 않은 만큼 과태료 등으로 강제적으로 처벌하기보다 비치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더 좋은 방향이라고 봤다"며 "일단 시행한 뒤 보완·개선해야 할 점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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