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출시한 한국 최초의 경차 대우 티코

한국 경제가 황금기에 들던 시절 마이카의 보급을 위해 정부의 도움으로 대우중공업이 생산하게 된 자동차

저렴한 차값과 경제성을 무기로 내세웠지만 호화롭진 못해도 여유로운 삶이 가능했던 당시엔 땅달만한 티코가 보일리가 없었죠;

이 티코는 IMF 전후로 크게 인기를 얻게 되었는데 그 인기를 이어 마티즈가 대성공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올드카가 곽광을 받는 2020년 현재 티코는 도로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존재가 되었는데요.

세컨카나 당시를 회상하고자 하는 수요가 모여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차량입니다

가까운 지인이 몇해동안 이 티코를 첫차로 하고자 했는데 괜찮은 매물을 발견하여 전라 광주에서 일산으로 날라갔습니다.

지인의 도움으로 김포행 비행기를 타고 함께 이동..ㅋㅋ
 

지인의 지인의 차를 타고 김포공항에서 차고지가 있는 경기도 일산으로 이동

서울번호판을 달고 있는 초기형 아반떼 투어링..지금봐도 참 매력이 있는 그런차..
 

티코와의 첫만남이 이렇게 성사되었습니다.

초기형에 속하는 1993년식 민자 티코 수동입니다. 

사진으로만 봐오던 차였는데 생각보다 외판 상태는 그리 좋지 못하더라구요.


참고로 민자와 슈퍼티코의 외적인 차이점은
 

(위 민자, 아래 슈퍼)

왜소한 느낌을 지우기 위해 오버휀다와 더 입체적인 느낌의 가니시가 추가되었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실내도 미세하게 다르긴 합니다만 우선 외적으로 구분할때의 큰 차이점은 이렇습니다. 스포일러도 슈퍼에만 있구요.

이 차가 현역일땐 당연히 슈퍼티코가 인기가 많았겠지만 20년이 훨씬 지난 지금은 민자가 인기가 아주 좋습니다.

취향차가 있지만 개인적으로도 억지로 부풀려놓은 듯한 슈퍼보단 민자가 훨씬... 
 

이 날 본 차도 민자였는데 보시듯이 연식을 감안해도 다소 외판상태는 좋지 못했습니다.

야매도색이 입혀진듯한 범퍼와 우그러진 트렁크..그렇지만 출고 후 제칠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과

구하기 어려운 초기형 휠캡이 유지된것 그리고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이 젤 매력이였달까요 ㅋㅋ 
 

90년대를 지나온 차들에서 많이 볼수 있는 핸즈프리 거치를 위한 피스자국이나 내장제 들뜸도 없고..

외판과는 달리 제것이 유지된체로 순정상태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파워윈도우 옵션이 아예 없었는지도 모르지만 전좌석 수동윈도우에 중앙집중식 잠금장치도 아니구요..

차량등록증 보니 16년도 검사 이후 4년간 5천키로를 주행한 그저 세컨카로 유지되었던거 같습니다.
 

스즈키 알토 엔진을 개량한 F8C 엔진입니다. 800cc 엔진인데요. 

41마력에 무려 카뷰레터 엔진...ECU는 물론이요 ABS도 없는 그저 차의 본연에 충실한 엔진룸
 

키로수는 16만키로인데요. 초기형이라 그런지 십만단위의 미터기가 없더라구요;

등록증 확인하고서야 제대로 알았습니다. 27년된 차임을 감안해도 키로수가 많지 않죠..

사진으로 보시듯 비상등은 핸들 칼럼 중앙에 있어요. 군토나도 그렇고 갤로퍼도 이 방식
 

차체나 하체의 치명적 부식도 없고 시운전해보니 상태도 양호해서 인수하기로..계약후 차고지를 출발

다만 차주가 수동운전에 아직 미숙해서^^; 원데이보험 넣고 수도권 벗어날때까지는 제가 운전했네요.

별 기대를 안해서 그런지 클러치감도 좋고 가벼운 무게 덕에(600Kg) 스타트도 좋고 중속 가속도 제법이더라는...
 

민자 티코는 무조건 4단 수동인줄 알았으나 옵션 사양인지 5단 수동을 장착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앞유리나 뒷유리 열선도 있고 찾아보니 옵션이 제법 들어간 차량인듯..
 

연료게이지도 바닥을 치고 있어서 이동 중에 3만원 주유하니 거의 가득이네요 ㅋㅋ

기름냄새만 맡아도 굴러간다는 착한 자동차입니다.
 

차량 상태를 완벽하게 파악한게 아니라서 조마조마 했습니다만 수온게이지도 안오르고 클러치 상태도 양호하구요.

하체 느낌도 괜찮았습니다. 다만 출발 전 배터리 상태가 메롱이라 새걸로 교체했는데도 배터리 경고등이 계속 점등..

ECU가 없어 기억 소거가 안되는지 차가 굴러갈때만 계속 깜빡거리더라구요. 그 외엔 문제가 없어 일단 주행했어요.
 

자바라 타입의 사이드미러는 접이도 안되고 완전 수동방식

생각보다 시야의 불만이 없었다는것도 장점
 

안양의 어느 주차장에서 올드카 형님들과 한컷
 

그리고 화성에서 근무하는 또 다른 지인을 만났습니다. 90년식 르망을 세컨카로 타고 있는데요.

유지 자체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고 합니다. 커뮤니티 통해서 부품을 구하기도 하구요.

이렇게 하나둘 올드카에 빠져드는걸 보면 되게 신기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주행거리가 많지 않아 지저분한 외관을 간단히 물만 뿌려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사각사각한게 아주 귀여운 자동차네요. 
 

르망 차주 특징 : 차보다 6살 어림
티코 차주 특징 : 차보다 4살 어림

90년대에는 자주 보았을 두 조합인데 20년이 훌쩍 넘은 지금보니 되게 신기하네요.
 

이제 다시 광주까지 먼 길을 가야하기에 서둘러 발길을 옮깁니다.
 

천안까지 국도 타고 와서 천안논산 합류후 첫번째 휴게소

이 차는 클러치 유격점이 되게 낮아서 예민하다 싶었는데 적응되니 생각보다 탈만하더라구요.  

85Km 까지 4단, 그 뒤론 5단을 넣으면 딱 맞는거 같습니다. 타코미터도 없어서 순전히 감으로 운전하는 ㅎㅎ
 

90~100 항속도 무리없이 잘했지만 휴게소에서 열관리만 조금씩 해주며 저녁 늦게 광주톨게이트에 도착

일산에서 시흥 거쳐 안양, 화성까지 시내주행도 많았습니다만 400Km 넘는 여정을 문제없이 완주했네요.

생각보다 눈길도 많이 받고 톨게이트 아주머니도 반가워해주시던 90년대 대한민국 국민차 티코




바닥에 붙은 껌을 밟으면 선다거나 코너돌때 손으로 땅을 짚어야한다는^^; 조롱아닌 조롱도 많이 받은 차지만

마이카 열풍에 한몫하고 IMF 를 극복하기까지 국민들에겐 참 친숙한 애증의 존재가 아닐까 싶은데요.

오랜만에 보는 티코인만큼 보배분들도 함께 보시면 어떨까 해서 간단히 적어보았습니다.


홍보아닌 홍보지만 더 자세한 출고기는 아래 링크에 올려두었습니다. 

시간나시거나 화장실에서 한번 보시면 딱 적당한 글이니 참고해주셔도 좋을듯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