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올 2월 초부터 가동할 예정이었던 기아차 광주공장의 62만대 증산 프로젝트가 노조 내부 갈등으로 일정이 지연되면서 차질을 빚고 있다.

 

 5일 기아차 광주공장에 따르면 지난해 2공장의 가동을 한 달 동안 전면 중단하면서 2천800억여원을 들여 기존의 42UPH(시간당 생산대수)를 66UPH로 올리는 증산을 위한 생산설비 공사를 마무리했다.

 

 또 3공장의 생산대수를 21UPH에서 23UPH로 늘리는 등 전체 생산규모를 현재의 연간 50만대에서 올 초부터 62만대로 늘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재 증산을 위한 노사협의 지연으로 애초 계획했던 2월 초 증산 일정이 수포가 된 데다 앞으로의 증산 일정조차 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62만대 증산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노조의 내부 갈등으로 대의원 대회 일정이 장기화하면서 2공장 증산과 관련한 노사 협의가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아차 노조의 지부 대의원대회가 역대 최다 안건 상정 등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2개월이나 열린데다 가까스로 마무리된 기아차 지부 정기대의원대회 이후 지난달 18일 열린 기아차 광주지회 정기대의원 대회 역시 현재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전임 집행부와 현 집행부 사이에 조합비 회계 문제가 노노갈등 양상으로 번지면서 이달 말까지 한달 동안 정회를 선언하고 4월 1일 회의를 속개하기로 하는 등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현 집행부는 지난해 공인회계사의 회계감사 결과에 따라 부당 사용된 조합비 전액을 환수하기로 결정하고 19·20·21대 집행부의 부적정한 조합비 사용 문제와 관련 고소·고발을 한 상태다.

 

 이에 대해 전임 집행부 측이 이번 대의원대회 과정에서 공인회계사의 회계감사 결과 등에 대해 강력히 문제를 제기해 대의원대회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광주 2공장은 생산설비 곳곳이 텅 비어 있고 증산을 대비해 지난달 15일까지 서류접수를 진행한 생산직 채용 일정도 늦어지고 있다.

 

 기아차 광주공장 측은 "노조 측의 일정이 지연되면서 UPH와 인원 규모를 확정할 노사협의가 시급한데 논의조차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증산 일정에 발맞춰 설비를 늘리는 등 투자를 진행해온 협력업체와 수출증대 등을 기대한 지자체 등의 우려도 날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아차 노조 광주지회의 한 관계자는 "조합비 회계부정 문제는 3월 중에 조합원 총회를 열어 조합원의 뜻에 따라 처리할 방침"이라며 "현재는 이제 막 시작한 주간 2교대제의 성공적인 안착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재선 기자 kjsun@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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