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시내 거리에 미군 전투차량 '험비'처럼 보이는 군용차가 돌아다녀 시민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험비(HMMWV 또는 Humvee)는 미국이 개발한 고성능 사륜구동 장갑 수송차량이다. 정식 명칭은 고기동성 다목적 차량(High Mobility Multipurpose Wheeled Vehicle).

 

 최근 광주 시내 곳곳에서 '험비'를 봤다는 시민의 증언과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도심 대로에 난데없이 미군 차량이 돌아다니니 '무슨 일이 생겼나' 걱정하기도 하고 '도난 차량 아닌가'하는 의문을 갖기도 한다.

 

 실은 '험비'가 아니고 기아자동차가 오는 2016년 군부대 실전 배치를 앞두고 시험적으로 제작한 차량이다. 정식 명칭은 '한국형 험비'로 불리는 '소형 전술차량'을 개발하기 위한 '선행차'이다.

 

 6일 기아자동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방위사업청과 차세대 군용 소형전술차량 개발·보급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앞서 기아차는 지난 2010년 12월 앞뒤 바퀴의 간격이 3.3m로 짧은 '단축' 전술차량을 개발해 2011년 서울 아덱스(ADEX: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에서 발표했다.

 

 시내 거리에 돌아다니는 차량은 바로 이 차량이다. 군에서 요구하는 사양을 대략 적용해 현실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 기본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군수 분야 생산공장이 있는 광주지역에서 시험 운행을 하는 중이다.

 

 시험 운행 과정에서 보완할 점을 파악, 군 요구 사양을 완벽하게 구현한 뒤 본격 양산 체제에 들어가게 된다.

 

 기아자동차는 '단축' 소형 전술차량을 토대로 지난해 12월에는 앞뒤 바퀴 간격이 4m인 '장축' 소형 전술차량을 개발했다. 이 '장축' 전술차량은 현재 기아자동차 사내 주행 시험장에서 성능시험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자동차는 차량 개발이 마무리되면 방위사업청과의 계약에 따라 오는 2016년부터 전국 야전부대에 소형 전술차량 2천여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한국형 험비'로 불리는 이 차량은 국내 최초의 다목적 전술차량으로 ▲전투 지휘 ▲기갑 수색정찰 ▲근접정비 지원 ▲포병관측 등 각각의 사용 목적에 맞게 디자인과 사양을 최적화해 개발된다.

 

 시속 100㎞ 이상으로 질주하고 76㎝ 깊이의 하천을 건널 수 있으며, 영하 32도에서 영상 43도까지 견딜 수 있다.

 

 이밖에 고출력 최신형 엔진, 전자제어 자동변속기, 전자식 사륜구동, 전술타이어, 전자파 차폐사양 등 군용 차량에 적합한 첨단 기술과 다양한 특수사양이 적용될 전망이다.

 

 기아자동차의 한 관계자는 "실제 도로주행을 통해 개선해야 할 점 등을 파악하려고 시험 운행을 하는 것이니 시민들이 놀라지 않기를 바란다"며 "이번 차세대 소형전술차량 개발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기아차가 국제적 군용차량 제조사로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선 기자 kjsun@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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