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규 디자이너와 BMW 4시리즈/사진제공=BMW코리아

 

 "한국 소비자들은 진취적이기 때문에 4시리즈의 전통적인 BMW스러움과 미래지향적인 면이 어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BMW 독일 뮌헨본사에서 근무 중인 한국인 디자이너 강원규 씨(38)는 올 하반기에 한국에서 출시될 '4시리즈 쿠페'의 전반적인 특징을 이렇게 소개했다. 4시리즈 쿠페는 기존 3시리즈 쿠페를 기반으로 내 외관을 업그레이드한 모델로, 지난 1월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세계최초로 발표됐다.

 

 강 디자이너는 BMW 차량의 외관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번 4시리즈 쿠페를 주도적으로 디자인했다. 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캘리포니아 아트센터(Art Center)에서 수학한 뒤, 2005년 독일로 넘어갔다. 현재 뮌헨에서 부인 및 두 아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그는 "캘리포니아 아트센터에 재학 당시 최근 현대차 북미디자인센터로 자리를 옮긴 크리스토퍼 채프먼이 BMW 디자인스튜디오에 추천을 해줬다"며 "현재 BMW그룹 디자인총괄사장인 아드리안 반 호이동크(Adrian van Hooydonk)가 입사제의를 해 BMW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 BMW 캘리포니아 위성스튜디오에서 자동차부문 수석 디자이너로 근무 중이던 크리스토퍼 채프먼은, 강 디자이너의 아트센터 졸업 작품인 '쉐보레 카마로'를 인상적으로 평가했다.

 

 강 디자이너는 "쉐보레 고유의 전통적 요소를 미래적으로 재해석한 부분을 높이 평가해준 것 같다"며 "브랜드는 달라도 결국 BMW 디자이너로서 매일 고민해야 하는 것과 동일선 상에 있는 부분에 특히 좋은 점수를 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또래들과는 다르게 슈퍼카나 스포츠카보다는 재규어나 롤스로이스 같은 우아한 브랜드들을 좋아했다. 그중에서도 BMW를 가장 좋아하게 된 계기는 1991년형 3시리즈(E-36)와 8시리즈(E-31)가 함께 있던 한 장의 사진을 보면서부터.

 

 그는 "그 한 장의 사진은 내게 있어 단지 전통적이고 보수적이기만 하던 BMW의 이미지가 완전히 미래적으로 바뀌게 된 계기였고, 자동차디자이너의 꿈을 키우기 시작하게 된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사실 그도 나중에서야 안 사실이지만, 비유럽 권에서 별도의 인턴십 등의 프로그램 없이 BMW 디자인 스튜디오에 신입으로 곧장 입사한 사례는 지난 십 수 년 동안 그가 처음이었다고 한다. 노버트 라이트호퍼 BMW그룹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들도 그의 4시리즈 디자인에 대해 매우 만족해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4시리즈는 가장 BMW다우면서도 브랜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되 차체 비례감은 BMW 쿠페의 전통적인 포맷에 충실했다"며 "낮고 길어 보이는 보닛, 짧은 앞 오버행, 뒤로 밀려나있는 운전자 공간, 긴 휠베이스 등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BMW의 디자인 키워드는 'Authenticity(진실성)'으로 진실이 담긴 제품을 창출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스포티한 차는 잘 달릴 것처럼 생겨야 하고, 특정 소재를 특정부위에 적용할 경우 그 소재의 진실된 측면을 강조해 보여줘야 하는 철학이 적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자동차 디자이너를 꿈꾸는 한국의 후학들에게 "사물을 보고 받아들이는 데 있어 자신만의 철학이 있어야 자신만의 개성을 만들어나갈 수 있고 나아가 자신만의 디자인을 할 수 있다"며 "설득력 있게 그리는 능력, 말하는 능력 등에도 각별히 신경써줄 것"을 당부했다.

 

 

최인웅 기자

출처-머니투데이

 

 

 

<본 기사의 저작권은 머니투데이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