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9월 신차 시장 23% 하락, 일부 PHEV 판매중단
 -국내 수입차 업계, 디젤차 인증 속도 못내...장기화 가능성 우려

 

 새로운 배출가스 인증 방식인 WLTP(세계 표준 자동차 시험방식) 도입으로 유럽 자동차업계가 판매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디젤차 비중이 큰 국내 수입차 업계 역시 인증 지연으로 실적 하락이 장기화 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19일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WLTP 인증 지연으로 지난 9월 유럽 자동차 신차 판매는 112만대에 그쳐 지난해 9월(147만대) 대비 무려 23% 감소했다. 특히 폭스바겐그룹과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르노 등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폭스바겐그룹은 9월 판매가 48%나 감소했다. 폭스바겐 브랜드 52%, 포르쉐는 67%, 아우디는 60% 실적이 추락하는 등 그룹 핵심 브랜드가 WLTP 인증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업계는 11~12월에나 인증이 다소 수월해 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9월부터 유럽과 한국 등에서 시행되는 WLTP는 표시효율과 실제효율 간 격차를 줄이고 배출가스를 보다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 도입했다. 배출가스 허용 기준은 같지만 측정을 위한 시험주행시간(1,180초→1,800초), 거리(11㎞→23.3㎞), 평균속도(33.6㎞/h→46.5㎞/h)가 모두 늘어난 것. 조건이 가혹해진 만큼 엔진에 걸리는 부하가 커져 효율이 떨어지고 배출가스 내 오염물질이 증가하면서 대다수 제조사가 인증에 난항을 겪고 있다.

 

 유럽은 우리나라와 달리 디젤 뿐 아니라, 가솔린,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도 WLTP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이에 폭스바겐과 포르쉐, 벤츠, BMW 등 유럽 주요 완성차 업체의 주요 PHEV 제품도 기준치 이상의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발생을 이유로 9월 이후 판매가 잠정 중단된 상태다. 기준 초과 시 친환경차 구매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없어 가격 경쟁력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의 경우 디젤차만 WLTP 기준을 따르면 된다. 하지만 디젤차가 주력인 수입차 업계는 말 그대로 비상이다. 9월 이전 입항된 물량은 11월까지 판매가 가능하지만 그 이후 생산된 제품은 WLTP 인증을 받아야 판매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인증이 한 꺼번에 몰리면서  '인증 정체' 현상이 벌어져 시간이 지체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수입차 점유율 1위인 벤츠코리아는 주력 신차 출시가 늦어지며 9월 실적은 1,943대로 전달 대비 35.6% 떨어져 판매 순위도 처음으로 4위까지 밀렸다. 1~9월 누적 판매도 전년 대비 6.1% 빠진 상태여서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감내해야 할 상황이다. 올해 영업 재개로 화려한 부활을 알린 아우디폭스바겐 역시 11월 이후 판매를 위한 신규 제품의 인증 신청이 전무한 상태다. 국내 WLTP 인증 업무가 포화 상태에 있는 만큼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읽혀진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WLTP 인증 지연은 장기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 수입차 시장은 아우디폭스바겐의 판매 재개와 정부의 개소세 인하 등 긍정적 요인으로 큰 폭의 성장을 기대했지만 강화된 인증 프로세스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려 오히려 전년 대비 자칫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도 제기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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