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변경 수준의 파격적인 내외관 변화
 -동급 유일의 3.0ℓ 디젤 엔진이 제공하는 거침없는 성능
 -일상 주행에서 느껴지는 투박한 승차감은 호불호 갈릴듯

 

 초창기 SUV는 험로 주파가 주 목적으로 가혹한 주행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는 차체 강성을 확보하기 위해 단단한 하부 뼈대가 기반인 프레임보디 방식이 추구됐다. 그러나 개발 단가가 높고 승차감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최근 주를 이루는 SUV들은 일상 주행을 목적으로 승용차 못지않은 승차감 확보를 위해 모노코크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일각에서는 정통 SUV라면 '프레임보디'를 입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한다.

 

 2008년 첫 출시한 기아차 모하비는 프레임보디 방식을 채택한 유일한 대형 SUV다. 10년이 넘도록 완전변경 없이 연식변경으로만 연명해 오다 지난 2016년에 이어 세 번째 부분변경을 단행했다. 그러다보니 '사골' 논란을 탈피하기 위해 완전변경에 버금가는 내외관 디자인의 파격 변신을 시도했다. 외관만 바뀐 프레임보디 SUV가 일반 대중의 눈높이까지 충족할 수 있을까? 신형 모하비를 시승했다.  

 

 

 

 

 ▲스타일


 신형의 디자인은 앞서 올해 3월 서울모터쇼에서 공개한 컨셉트카 '모하비 마스터피스'로 먼저 예고됐다. 파격적인 모습으로 많은 화제를 낳았지만 과연 양산형이 이를 얼마나 반영할까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았다. 하지만 놀랍게도 컨셉트카와 최종 양산차의 디자인이 거의 일치할 정도로 닮았다.

 

 외관 변화의 핵심은 전후면이다. 전면은 헤드램프와 그릴을 크롬 테두리로 묶어 마치 사람이 고글을 쓴 듯한 인상이다. 특히 주간주행등과 그릴의 수직 패턴, 두툼한 범퍼, 보닛을 포함해 차체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과감한 직선의 사용은 당당하면서도 프레임보디 SUV의 전형적인 강인함이 느껴진다.

 

 

 

 

 

 

 

 후면도 변화의 폭이 크다. 가로로 이어지는 리어콤비네이션 램프는 차폭이 넓어보이게 하는 효과를 내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기아차가 자주 쓰는 기법이기도 하다. 마찬가지로 수직형 패턴을 넣어 전면과 통일성을 유지했다. 반면 측면에서는 구형이 연상된다. 휠 디자인만 바뀌었을 뿐 전체적인 실루엣이나, 필러의 디자인, 윈도우 형태 등 대부분이 기존과 동일하다. 부분변경의 한계다.
 
 실내는 완전변경으로 봐도 무방하다. 전방위적인 디지털화를 이뤄 구형의 흔적을 완벽히 지운 것. 풀 디지털 클러스터와 12.3인치에 달하는 와이드 터치스크린, 간결한 버튼류는 이전의 투박한 느낌을 벗고 산뜻하게 변모했다. 특히 과거 너무나도 구식이어서 거부감이 들었던 우드트림도 고급 재질을 사용해 젊은 소비층도 포용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신형은 기존 5&7인승에 6인승 트림을 추가한 점도 두드러진다. 2열에 2인 독립 시트를 채용해 실용성보다 탑승하는 승객의 편의성을 더 고려했으며, 2열 시트 상하단에 위치한 버튼을 누르면 시트가 앞으로 젖혀져 3열로의 접근성이 용이하다. 3열의 탑승공간도 꽤나 넉넉하다. 성인 남성에게도 부족함 없는 무릎공간과 헤드룸을 제공한다. 최상위 마스터트림의 경우 시트는 고급 나파가죽 퀼팅시트를 적용해 플래그십다운 상품성을 갖췄다.
 


 ▲성능


 엔진은 동급 유일의 V6 3.0ℓ 디젤이다. 성능은 최고 260마력, 최대 57.1㎏·m를 발휘하며 8단 자동변속기와 조합해 효율은 복합 ℓ당 9.4㎞를 확보했다. 구형과 동일한 파워트레인이기 때문에 성능 역시 기존과 같다. 다만 엄격해진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효율은 소폭 하락했다.

 

 

 

 시승 당일 날씨는 악천후였다. 일반국도는 깊이 고인 물웅덩이의 연속이었지만 높은 토크가 담보하는 순간적인 파워는 5m에 달하는 차체를 주저함 없이 도로를 비집고 나갔다. 직선 주행에서는 배기량이 돋보이는데 넉넉한 힘에 더해 후륜기반의 굴림 방식은 묵직하게 뒤에서 차체를 밀어주는 듯하다.
 
 다만 프레임보디의 단점은 곳곳에 느껴졌다. 특히 저속 주행 시 하체 진동이 몸으로 크게 전달된다. 고속 주행에선 덜하지만 일상주행의 빈도가 높다면 피로감이 쉽게 누적될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기아차는 신형에 쇼크업소버의 각도를 변경하는 등 후륜서스펜션의 구조를 개선했다고 하지만 몸으로 느껴지는 향상점은 거의 없어서 아쉬움이 남았다. 승차감에 민감한 운전자라면 참고할 만한 사항이다.

 

 

 

 특유의 출렁거림도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시승 당일은 노면에 물이 많이 고인 탓에 더 심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좌우롤링 억제는 준수했다. 급차선 변경이나 곡선에서는 자세가 크게 흔들리지 않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제동을 할 때는 생각보다 많은 답력이 요구된다. 프레임보디 채용에 따른 차체 무게와 덩치 때문으로 사료된다. 정숙성은 가솔린 못지않게 준수하다. 이는 모하비 뿐 아니라 최근 출시되는 디젤차의 공통점이다.

 

 

 

 

 

 

 


            
 기아차가 현 보유중인 첨단안전품목은 모두 넣었다. 특히 내비게이션 기반의 스마트크루즈컨트롤, 고속도로 주행보조, 차로이탈방지 등으로 인해 높은 수준의 반자율주행 실력을 뽐낸다. 고속도로에서는 한동안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떼도 경고음이 울리지 않는다. 시속 100㎞에서도 차선 중앙을 정확히 유지하며 운전자에게 높은 신뢰감을 제공한다.

 

 아쉽게도 당일 시승 코스에는 오프로드 구간이 빠졌다. 신형은 험로 주행을 위한 '터레인 모드'를 탑재했는데 진흙길과 모랫길, 눈길에 각각 대응이 가능하다. 여기에 전자식 4WD까지 결합해 험로에서의 주행 능력을 담보한다. 일반 주행모드는 컴포트, 에코, 스포츠를 마련했는데 스포츠 모드의 경우 의외의 역동적인 주행을 경험할 수 있으며 고성능 차를 흉내낸 묵직한 가상의 배기음도 나름의 소소한 재미 포인트다.

 

 

 

 

 ▲총평


 완전변경에 가까운 내외관 디자인과 첨단 편의품목으로 무장한 상품성은 앞서 구형 모하비를 경험해왔던 소비자들에게 반가울 만한 요소다. 프레임보디가 주는 심리적 안정감, 넉넉한 파워가 제공하는 거침없는 주행 능력은 장점이지만 일상 주행에서의 편안함을 중시한다면 거친 승차감은 일부 거부감이 들 수 있다. 만약 대형 SUV 구매가 처음이라면 일반 모노코크타입 SUV와 비교 시승 후 최종 선택하는 것이 현명할 듯하다. 가격은 플래티넘 트림 4,700만원, 마스터즈 트림 5,160만원부터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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