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상용차시장 Big One ‘플랙서스’의 등장

하나의 프레임으로 트럭·화물밴 맞춤형 제작

업계, 혁신담은 새로운 모빌리티 플랫폼 경쟁 주목


르노와 볼보가 설립한 ‘Flexis SAS’에서 선보이게 될 상용차 티저이미지.


지난 1월 기아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CES 2024(Consumer Electronics Show 2024)’에서 PBV를 최초 공개하면서 모빌리티 플랫폼으로의 본격적 전환을 선포했다.


현대자동차도 지난 3월 섀시캡을 기반으로 한 ‘ST1(Service Type1)’을 공개하며 상용차의 다채로운 확장 가능성을 지닌 비즈니스 플랫폼의 시대를 알렸다.


그리고 르노그룹과 볼보그룹도 각각 45%, 유럽 최대 물류운송기업 CMA CGM이 10% 지분을 투입하고 ‘플랙서스(Flexis SAS)’를 설립해 차세대 모듈형 전기화물밴·소형 트럭 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그리고 플랙서스의 공통점은 뜻은 다르게 해석해도 결국 모빌리티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사용자 목적에 맞춘 상용차 개발이라는 것이다.


블록처럼 변형하는 방식 전환


(왼쪽부터)마틴 룬드스테트 볼보그룹 사장 겸 CEO, 로돌프 사데 CMA CGM 회장,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CEO, 필립 디브리 플랙서스 SAS 신임 CEO, 크리슈난 순다라얀 플랙서스 COO.


플랙서스는 르노그룹과 볼보그룹, 그리고 유럽 최대 물류기업인 CMA CGM이 지분을 투입해 설립한 독립법인이다. 르노와 볼보 양사는 각각 45%의 지분으로 3년간 우리나라 돈으로 약 4,345억 원을 각각 투입하고, CMA CGM이 에너지 펀드 PULSE를 통해 지분 10%를 인수, 오는 2026년까지 최대 약 1,77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화 1조 원 규모의 자금이 뭉쳐 탄생된 플랙서스는 프랑스에 본사를 두고 유럽시장을 겨냥한 상용차 시장용 전기 화물밴을 개발하게 된다. 구체적인 차량의 재원은 공개된 것은 없으나 최근 개최된 플랙서스 출범 기념 컨퍼런스에서 언급된 내용만으로 유추해 볼 때 현대차·기아차와 같은 사용 목적에 맞춰 제작되는 차량 출시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CEO는 “플랙서스는 도시물류의 혁명적이고 모든 것을 바꿀 것이며, 전기 스케이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전자 아키텍처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어쩌면 상용차 시장의 테슬라 일 수 있다”라며, 플랙서스의 설립 목적이자 방향성이 무엇인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고전적인 화물밴 등을 레고블럭처럼 변형하는 방식으로, 지금까지는 존재하지 않은 방식으로 제작되는 것이다. 이는 SDV(소프트웨어 기반형 자동차, Software Defined Vehicle)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최초의 전기 화물밴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총소유비용(TCO)도 30% 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마틴 룬드스테트 볼보그룹 사장 겸 CEO도 “코로나19 때 매우 전문적인 물류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전자상거래와 관련해 도시화에 관한 모든 메가 트렌드를 갖추고 있기에, 물류는 지속해서 볼륨이 커지게 될 것”이라며, “LCV 측면에서 볼 때 운송은 허브에서 시작해 라스트 마일까지 계속된다. 소프트웨어 플랫폼에서 지속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플랫폼을 원했다”며, 제3지대에서의 모빌리티 플랫폼 개발의 필요성을 어필했다. 


전체적인 플랫폼 구상을 맞춰볼 때 LCV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다는 것과 경쟁력 있는 비용으로 다양한 체형에 맞는 모듈성 제공, 안전 요구 사항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차량이 될 것이라는 개념이다.


여기에 새로운 커넥티드 전자 플랫폼을 채택해 사용자의 배송 활동과 비즈니스 성과를 모니터링하는 전례 없는 기능이 탑재된다.


또한 물류 운반에 있어 글로벌 비용을 최대 30%까지 절감할 수 있는 기대치도 포함됐다. 전기 화물밴은 800V 아키텍처를 제공하고 두 가지 유형의 배터리 사용과 오는 2026년에 본격적으로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전자상거래와 물류가 호황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물류 운송기업들은 기후변화와 이산화탄소 규제로 인한 압박이 가중되면서 전기 화물밴에 대한 새로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유럽 전기 화물밴 시장은 2030년까지 연간 40% 성장이 예상되고 있고, 상용차 플랫폼 기업 플랙서스를 통해 도심운송과 물류 분야의 선제적 대응, 탈탄소화를 주도한다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어떤 것을 선택하든 ‘혁신적’

기아 PBV는 ‘이지스왑(Easy Swap)’이 핵심으로 소비자의 스타일에 맞게 라이프 모듈을 교체해 사용할 수 있다는 특징이다.


다만 선택을 쉽게 할 만큼 가격적인 측면에서 메리트를 이끌어 내는 것은 기아의 몫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전통적인 볼트 체결 방식에서 마그네틱과 기계적 체결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유닛을 통해 별도의 차량을 신규로 구입하지 않아도 원하는 비즈니스 형태에 따라 차체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은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기아 PV5의 모습.


현대차의 ST1은 섀시캡만으로 구성된 차량이기에 소비자가 어떤 선택을 하든 자신이 소유하고자 하는 차량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화물밴에서 카고, 냉동 카고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선택의 폭이 넓다.


기존 트럭은 운전석 밑으로 엔진이 들어가 전면이 짧았던 것과 달리 세미 보닛타입인 스타리아 차량을 기본 베이스로 디자인됐으며, 지상고를 낮춰 다양한 상용차로의 전환이 가능해졌다.


올해 초 공개된 현대차 ST1의 모습.


플랙서스는 LCV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모듈화 방식의 차량이 선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지난 2월 르노그룹이 유럽에 출시한 대형 EV 화물밴 ‘르노 마스터’를 소개하는 보도자료 첨부사진에 섀시캡이 공개됐는데 ST1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여기에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CEO가 말한 고전적인 화물밴 등을 레고블럭처럼 변형한다는 메시지는 향후 다양한 소량품종 대량생산체계가 아닌 다품종 소량생산체제의 전환을 의미하고, 그 안에는 기존 프레임을 활용한 다품종 생산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저작권자 © 상용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재호 기자 cjh@cvinfo.com


출처-상용차신문

https://www.cvinfo.com/news/articleView.html?idxno=273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