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운송시장 업종개편과 ‘중형→준대형’ 차급 이동에
660만~1,260만 원 가량 실질적인 가격 인상 가져와
타타대우, 만트럭 중형 카고 유지에 이스즈 ‘포워드’ 가세
280마력급 타타대우 '구쎈'의 모습.
한 때 중대형 카고트럭(특장 포함) 시장의 ‘중원(中原)’을 담당하며 핵심 차급으로 여겨졌던 4.5~8톤급(적재중량 기준) 중형 카고트럭 시장이 ‘증톤’이 가능한 준대형 카고트럭의 등장으로 몇 년 사이 크게 위축됐다. 이에 중형 카고트럭은 가격 경쟁력과 맞춤형 특장차 솔루션으로 대응하며 생존 가능성을 높여 가고 있다.
‘증톤’ 가능 준대형 카고, 중형급 시장에 직격타
화물자동차 ‘증톤’ 완화를 핵심으로 둔 2019년 7월 화물운송시장 업종개편은 중형 카고 시장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업종이 개편되며 기존 ‘개별’ 업종에 속해 있었던 적재중량 기준 1~5톤급 화물차들이 ‘개인 중형’으로 편입됐고, 적재 가능 중량은 1.5~16톤까지로 대폭 확대됐다. 이에 따라 화물차주 및 운송업체들은 기존 중형 카고 대신 더 많은 적재량을 실을 수 있는 준대형 카고로 구매방향을 선회했다.
실제로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연간 1만 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던 중형 카고의 판매량(신차 신규등록 기준)은 업종개편이 실시된 직후인 2019년 9월, 현대자동차의 준대형 카고 ‘파비스’가 출시되자마자 그 해 곧바로 7,354대로 떨어졌다. 동시에 기존 280마력급의 4.5~16톤급 적재중량을 포괄하는 현대차 ‘뉴 파워트럭’과 타타대우 ‘프리마’, 볼보트럭의 ‘FE’ 등 준대형 카고는 총 1,567대 판매되며 화물차 시장에 일대 지형변화를 일으켰다.
이후 현대차는 24년여 간 중형 카고 시장의 왕좌에 군림했던 메가트럭을 단종하고 파비스를 주력 모델로 삼았다. 대형 카고에만 집중하던 수입 트럭 브랜드들 역시 준대형 카고 판로를 확대했다. 그 결과 지난해 중형 카고는 513대에 그친 반면, 준대형 카고는 7,397대나 팔리며 시장 판도가 뒤바뀌었다.
준대형 차급으로 이동이 차량 가격 인상 부담으로
중형 카고에서 준대형 카고로의 핵심 차급 이동은 실질적인 가격 상승을 수반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메가트럭과 파비스가 동시에 판매됐던 2021년 당시 280마력·구동축 4×2 일반 카고형 모델 기준, 메가트럭은 6,280만 원(부가세 별도)에 평균 판매가격을 형성했다면, 같은 차급과 구동축의 파비스는 6,940만 원으로 약 660만 원가량 비쌌다.
중형급 카고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가변축(일명 쓰리축)을 달면 이 차이는 더 커졌다. 300마력급에 가변축을 달아 구동축 6×2 일반 카고형 모델 기준, 메가트럭이 7,840만 원, 파비스는 9,000만 원가량으로 약 1,260만 원 가격 인상 cc 낳았다.
경기도 화성시에 소재한 중고트럭 매매단지에서 만난 한 화물차주는 “현재 몰고 있는 메가트럭 연식이 오래돼 바꾸려고 하는데, 파비스와 타타대우 구쎈 신차는 좋아 보이긴 하지만 가격이 부담된다”며, “이에 성능도 과하지 않아 딱 맞고, 가격도 합리적인 메가트럭 중고차를 알아보려고 왔다”라고 전했다.
중형 카고의 생존, 가성비 vs 프리미엄
이처럼 준대형 카고는 실질적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함에도 불구하고 시장성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가운데, 일부 트럭 브랜드들은 중형 카고 시장의 공백을 채워나가는 전략을 택했다.
타타대우는 기존 중형 카고 고객층을 겨냥해 강력한 동력 성능과 내구성을 앞세운 280마력급 ‘구쎈’ 4×2 모델로 낮은 적재중량을 요구하는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여기에 준중형 카고 라인업인 ‘더쎈’ 206마력 모델로 5톤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만트럭버스는 프리미엄을 무기로 ‘MAN TGM’ 모델을 중형 카고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290마력급의 파워트레인과 함께 6,175mm나 6,575mm의 긴 축간거리를 제공해, 윙바디나 특장차 등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높은 효율성과 다양한 안전 옵션사양을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이들 중형 카고 제조사들은 도심 물류 거점의 확산으로 급성장한 생활 물류와 지역 내 단거리 운송 등 적재중량 4.5~16톤급 준대형 카고가 침투하기 어려운 특화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기존 중형 카고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는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290마력급 만트럭 'TGM'의 모습.
특화 시장 공략의 선봉장, 이스즈 포워드
이런 가운데, 올해 2월 이스즈의 5톤급 ‘포워드(FORWARD)’가 국내에 출시됐다. 포워드는 도심 물류 거점의 확산으로 급성장한 생활 물류와 지역 내 단거리 운송 등 적재중량 4.5~16톤급 준대형 카고가 침투하기 어려운 특화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기존 중형 카고 고객의 니즈를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포워드는 동급 최고 수준의 안전·편의사양을 갖추면서도 메가트럭과 파비스의 중간 가격대를 형성해 가성비를 확보했다. 여기에 5.1ℓ 디젤엔진과 6단 스무더 AMT 자동화 변속기, VGS 2단터보로 부족함 없는 동력성능과 높은 연비 효율성을 자랑한다.
또한 3,790mm, 4,360mm, 4,990mm 등 다양한 축간거리(휠 베이스)를 갖춰 특장 차량으로의 활용성이 높다. 이는 과거 시장을 주도했던 현대 메가트럭의 축간거리 구성과 유사해, 메가트럭이 남긴 시장 공백을 효과적으로 파고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축간거리에 따라 덤프트럭, 크레인, 카고, 윙바디 등으로의 변신도 가능하다. 특히 환경미화 관련 특수 차량에 적합한 차체 구조를 갖춰 틈새시장 공략에 최적화되어 있다. 낮은 전고의 덤프트럭, 내구성과 적재효율이 높은 카고트럭 등 현장 중심형 사양도 장점으로 꼽힌다.
포워드는 아시아, 유럽, 미주, 중동 등에서 통용되는 글로벌 모델이다. 6세대에 걸친 기술 축적과 노하우가 경쟁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스즈 트럭을 수입하고 있는 큐로모터스는 이스즈의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영업망 확장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280마력급 이스즈 '포워드'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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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희 기자 junnypark@cvinfo.com
출처-상용차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