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시스템 무력 시 ‘무상보증혜택’ 등 박탈

고의적 불법 개조는 법규 위반…“엄중히 대처”

상용차정보 보도 후 장치 온라인 유통 감소세

정부는 유해 품목으로 지정, 국내 유입 차단


온라인 쇼핑몰에서 고작 2만 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는 요소수 에뮬레이터(왼쪽)가 직구(直購) 형태로 급속히 유통되면서, 국내 화물차 시장에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상용차정보가 심층적으로 다룬 '요소수 전자조작장치 ‘에뮬레이터’, 'SCR 트럭'·'대기환경 개선 노력' 무력화하나, 상용차매거진 123호(월호)' 보도 이후 요소수 에뮬레이터의 온라인 유통량이 현저하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도 최근 검토 중인 해외직구 규제 강화와 유해 제품 직접 검사 시스템 도입으로 불법 장치의 국내 유입을 원천 차단한다는 계획이어서 요소수 에뮬레이터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동시에 여전히 국내에서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는 요소수 에뮬레이터에 대해선, 국내에 진출한 주요 수입 중대형 트럭 브랜드들이 불법 개조 차량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고의로 요소수 에뮬레이터를 설치하는 등 트럭을 개조한 정황이 발견되면 무상보증수리 거부를 비롯해 관용 없이 대처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요소수 에뮬레이터 성행에 트럭 업계 ‘촉각’

2년 전 불법개조 확산 트라우마…“재발 막아야”

유독 수입 트럭 업계가 요소수 에뮬레이터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해당 에뮬레이터 대부분이 유럽산 트럭을 대상으로 개발됐기 때문이다. 2년 전 중국발 요소수 품귀 사태로 야기된 불법 개조 확산의 악몽이 재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당시 중국발 요소수 품귀 사태로 요소수 가격이 10배 가까이 폭등하면서 일부 화물차주들이 요소수가 주입되는 SCR(선택적 촉매 환원) 시스템을 무력화하는 이른바 ‘요소수 정관수술’이 큰 문제가 됐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는 손쉽게 구할 수 있는 2만 원짜리 요소수 에뮬레이터로 인하여 수억 원대 중대형 트럭의 성능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막대한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DPF와 SCR 등 배출가스 저감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과도한 매연으로 인해 환경오염이 악화될뿐만 아니라, 고가의 친환경 기술력마저 수포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수입트럭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심각한 차량 결함 사례가 다수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DPF 클리닝 업체 등 애프터마켓에서는 에뮬레이터 장착으로 인한 피해 사례가 일부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에뮬레이터 장착으로 SCR 시스템이 파손될 경우 수리비용이 2천만 원을 훌쩍 넘길 것이라며, 화물차주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여전히 인터넷 쇼핑몰에서 요소수 에뮬레이터가 검색되지만, 해당 페이지로 이동하면 상품을 찾을 수 없다는 문구가 뜬다.


정부 경고에도 버젓이 판매되는 요소수 에뮬레이터

쇼핑몰 “실시간 모니터링 역부족…근본 대책 시급”

정부가 요소수 에뮬레이터의 불법 유통을 막기 위해 관련 업체에 지속해서 판매 중단을 요청하고 있지만, 여전히 온라인상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최근 한 달 사이 관련 판매 게시글이 크게 감소한 것은 사실이나, 일부 쇼핑몰에서는 꾸준히 검색과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요소수 업계에서는 정부의 불법 장치 관리·감독에 허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에뮬레이터 유통을 조장하는 채널에 대한 강도 높은 처벌과 함께 운전자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 등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쇼핑몰 관계자는 “불법 상품 근절을 위해 전담 모니터링 인력을 운영 중이지만 판매자가 새로운 페이지를 만들어 판매하는 행위까지 일일이 감시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신고와 함께 정부 차원의 상시 단속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정부, 직구 상품 규제로 불법 장치 차단 나서

유해 의심 품목 직접 검사..."국민 건강 지킨다"

이처럼 요소수 에뮬레이터 온라인 판매를 완벽히 중단시키는 것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는 최근 해외직구 제품에 대한 규제 강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소비자 권리와 관련된 이견으로 정책 방향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국민 건강과 직결된 해외 제품에 대한 인증 의무화 품목 확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불법적으로 제작돼 KC인증은 물론 해외인증도 받을 수 없는 요소수 에뮬레이터의 국내 반입과 유통이 사실상 원천 봉쇄될 전망이다. 또한 정부는 소비자 안전과 직결되거나 수요가 급증하는 품목은 정부가 직접 구매해 규격과 성능, 유해성 등을 철저히 검사하는 시스템도 도입할 계획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국민 건강과 환경을 위협하는 불법 제품의 국내 유입을 사전에 차단하고,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 통합 관리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직구 규제를 두고 소비자 선택권 침해 우려도 있지만, 요소수 에뮬레이터처럼 환경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는 불법 장치에 대해서는 규제가 불가피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수입트럭 업계, 불법 개조 무관용 원칙 고수

“기술 개발·친환경 의지 ‘퇴색’ 막을 것”

요소수 에뮬레이터 등 불법 개조 행위에 대해 수입트럭 업계는 더욱 엄중히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배출가스 관련 부품을 무단 제거·훼손하는 것 자체가 관련 법규 위반임을 분명히 하고, 소비자 피해 발생 시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간다는 입장을 재차 내놨다.


실제 일부 브랜드 서비스센터에서는 불법 개조로 인한 차량 고장이 발생할 경우 수리를 거부하는 것은 물론, 무상 보증 혜택까지 박탈하는 등 강력한 제재 조치를 시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의성이 드러나는 불법 행위에 대해선 형사 고발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한 수입트럭 관계자는 “국내 진출한 상용차 브랜드로서 대기환경 문제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불법 개조는 그동안의 기술 개발 노력과 친환경 의지를 무색케 하는 행위인 만큼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불법 개조 근절을 위해 정부 및 업계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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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용 기자 jung.hy@cvinfo.com


출처-상용차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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