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의 핵, 견인차와 피견인차 ① 트랙터 시장
트랙터 시장, 유럽산 지배 속 현대차 반격에
유럽산 `21~`'23 점유율 73%→67%→71% 요동
작년 15ℓ이상 하이엔드급은 전년比 8.2%p↑
작년 시장 악화 속 12~13ℓ 미들급 판매량↓
화물용 트레일러를 견인하는 국내 트랙터 시장은 고성능과 고효율을 요구하는 특성상, 그동안 수입산의 대부분인 유럽산 트랙터가 시장을 거의 장악해 왔다.
하지만 최근 국산 브랜드인 현대자동차와 타타대우상용차의 도전이 만만찮다. 판매대수(신차 신규등록 기준)가 전체 트랙터 시장의 80%에 육박하는 12~13리터(ℓ) ‘미들급’ 트랙터 라인업에서 현대차의 엑시언트가 유럽 브랜드들에 맞서고 있는 것. 현재 국내 트랙터 시장은 10~11리터의 엔트리급, 12~13리터의 미들급, 15~16리터의 하이엔드급으로 분류해볼 수 있다.
유럽산이 국내 트랙터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재작년 현대차 트랙터(엑시언트)가 전례 없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유럽산 트랙터의 전체 시장 점유율을 70%대에서 60%대로 끌어내렸다.
하지만 지난해 유럽산 트랙터가 71% 점유율로 반등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 트랙터 시장은 국산과 유럽산 간의 치열한 점유율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유럽산 강세 여전, 국산 약진은 한순간?
트랙터 시장에서 유럽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일반적으로 4대 중 3대 수준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안전운임제와 비대면 물류 증가로 2021년과 2022년 트랙터 판매량이 늘었음에도, 유럽산의 점유율은 오히려 하락했다.
구체적으로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전후 직후인 2021년 유럽산 트랙터 점유율이 73.0%에서 2022년엔 66.8%까지 떨어졌다. 유럽산 트랙터는 국내 시장에서 80%까지 육박할 정도로 매년 70%대 수준을 유지해 왔다. 60%대로의 하락은 매우 드문 경우였다. 그럼에도 같은 기간 트랙터 판매량은 2,621대에서 2,699대로 증가했다.
유럽산 점유율 하락의 주요인은 현대차 트랙터의 강세 때문으로 분석됐다. 현대차 트랙터는 2022년 746대로 전년(555대) 대비 34.4% 성장했다. 이에 힘입어 국산 트랙터 점유율은 2021년 27.0%에서 2022년 33.2%로 6.2%p나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상황과 물류 대란 속 현대차 트랙터의 적기 공급과 가격 경쟁력 등이 국산 트랙터 점유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3년 유럽산 트랙터의 본격적인 반격이 시작되면서 70%대(71.1%)로 점유율을 반등시켰다. 이때 유럽산 트랙터 판매현황을 보면 볼보트럭 447대, 벤츠트럭 422대, 스카니아 389대, 만트럭 273대 등이다. 현대차는 2023년 610대로 전년 대비 18.2% 감소했다.
15~16ℓ 하이엔드급은 유럽산 전유물
600~700마력대 최고출력 트랙터 시장은 스카니아와 볼보트럭, 만트럭, 벤츠트럭 등 유럽 브랜드들의 독무대나 다름없다. 지난해 16리터급에서는 스카니아 S시리즈가 44대, 볼보트럭 FH16이 18대 판매되며 두각을 나타냈다. 15리터급 시장에서는 만트럭 TGX가 172대, 벤츠트럭 악트로스가 101대 판매되며 선전했다.
반면 현대차나 타타대우 등 국산 트럭은 16리터급과 15리터급 시장에는 진입하지 못했다. 아직 엔진 기술이나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 유럽 브랜드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방증이다.
전체 트랙터 시장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다. 2021년 7.4%였던 하이엔드급 점유율은 2022년 5.7%로 감소했는데, 이는 물류 시장 침체와 유럽산 트랙터의 재고 문제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3년에는 13.9%로 크게 반등했다.
12~13ℓ 미들급 시장, 볼륨존 놓고 치열한 승부
400~500마력의 12~13리터의 미들급은 트랙터 시장의 주력으로, 전체의 80% 안팎을 차지하는 ‘볼륨존’이다. 현대차 엑시언트와 타타대우 맥쎈, 볼보트럭 FH, 스카니아 S시리즈, 벤츠트럭 악트로스, 만트럭 TGX 등 국산과 수입 브랜드가 한데 뒤엉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세부적으로 지난해 현대차는 트랙터 610대를 판매, 경쟁 브랜드 중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유럽산의 경우 볼보트럭은 521대, 스카니아 345대, 벤츠트럭 239대, 만트럭 101대 등을 기록했다.
12~13리터급은 전체 트랙터 시장에서 유럽산은 2021년 82.7%, 2022년 86.2%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다 2023년 77.8%로 다소 주춤했다. 이는 하이엔드급 수요가 되살아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10~11ℓ 엔트리급, 존재감 약해도 변화의 씨앗
300~400마력대 10~11리터급은 트랙터 라인업 중 최하위권으로, 전체 시장의 10% 안팎을 차지한다. 2021년 10.0%, 2022년 8.1%, 2023년 8.2% 수준에 머물며 존재감이 미미하다.
올해 엔트리급에서는 이베코가 102대로 가장 많이 팔았고, 벤츠트럭이 82대로 뒤를 이었다. 반면 국산은 타타대우 맥쎈이 14대를 기록했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하위 라인업을 줄이거나 아예 없애는 추세라 엔트리급 시장은 날로 위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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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용 기자 jung.hy@cvinfo.com
출처-상용차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