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간 판매량 추이 볼 때
대형 카고 5,802대로 최대치,
트랙터는 1,871대로 최저치
두 차종 간 격차 3,931대로
전년 1,898대서 2배로 격차
안전운임 일몰이 크게 영향?
지난해 국내 대형트럭 시장에서 9.5톤 이상 대형 카고트럭과 트랙터의 판매량이 역대 최대 격차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의 상용차 등록 데이터를 가공, 본지에 독점 제공하고 있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신차 신규등록 기준)된 대형 카고트럭은 총 5,802대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반면, 트랙터는 1,871대로 10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두 차종은 수출입 실적에 따른 내륙 물동량 증감과 연동해 판매량이 비례해 움직이던 그동안의 양상과는 달리, 지난해 나타난 판매량 반비례 현상은 2022년 말 안전운임제의 일몰을 기점으로 본격화됐다.
실제로 수출입 위주의 컨테이너와 벌크시멘트 트레일러(BCT) 운송에 적용되던 최저운임(안전운임) 보장이 사라지면서 트레일러와 연계된 트랙터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반면, 대형 카고트럭은 다양한 물류 수요와 운영의 유연성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트랙터와 대형 카고트럭의 판매량 반비례 현상은 전체 운송업 종사자의 80% 이상이 개인 차주인 국내 시장 특성상, 수익성 변화에 따른 차량 선택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분석된다.
안전운임제 일몰이 촉발?…트랙터↓·대형 카고트럭↑
안전운임제 시행 기간인 2020~2022년 트랙터 시장은 일대 호황을 누렸다. 이 기간 동안 연평균 2,500대의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2022년에는 2,699대까지 판매되며 최고점을 찍었다.
그러나 2023년 초 제도 종료 이후 트랙터 판매는 급격히 감소했다. 2023년 2,404대로 줄어든 데 이어, 2024년에는 1,871대까지 줄었다. 수입산(유럽산) 트랙터의 경우 2021년 1,913대에서 2024년 1,279대로 33%나 급감했다.
반면 대형 카고트럭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현대자동차가 준대형 트럭 ‘파비스’를 출시하면서 트럭 시장의 대형화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기존 중형 트럭 ‘메가트럭’과 대형 트럭 ‘엑시언트 프로’ 사이 차급으로 배치된 파비스는 오히려 트럭 구매자들로 하여금 “조금만 더 투자하면 대형 트럭을 구매할 수 있다”는 심리를 자극하며 대형 트럭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
여기에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으로 개별 화물 운송업 기준이 기존 5톤에서 16톤으로 상향되면서, 많은 구매자들이 대형 차급을 선호하는 현상도 뚜렷해졌다. 이러한 추세는 2021년부터 대형 카고트럭 판매량 증가로 이어져 2024년에 5,802대라는 기록적인 실적을 달성했다.
그 결과 두 차종 간 판매량 격차는 3,931대까지 벌어졌다. 이는 전년도 격차(1,898대)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는 2015년 이후 최대 규모로, 양 차종이 수출입 물동량과 연계해 유사한 성장세를 보여 왔던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컨테이너 물량 의존도가 발목? 트랙터 시장 ‘침울’
트랙터 판매의 급격한 위축은 차종의 특수성이 주효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체 트레일러 출고 물량의 60% 이상이 컨테이너 운송용으로, 안전운임제 종료 후 수익성 악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제도 시행 기간 동안 컨테이너와 벌크시멘트 운송 차주들은 일반 화물 운송 종사자보다 20~30% 높은 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제도 종료 후 운임이 20% 이상 하락하면서 신규 구매 수요가 크게 위축됐다.
트랙터는 트레일러 연결과 운전 각도 조정 등에 특수 면허가 필요해 진입장벽이 높다. 또한 대부분 지입사무실을 통한 고정 물량 위주로 운영되어 콜 단위 작업이 어렵고 운영의 유연성도 떨어진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수입산 트랙터의 경우 본국 완성차 수입으로 인한 높은 가격대 형성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일부 수입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은 3억 원을 웃도는 가격을 형성하며 구매 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다목적성·유연한 운영 덕?…대형 카고 시장 ‘화색’
대형 카고트럭의 성장은 폭넓은 활용성이 견인했다. 대형 카고트럭은 대형 가구, 건축자재, 농수산물 등 부피짐부터 공작기계, 금속 원자재, 액체류 등 다양한 중량물을 운송할 수 있다. 무진동 기술 적용 시 의료장비, 반도체 등 정밀제품 운송도 가능하다.
고정 물량이 없어도 화물 운송 앱이나 지입기사로 일감을 확보할 수 있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카고트럭은 특장 개조를 통한 용도 변경도 용이해 불확실한 시장 환경에서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게차와의 조합으로 대형 화물의 상하차 용이성은 물류 현장에서의 작업 효율성을 높이고 상하차 시간을 단축시켜 전체적인 운송 효율을 향상시키는 요인이 된다.
온라인 e커머스 성장에 따른 내수 물류 증가도 판매 호조에 기여했다. 여기에 무진동 특장차의 경우 고가 제품 운송이 가능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 상세한 통계와 그래프는 상용차매거진 131호(3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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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용 기자 jung.hy@cvinfo.com
출처-상용차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