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전기버스, 현대차 54.3% 점유율로 독주
중형 시장, 현대·비야디·하이거버스 3사 접전
국산 vs 중국산, 기술과 가격경쟁력으로 대결
국토교통부의 상용차 등록 데이터를 가공, 본지에 독점 제공하고 있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지난 1년 간 ‘전장 9m 이상’의 전기버스 시장은 2023년 대비 39.2%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대형은 44.6%, 중형은 23.8%의 성장률을 각각 기록했다.
11m급 대형 전기버스 시장
현대차 독주체제 공고
2024년 대형 전기버스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총 1,414대를 판매(신차 신규등록 기준)하며 시장점유율 54.3%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했다. 이는 2023년 786대 대비 약 80% 증가한 수치로, 현대차의 ‘일렉시티’는 국내 대표 전기버스 모델로 자리매김하며 시내버스 전동화를 주도하고 있다.
2위는 하이거버스(305대, 11.7%)가 차지했으며, 비야디(222대, 8.5%), KGM커머셜(191대, 7.3%), 우진산전(173
대, 6.6%)이 뒤를 이었다. 중국 브랜드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침투를 강화하고 있으나, 현대차의 독주 체제는 공고해 보인다.
대형 전기버스는 주로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시내버스와 광역버스 노선에 투입되고 있어 정부 보조금과 지자체 정책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과거 현대차와 자일대우가 양분하던 시내버스 시장이 전기버스 체제로 급변했지만, 현대차는 전기버스 상품성을 강화하며 중국산 업체들을 압도하고 있다.
한 중국산 전기버스 업체 관계자는 “전기버스 사업은 서울시만 해도 올해 400대 가량 배정받은 물량을 놓고, 4월 중순 업체 선정부터 계약 체결, 납품까지 이어지는 장거리 레이스”라며, “1년 농사를 잘 짓기 위해서는 각 운수업체에 우리 제품의 장점을 어필해야 하는데, 최근에는 현대차가 매우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9m급 중형 전기버스 시장
현대차 · 비야디 · 하이거 3파전
중형 전기버스 시장은 대형 시장과 달리 다양한 브랜드가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되어 있다. 2024년 기준 현대차가 223대(28.8%)로 선두에 올랐지만, 비야디 165대(21.3%), 하이거버스 162대(20.9%)가 근소한 차이로 뒤따르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중형 시장은 2023년 625대에서 2024년 774대로 23.8% 성장했다.
주목할 점은 중형 전기버스 시장이과거 중국 브랜드의 강세가 두드러졌으나, 최근 현대차가 급부상하며 가성비에서 강점을 보이던 중국 모델을 따라 잡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국내 환경에 맞는 제품 최적화와 서비스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중형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했다.
중형 전기버스는 전장 9m 전후부터 10m 중반까지로, 마을버스나 농어촌버스, 어린이통학버스 등으로 활용도가 다양하다. 특히 준공영제가 아닌 민영업체들이 운영하는 노선에서는 운영비용 면에서 경제력을 갖춘 전기버스 도입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형 전기버스 시장은 활용 범위가 넓고 다양한 운영 환경에 적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성장 잠재력이 크다. 버스업계 한 관계자는 “마을버스나 농어촌버스 운영사들은 연료비 절감 효과가 큰 전기버스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라며, “앞으로 중형 전기버스는 다양한 운송 분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국산 vs 중국산 구도
현지화와 가격 경쟁력 쟁점
국내 전기버스 시장에서 국산 브랜드와 중국 브랜드는 각자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고 있다. 국산 브랜드가 기술력과 현지화 강점을 내세운다면, 중국 브랜드는 규모의 경제를 통한 가격 경쟁력으로 맞서는 양상이다.
현대차, 우진산전, KGM커머셜 등 국산 브랜드는 국내 도로환경과 운행조건에 최적화된 제품 설계와 신속한 A/S망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서울 강동 공영차고지에 만난 한 전기버스 기사는 “버스 업체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차량 가동률과 안정적인 유지보수”라며, “이 부분에서는 확실히 국산 브랜드의 강점이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반면 비야디, 하이거버스 등 중국 브랜드는 세계 최대 전기버스 시장인 자국 내수시장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대량 생산 체제를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정부 정책이 시장 경쟁에 미치는 영향이다. 전기버스 구매 시 국산화율에 따른 인센티브나 간접적인 가산점이 부여되는 경우가 많아 국산 브랜드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또한 향후 전기버스 시장의 경쟁력은 단순 제품 가격을 넘어 안정성 및 가동률 측면에서 평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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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용 기자 jung.hy@cvinfo.com
출처-상용차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