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고3 코치’ 단종 이후 20년 만에 승합차 시장 복귀

다양한 라인업 구성해 도심지에서의 다목적차로 주목

전기 파워트레인 기반 낮은 유지비·높은 실용성 내세워

차박·캠핑 트렌드 겨냥한 구성, 프라임·캠퍼 모델 예고


기아 PBV '더 기아 PV5'


기아가 자사 최초의 목적기반형(PBV) 차량 ‘더 기아 PV5(이하 PV5)’를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했다. PV5는 화물형 ‘카고(Cargo)’, 승합형 ‘패신저(Pas senger)’, 그리고 교통약자를 위한 ‘WAV(휠체어 탑승 차량, Wheelchair Accessible Vehicle)’ 등 다양한 라인업으로 구성돼, 국내 소형 상용차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PV5의 출시는 최근 몇 년간 현대자동차의 ‘스타리아’가 사실상 장악해온 소형 승합차 시장에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다양한 차종이 경쟁을 벌였던 ‘90년대 승합차 전성기 시대의 부활’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90년대 승합차의 대표 모델, 기아 '베스타'와 현대 '그레이스'


PV5는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바탕으로 한 낮은 ‘유지비’ ▲스타리아보다 작은 차체를 활용한 도심 내 ‘기동성’ ▲다양한 시트 배치 옵션 등 기존의 대형 승합차들이 갖지 못했던 ‘실용성’을 갖췄다. 


특히, 패신저 모델은 좌석 구성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어 차박·캠핑 트렌드의 재확산을 기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통학버스 등 다양한 수요층에도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아는 향후 ‘라이트 캠퍼’, 패신저의 고급화 모델인 ‘프라임’의 출시도 예고하며 PV5 라인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RV 명가'로 불리던 과거 기아의  명성을 되찾으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2005년 ‘봉고3 코치’의 단종으로 소형 승합차 시장에서 공백기를 겪었던 기아는 이번 PV5 출시로 해당 시장에 재진입하게 되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판매가 정체된 ‘캐즘(Chasm)’ 추세에 접어든 현 시점에서, PV5가 기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노후 승합차 교체 수요와 함께 차박·캠핑용, 사업용 등 다양한 목적의 신규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PV5가 국내 소형 상용차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노후 승합차 5만대 기아 PV5, 대체 수요 잡을까


차종 감소로 05년 이후 국내 승합 시장 축소

대체제 없는 스타리아, 사실상 독점 체제 유지

신개념 승합차 PV5, 새로운 대체제로 도약한다


국토교통부의 상용차 등록 데이터를 가공, 본지에 독점 제공하고 있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약 5만 2,000여 대의 2005년 이전 판매된 구형 승합차가 국내 도로를 주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단종된 지 20년이 넘은 노후 모델임에도 여전히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모델별로는 현대차 ‘그레이스’가 2만 1,391대로 가장 많았고, 이어 기아 ‘베스타’ 1만 7,493대, 쌍용 ‘이스타나’ 5,149대, 기아 ‘프레지오’ 4,721대, 기아 ‘봉고’ 승합차 4,155대 순으로 나타났다.


19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까지 자영업자, 학원, 관공서 등 다양한 수요처에서 활용되며 전성기를 누렸던 이들 승합차는 현재도 중고차 시장에서 꾸준한 수요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노후 경유차 운행 제한 정책으로, 해당 차량들의 국내 운행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005년 이후 기아 봉고3 코치와 쌍용 이스타나가 단종되면서 소형 승합차 시장이 크게 축소됐고, 이후 출시된 현대차 ‘쏠라티’나 르노코리아 ‘마스터’는 큰 차체와 높은 가격대로 인해 소비자 접근성이 낮았다. 이로 인해 구형 승합차 소유자들은 마땅한 대체 차량을 찾지 못한 채 노후 차량을 계속 사용하거나, 현대 스타리아 같은 제한된 선택지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 기아 PV5의 등장은 오랫동안 대체 차량을 기다려온 노후 승합차 소유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좌측부터) 기아 '프레지오' , 쌍용 '이스타나', '기아 '봉고3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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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희 기자 junnypark@cvinfo.com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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