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에어버스의 중형광동체기를 건드려 볼까 합니다.
1987년 A340과 함께 판매가 시작된 A330은 당시 중거리 노선에 주로 투입되고 있던 DC-10기종의 대체품으로 각광받기 시작하였습니다. 일단 전체적인 스펙면에서도 DC-10보다 대등하거나 더 좋은 편이었으며 무엇보다 삼발엔진인 DC-10에 비해 쌍발엔진인 A330이 연료효율에서 훨씬 이득이었기 때문에 여러 항공사에서 관심을 보이면서 너도나도 주문하기 시작하게됩니다. 아주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것은 아니었지만 중장거리 여객기로써 적절한 항속거리와 적절한 수송량, 적절한 연비를 보이면서 적절한 판매고를 기록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반면 동시기에 발매된 A340은 A330과 완전히 반대되는 상황에 놓이면서…게다가 장거리형인 A330-200이 A340의 일부 시장까지 집어먹는 팀킬까지 나오게 되죠.
A330-300이 기본형이고 A330-200은 동체 단축형인데 A330-200의 항속거리가 더 깁니다. 그래서 A330-200은 상대적으로 탑승객이 적은 장거리 노선에 돌려진다고 하네요.
A330-200
A330-300
재미있는 건 보잉의 KC-46 처럼 민항기 베이스로 공중급유기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A330 MRTT
자 이제는 망작 아니 주문을 더이상 받지 않는 A340을 건드려보겠습니다.
1987년 시작된 A340 개발 프로젝트는 완전히 새로운 항공기를 설계한 것이 아니라, 기존에 개발했던 항공기들의 기술을 베이스로 하여 A340에 맞게 수정하는 형태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1991년 마침내 초도비행에 성공합니다. 하지만 초기 실험결과 날개가 너무 약하다는 문제점이 확인되어 이를 보강하였고, 1993년부터 정식으로 루프트한자와 에어프랑스에 인도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여러 항공사에서도 A340을 굴릴만한 가치가 있는 기종으로 인식하고 주문을 넣으면서 에어버스는 중장거리 여객기 시장에 진입하여 안착하는 듯 했습니다만...
777의 등장으로 A340은 망작의 길로...
A340이 가진 4개의 엔진은 순전히 ETOPS 규정 때문인데 세계 경제의 발전으로 공항 인프라가 확충되고 기술의 발전으로 연료효율이 좋아지고 신뢰성 또한 좋아지게 됩니다. 이는 쌍발기 항공기의 제약조건인 ETOPS 규정을 보기 좋게 쌈싸먹으며 A340이 항공사에 더이상 매력없는 항공기가 되어버리는 충분조건이 되버리게 됩니다.
여기서 ETOPS 규정이란 쌍발기에 적용되는 것으로 두 엔진중 하나라도 이상이 생기면 긴급 비상착륙을 해야하는데 항로에서 몇 분 안에 공항을 염두하고 항로를 짜야하는 그런 규정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서울에서 부산까지 차를 몰고 가는데 경부고속도로엔 주유소가 하나도 없다고 칩시다. 그리고 중간에 한번은 주유를 해야한다고 가정하면 경부가 아닌 우회노선으로 가야겠죠. ETOPS-120 이라 치면 120분내에 비상착륙을 할 수 있는 공항을 두고 비행해야 한다는 것이되는 겁니다. 그러나 777은 보통 ETOPS-180이 넘어갑니다. 이 때문에 A340은 더이상 발디딜 틈이 없어진 것입니다.
이에 대응책으로 항속거리 연장모델 A340-500/600 이 나오지만 777-300ER의 등장은 또다시 A340에 패배를 안깁니다.
A340-200
A340-300
A340-500
A340-600
엔진 리버스 작동시 엔진 옆구리에서 날개가 펴지며 역분사를 합니다. 같은 계열 엔진을 사용하는 A330에서도 같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은 설명이 필요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