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에어버스의 중형광동체기를 건드려 볼까 합니다.

1970년대부터 A300, A310 등을 개발하여 여객기 시장에 자리를 잡은 에어버스는 A300의 파생형으로 쌍발형의 B9, B10 및 4발형의 B11을 연구하기 시작하였고, B10은 A300의 축소 및 주익 재설계가 이루어져 A310이란 이름으로 출시하게 됩니다. B9는 DC-10과 L-1011과 같은 탑재량, 그러니까 250~300석 규모이면서 경쟁기종 대비 25%의 연비 개선을 목표로 연구하는 쌍발기였으며, 동시에 연구중이던 B11은 707 및 DC-8을 대체하는 200석급의 4발기를 목표로 연구하던 프로젝트였습니다. 후에 B11이 삼발기의 장거리 노선을 대체하는 것으로 목표가 변경되었고, 이에 B9와 B11은 각각 TA9, TA11로 개명되며 둘이 같은 동체와 같은 날개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1987년 A340과 함께 판매가 시작된 A330은 당시 중거리 노선에 주로 투입되고 있던 DC-10기종의 대체품으로 각광받기 시작하였습니다. 일단 전체적인 스펙면에서도 DC-10보다 대등하거나 더 좋은 편이었으며 무엇보다 삼발엔진인 DC-10에 비해 쌍발엔진인 A330이 연료효율에서 훨씬 이득이었기 때문에 여러 항공사에서 관심을 보이면서 너도나도 주문하기 시작하게됩니다. 아주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것은 아니었지만 중장거리 여객기로써 적절한 항속거리와 적절한 수송량, 적절한 연비를 보이면서 적절한 판매고를 기록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반면 동시기에 발매된 A340은 A330과 완전히 반대되는 상황에 놓이면서…게다가 장거리형인 A330-200이 A340의 일부 시장까지 집어먹는 팀킬까지 나오게 되죠.

 

A330-300이 기본형이고 A330-200은 동체 단축형인데 A330-200의 항속거리가 더 깁니다. 그래서 A330-200은 상대적으로 탑승객이 적은 장거리 노선에 돌려진다고 하네요.


A330은 초기 747과 비슷한 스펙을 갖추고 있습니다. 330-300과 330-200 모두 777과 경쟁하고 있습니다. 양쪽 모두 아주 안팔리는 것도 아니고,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적절한 수준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는중입니다.

 

A330-200

 

A330-300

 

재미있는 건 보잉의 KC-46 처럼 민항기 베이스로 공중급유기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A330 MRTT

 

자 이제는 망작 아니 주문을 더이상 받지 않는 A340을 건드려보겠습니다.

1980년대 에어버스는 중장거리 노선 시장에 발을 들여놓고 싶어했으나, 에어버스는 그동안 중단거리 시장에 초점을 맞춰 쌍발엔진 여객기만 제작을 하고 있었고, ETOPS 규정으로 인해 쌍발엔진으로는 중장거리 노선 시장에는 많은 제약이 따릅니다. 이에 에어버스는 4발 엔진을 장착하고 광동체를 채택한 새로운 형태의 비행기 A340을 제작하여 장거리 노선에 뛰어들려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기종의 목표는 오직 하나. 보잉 여객기의 상징이나 다름없고, 장거리 노선에서 끗발을 날리고 있던 747과 경쟁을 벌이는 것이었습니다.

1987년 시작된 A340 개발 프로젝트는 완전히 새로운 항공기를 설계한 것이 아니라, 기존에 개발했던 항공기들의 기술을 베이스로 하여 A340에 맞게 수정하는 형태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1991년 마침내 초도비행에 성공합니다. 하지만 초기 실험결과 날개가 너무 약하다는 문제점이 확인되어 이를 보강하였고, 1993년부터 정식으로 루프트한자와 에어프랑스에 인도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여러 항공사에서도 A340을 굴릴만한 가치가 있는 기종으로 인식하고 주문을 넣으면서 에어버스는 중장거리 여객기 시장에 진입하여 안착하는 듯 했습니다만...

 

777의 등장으로 A340은 망작의 길로...

 

A340이 가진 4개의 엔진은 순전히 ETOPS 규정 때문인데 세계 경제의 발전으로 공항 인프라가 확충되고 기술의 발전으로 연료효율이 좋아지고 신뢰성 또한 좋아지게 됩니다. 이는 쌍발기 항공기의 제약조건인 ETOPS 규정을 보기 좋게 쌈싸먹으며 A340이 항공사에 더이상 매력없는 항공기가 되어버리는 충분조건이 되버리게 됩니다.

 

여기서 ETOPS 규정이란 쌍발기에 적용되는 것으로 두 엔진중 하나라도 이상이 생기면 긴급 비상착륙을 해야하는데 항로에서 몇 분 안에 공항을 염두하고 항로를 짜야하는 그런 규정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서울에서 부산까지 차를 몰고 가는데 경부고속도로엔 주유소가 하나도 없다고 칩시다. 그리고 중간에 한번은 주유를 해야한다고 가정하면 경부가 아닌 우회노선으로 가야겠죠. ETOPS-120 이라 치면 120분내에 비상착륙을 할 수 있는 공항을 두고 비행해야 한다는 것이되는 겁니다. 그러나 777은 보통 ETOPS-180이 넘어갑니다. 이 때문에 A340은 더이상 발디딜 틈이 없어진 것입니다.

 

이에 대응책으로 항속거리 연장모델 A340-500/600 이 나오지만 777-300ER의 등장은 또다시 A340에 패배를 안깁니다.

 

A340-200

 

A340-300

 

A340-500

 

A340-600

 

엔진 리버스 작동시 엔진 옆구리에서 날개가 펴지며 역분사를 합니다. 같은 계열 엔진을 사용하는 A330에서도 같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은 설명이 필요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