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아 '당대표 직무정지 가처분' 대리했던 이병철 변호사
24일 서울중앙지검에 金-李 '공동정범'으로 고발장 제출 예고
"언론 공정성은 민주주의 질서의 핵심…檢 수사 나서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지난 2일 서울 마포구 홍대 레드로드 버스킹거리에서 정치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허은아 전 개혁신당 대표의 '당대표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대리했던 이병철 변호사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CBS 김현정 앵커를 '방송법 위반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한다. 이 의원이 사회·정치적 지위를 이용해 방송사를 압박하였고, 김 앵커도 이에 공모해 언론의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것이다.
23일 시사저널 취재에 따르면, 이 변호사는 오는 24일 오전 이 의원과 김 앵커의 방송법 위반, 업무방해 혐의 등을 수사해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할 예정이다. 고발장은 허 전 대표가 아닌 이 변호사 개인 명의로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고발의 발단은 허 전 대표가 제기한 '이준석-CBS 유착 의혹'이다. 앞서 허 전 대표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이준석 부정부패 의혹 전수 조사 과정에서 과거에도 유사한 언론 유착 의심 정황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진행자의 실명을 거론하며 제작진에 개입한 의혹"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허 전 대표는 이 의원이 당직자들과 주고받은 것으로 보이는 2023년 10월24일 카카오톡 대화도 캡처해서 게시했다. 캡처 화면에는 이 의원이 '(유리하게 나온) 여론조사를 돌리자' '김현정(뉴스쇼)에 조정훈(국민의힘 의원)이 나와서 이준석 신당 드립 칠테니 X소리 못하게 제작진에 넣어줘라 저거'라고 한 대화가 나온다.
실제로 채팅방 대화 당일 방송에서 김 앵커는 "여론조사 결과 하나를 밖에서 써줬는데 지금 막 나온 여론조사인가 보다"라며 이 의원이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공유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유했다. 당일 조정훈 의원 역시 김 앵커로부터 해당 여론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한 질문을 받았다.
관련해 이 변호사는 고발장에 이 의원과 김 앵커를 '공동정범'으로 명시했다. 이 의원이 CBS 《김현정의 뉴스쇼》 제작진에 자신에게 유리한 취지의 질문을 하도록 압력을 넣었으며, 김 앵커가 이 같은 요구를 수용하였다는 주장이다. 이는 위계에 의한 방송법 제105조(방송편성 간섭), 위계 또는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형법 제314조)에 해당한다는 것이 이 변호사의 판단이다.
이 변호사는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언론의 공정성은 자유민주주의 질서의 핵심이다. 공익을 지키기 위해 허은아 전 대표가 아닌 내 이름으로 고발하는 것"이라며 "압력을 넣은 정치인보다 이를 보도한 언론인의 죄질이 더 나쁘다. 제작진도 공범으로 보며, 검찰의 수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위와 같은 의혹에 CBS 측은 "(김현정의 뉴스쇼에) 이 의원뿐 아니라 수많은 개인, 기관, 단체, 정당이 하루에도 수십 건의 제보와 자료를 보내온다. 이를 방송에서 소개해주기를 기대한다"며 "제작 원칙과 기준에 따라 이를 평가해 프로그램에 반영할 뿐 특정인이나 단체의 지시 또는 강압에 따라 방송한 일이 없다"고 해명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카카오톡이 캡처된 시점은 2023년으로 그때는 이 의원이 의원이 아니었다"며 "언론에 대해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의견을 제시하고 협업을 해나가는 그런 과정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