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보기 힘든 장소 중의 하나가 극장 영사실이 아닌가 싶네요.
이 둥근 원반은 플래터라고 하는데 필름을 얹어 놓는 장치입니다.
영사실 구석에 유물처럼 남아있습니다.
제가 영사기사로 일할 때 이미 필름을 사용하지 않은지 10여년이 되었죠,
그래서 필름 상영시절에 비해 영사기사가 할 일이 많이 줄었고
요즘은 영사기사가 없는 영화관도 많습니다.
위의 플래터와 함께 더이상 사용하지 않는 프레임 카운터기입니다.
영화 필름에 광고필름을 이어붙이고 했다더라구요.
요즘은 영화시작전에 광고가 자동으로 송출됩니다.
이 장치도 더이상 사용하지 않습니다.
소니 영사기입니다.
SONY 영사기를 쓰는 곳도 있고 바코나 크리스티 영사기를 쓰는 곳도 있습니다.
영사기 위애 열기 배출구가 있는데 영사기 안에 있는 램프의
발열이 상당하기때문에 저렇게 열기를 빼줘야합니다.
영사기 내부 모습.
이것은 영사기에 들어가는 램프입니다.
이 램프가 있어야 화면이 나옵니다.
수명은 대략 3~4개월 가는 것 같고 하나에 백만원가량 합니다.
램프교체할 땐 저렇게 리트릴 장갑을 끼고 교체를 해야합니다.
지문자국이 나면 안 된다고 하더군요. 폭발 위험이 있다나
처음으로 램프 교체할 때 핵폭탄 해체하듯 덜덜 떨면서 교체하던 생각이 나네요
사진상의 램프를 보면 위쪽이 시커멓게 그을린 것이 보이는데
교체할 때가 되어서 저렇습니다.
저상태로 상영을 하면 화면이 어둡게 나옵니다.
왼쪽의 기계장치도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데
광고시간,영화시작 설정을 입력하는 화면이 있습니다.
한번은 시간 계산을 잘못해서
광고가 끝나고 영화가 바로 나와야하는데
5분간 시커먼 화면으로 멈춰있었던 적이 있었다는...ㅎㅎ
오른쪽 창문으로 극장 스크린이 보이네요.(엔트맨 상영중)
창문 오른쪽에 붙어있는 버튼은 천막을 넓혔다 좁혔다 하는 버튼인데
이걸 마스킹이라고 합니다.
마스킹을 해주면 스크린 아래위로 회색 여백(일명 래터박스)같은 게 안 보여서
영화볼 때 집중이 잘 된다고 하더라구요.
모든 영화관이 마스킹을 하는 건 아닙니다.
비용문제(?)로 안 하는 곳도 많다더군요.
제가 근무하던 영화관도 3,5관만 마스킹을 했었습니다
배급사에서 외장하드에 영화를 넣어서 택배로 보내주는데
요즘은 직접 서버로 영화를 전송하는 걸로 압니다,
가끔 상태 안좋은 외장하드가 인식이 안되어서 난처했던 적이 있었죠.
서버에서 각 영사기에 영화를 배분하는 것을 인제스트라고 합니다.(운영체제는 리눅스 기반)
영화를 받아도 대부분은 곧바로 틀어볼 수가 없습니다.
암호가 걸려있기 때문이죠. 이걸 KDM이라고 합니다.
KDM(Key Delivery Message, 케이디엠)
암호화된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DCP(디지털 영화파일)를 해독하기 위한 키 정보와 상영기간을 포함하고 있는
권리 허락 정보.
이 KDM은 개봉이 임박하면 그때 따로 옵니다.
KDM 넣어서 풀어줘야 영화를 틀어볼 수가 있죠.
모든 영화에 KDM이 있는 건 아니고
사람들이 많이 안 볼 것 같은 영화(?)는 없는편이더라구요.
아주 드물게 정전이 나거나 영사기 고장이 나면 정말 멘붕입니다.
특히 관객이 많을 때 사고가 나면 아찔하죠.
사과방송도 해야하고.. 일년에 한 두번 정도 이런 일을 겪은 것 같네요.
어벤져스 앤드게임땐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오는지
영화관이 터져나가는 줄 알았습니다.
그때 긴장을 하고 근무했던 기억이 납니다.
관객이 한명도 없으면 영사기를 끕니다.^^
보통 개봉 전날에 모든 영화 상영을 마치고
혼자 남아서 개봉할 영화 확인 작업을 합니다
화면이 잘 나오는지 확인도 하고 볼륨설정도 해야하죠.
혼자서 듣는거랑 사람이 꽉찼을때 듣는거랑 차이가 있어서
그것도 고려해야합니다.
공포영화를 혼자 작업할 땐 좀 무섭기도 했죠. ㅎㅎ
지금은 다른 직업으로 살고 있지만
가끔 그때가 그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