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보배에는 처음으로 올려봅니다.

취미로 자동차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요즘엔 주로 한국의 예전차들을 그리고있어요.

그 중 몇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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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60년대후반에서 70년대초반, 서울중심가는 아니지만 그런대로 개발된 지역을 배경으로 생각하며 그렸습니다. 딱히 어느 동네 사진을 그대로 그리기보다는 그 시절 흔히 볼 수 있던 2~3층 빌딩과 상점들을 여러자료를 참고하여 그렸고 번호판은 73년 개정 이전버전으로 했습니다.  원본인 도요타 코로나도 그랬지만 신진 코로나도 연식에 따라 약간씩 다른데 그림의 차는 택시와 자가용 모두 후기형입니다.    코로나 택시를 주인공으로 하고 코로나 자가용 승용차, 기아마스터 T-600 삼륜차와 신진 시내버스를 배경에 추가했는데 길가에사람들도 추가하고 차도 한두대정도 그려넣으면 더 나아질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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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첫 생산모델인 코티나.    영국 기준으로는 코티나 Mk2로 2세대 모델이었습니다.  유럽에서는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은 모델이었죠.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자동차가 정말 부유층만 살 수 있는 물건이었고 대부분의 수요는 영업용 택시였고 도로포장율도 20%가 채 되지 않던 시절이었습니다.


 택시운전사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손님을 태우고 많이 달려 수입을 내는 것이 목적이었고 개인택시보다는 법인택시가 절대다수이다보니 비포장도로에서 차를 험하게 몰기 일쑤였죠.   신진 코로나의 경우 차체가 더 작고 역시 비포장도로가 좀 있던 일본에서 개발된 차여서 우리나라 환경에도 별 문제가 없었던 반면 코티나는 이런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개인 구입의 자가용차들은 별 문제가 없었지만 영업용 택시에서 문제가 많이 발생했고 포드에서도 별로 도움을 주지 않았었다고 합니다.    이 때의 경험이 독자기술로 차를 개발해야겠다는 의지를 굳히는 계기중 하나가 되었다고 하죠.  그 이후 후속모델인 뉴 코티나 (영국 기준 Mk3)를 도입할 때에는 생산 전에 샘플차량을 도입하여 울산 방어진 인근의 비포장도로에서 가혹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문제가 생긴 부분을 보강하여 출시했습니다.  뉴 코티나는 이런 노력과 함께 경쟁사인 신진자동차의 제휴선이었던 도요타가 철수하며 생긴 시장변화에 힘입어 국내 승용차 시장 점유율을 80%정도 차지하기도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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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틱하게 그린 기아 T-600 삼륜차 


T-600은 용달차로 많이 쓰였고 크기와 적재정량이 더 큰 T-2000도 일상속의 풍경에서 흔히 접할 수 있었죠.

T-1500도 생산이 되었었고 다이하츠의 삼륜차가 서울시내를 달리는 사진도 보기는 했는데 당시 실물로 본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T-600은 대부분 지붕에 스페어타이어를 싣고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무거운 타이어를 지붕에 싣고 다녀서 더 불안정한 느낌이 있었겠지만 그 외에 달리 스페어타이어를 싣고다닐만한 자리가 없기도 했죠.    지금은 스페이스세이버조차도 사라지고 타이어 수리 키트만 탑재되어 나오는 경우도 많지만 당시는 펑크난 타이어를 교체하고 있는 모습도 그리 어렵지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무렵 자동차를 운전한다면 타이어 교체 정도는 직접 하는 것이 당연한 정도였을거에요.      그리고 당시는 아파트 주거문화가 일반화되기 전이었고 대부분 주택에 살았기 때문에 좁은 골목 이리저리 들어가 쌀이나 연탄같은 생필품을 배달하기에는 삼륜차가 제격이었습니다.   달동네라고 불리는 지역은 정말 골목길이 좁았죠.   재개발 등으로 그런 주택 밀집지역들이 아파트촌으로 바뀌고 도로정비도 되면서 삼륜차가 가진 좁은 공간에서의 기동력이 가진 장점보다는 불안정한 주행성능이라는 단점이 더 두드러지기도 했고 기아 B-1000 (브리사 픽업), 포니 픽업, 새한 맥스 등이 그 자리를 점차 대체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삼륜차는 모터사이클과 마찬가지로 고속도로 주행이 금지되면서 더더욱 물류를 위한 차량으로서의 효용가치가 떨어지기도 했죠.

그리고 공간적 배경이 된 구멍가게는 각 동네마다 한두개씩은 있었습니다.  편의점이라는 이름이 슬슬 익숙해지기 시작한 것은 대략 90년대 초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이전에는 세븐일레븐같은 체인점이 아니라 정말 조그만 자영업 가게들이었죠.   상품 진열도 깔끔하게 잘 된 곳도 있었지만 대충 투박하게 선반에 비슷한 계열의 물건들을 채워놓은 곳도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어릴때 껌이나 과자 사러 종종 가던 곳이고 그 무렵은 어른들 심부름으로 아이들이 술이나 담배를 사는 것도 아무 제약이 없었습니다.   간혹 파라솔과 간이의자를 앞에 놓은 구멍가게들도 있었지만 아마 대부분의 가게 앞에는 나무 평상이 자리잡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모노륨같은 누런 바닥재로 씌워놓았던 것이 많았죠.

T-600이 현역이던 시절만 해도 음료수는 캔이 나이라 병에 들어있는 것이 보통이어서 처음 스케치에는 라쿤이 병 콜라를 마시는 것으로 했었다가 잘못 그리면 소주 마시는 것처럼 보일것 같아서 채색시에는 아이스크림으로 바꾸었습니다.   당시는 콜라나 사이다 같은 음료 뿐만 아니라 우유도 병이나 삼각용기에 들어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금은 시골에 가도 다 편의점으로 바뀌어서 저런 가게들이 남아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회사원이 되면서 정말 어디 멀리 다니는 일이 별로 없다보니 잘 모르겠네요.  

아무튼 옛날 추억 생각해보면서 삼륜차와 구멍가게를 그려봤습니다.


반응이 괜찮으면 차차 다른 그림들도 올려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