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이라 다소 한가 합니다..
동네 야구경기 한게임 하고 사무실로 돌아와 후편 적습니다..
이미 이십몇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순간이 얼마나 생생 한지..
총부리를 뒷좌석에 겨눈채로 그 경비대원이 되지도 않는 영어로,
"아쁜인도아, 아쁜 인도아" 당시 저는 그렇게 들렸습니다..
얼핏, 바깥에 있는 기사를 보니 창문을 내리라는 신호를 보냅디다..
창문을 내려야지..
창문을..
구 소련 최고급 승용차 볼가는 윈도우가 으음, 수동 입니다..
그 핸들을 돌리는 손이 얼마나 떨리던지..
며칠전 확인 되지 않은 소문에 의하면, 이탈리아 사업가 일행이
국경에서 검문중 총을 맞았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빠쓰뽓 ! 빠쓰뽓 !"
이번에는 알아 들었습니다..
얼른 여권과 미리 준비한 그 노란 딱지 말보로 두갑을 챙겨 창문밖으로 내미려 하는 순간,
운전기사의 안타까운 표정이 얼핏 보이는데,
그렇습니다..
이전 검문소에서는 별말 없이 여권과 노란딱지 말보로 두갑으로 별탈없이 통과 했고,
이번에도 당연히 저는 두갑이면 되는줄 알았습니다..
운전기사는 손을 최대한 내쪽으로 뻗어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말아쥐고, 필사적으로
나머지 세손가락을 펴서 나에게 신호를 보내 더군요..
순간, 저는 자연스럽게 왼손으로 제 왼쪽에 있는 가방에 손을 넣어 잽싸게
한갑을 더 꺼내어 두손을 모아 세갑을 만들어 여권과 함께 창밖의 경비대원에게,
최대한 공손한 자세로 건냈습니다..
제가 물건을 그렇게 공손한 자세로 남에게 건낸것은 아마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 이었던 것 같습니다..
얼핏 경비대원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보이는듯 하더니, 빼앗듯이
여권과 말보로를 휙 채가서 무슨 초소 건물 같은곳으로 들어 가더이다..
잠시후 아까와는 완전히 딴판으로 만면에 미소를 띄고 그 경비대원이
이번에는 제법 공손하게 제게 여권을 돌려 주면서 뭐라 뭐라 하는데,
그쪽 말은 커녕 러시아어도 전혀 모르는 제가 뭘 알겠습니까?
그저 " 스파씨바" 이거 한마디만 모기소리만하게 하면서 여권을 받았습니다..
그 초소같은 허름한 건물이 놀랍게도 입국 사무소 같은 곳 이었지요..
그럼, 아까 처음 통과한 검문소는 뭘까?
별생각이 다 들더군요..
무슨 입국심사를 사람은 차에 있고 여권만 갖고가서 하는지?
이게 이나라 관습인지? 후진국이고 독립한지 얼마 안되서 체계가 없는건지?
말보로 노란딱지 다섯갑으로 검문소를 통과 한다는 자체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당시에는 그 노란딱지 말보로에게 얼마나 감사 했는지 모르겠습디다..
이후 두개 정도 검문소를 더 통과 했는데, 이미 연락을 했는지
그저 차안에 있는 사람만 확인 하고 별 탈 없이 통과 했습니다..
그날 아침에 출발 했는데 날이 저물 무렵 목적지인 두샨베(타직의 수도)에
무사히 도착 했습니다..
두샨베에서는 또다른 황당한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기회가 되면 당시 독립한지 얼마 안되는 독립국가 연합들이 모든것이 어설프고
게다가, 이 나라들의 모든 걸(GIRL)도 비교적 싸게(죄송 합니다) 이용했던 옜날 이야기들을
올려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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