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발걸음이 지역경제를 만들던 시대
플랫폼 기업이 없던 시절 사람들은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해 자연스럽게 시장으로 향했다. 재래시장에서 장을 마친 어머니는 양손 가득 장바구니를 들고 골목 어귀를 돌아 천천히 언덕길을 올라오셨고 언덕 위에서 놀던 아이들은 앞다투어 달려 내려가 장바구니를 나누어 들었다. 그 당시에는 너무나 평범한 일상이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지역경제가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던 소비 구조였다. 그 장바구니에는 저녁 반찬만 담겨 있었던 것이 아니라 채소가게와 생선가게 그리고 정육점과 방앗간의 매출이 함께 담겨 있었고 한 사람의 소비는 다시 다른 사람의 소득으로 이어지며 지역 안에서 끊임없이 순환했다. 사람들은 지역경제를 살리자는 말을 하지 않았지만 평범한 일상 자체가 이미 지역경제를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경제 시스템이었다.
플랫폼 경제는 사람의 이동을 바꾸었다
온라인 플랫폼은 소비를 혁신했다. 이제는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휴대폰 몇 번만 누르면 원하는 물건을 주문할 수 있고 다음 날이면 집 앞까지 배송된다. 소비는 과거보다 훨씬 편리해졌고 시간과 이동에 들어가던 비용도 크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플랫폼 경제가 바꾼 것은 소비 방식만이 아니었다. 사람의 이동도 함께 바꾸었다. 과거에는 시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골목상권의 매출을 만들었지만 지금은 소비는 이루어져도 소비가 지나가던 길은 사라지고 있다. 편익은 집으로 들어오지만 소비 과정에서 만들어졌던 지역의 소득과 일자리는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사람이 사라진 골목은 활력을 잃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은 사람을 움직이지 않고도 성장할 수 있다. 상품이 소비자를 찾아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래시장과 골목상권은 정반대다. 소비자가 직접 시장을 찾아와야 거래가 이루어진다. 온라인 경제에서는 물류가 소비를 만들지만 오프라인 경제에서는 사람의 이동이 소비를 만든다. 오프라인 경제에서 사람의 이동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다. 소비를 만들고 상권을 유지하며 지역경제를 순환시키는 가장 중요한 생산 기반이다. 사람이 사라진 공간에서는 어떤 상권도 오래 살아남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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