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사무실에 혼자 앉아있으니 문득 생각나는 예전일입니다.
첫애가 3살때였습니다. 아이들은 감기도 잘 걸리고, 열도 많이 나죠. 게다가 첫째아이여서 경험도 없고, 당시엔 투지폰 쓰던때라
여기저기 검색도 못했구요 ㅠㅠ
열이 펄펄나는 아이가 보채길래 드라이브라도 시켜주자하여, 잠바입히고(한겨울이었어요) 집에있는 배를 깎아서 반찬통에 가지고 동네라도 한바퀴 돌자고 나섰습니다.
뒷자리 카시트에서 포크꽂은 배를 잘 먹고있더라구요.
근데 포크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 뒤를 봤더니, 애가 눈이 뒤집혀지고 팔다리는 일자로 굳어서 의식이 없는거에요.
순간 드는 생각이 배가 목에 걸렸나보다!!!
편도2차선에 갓길이 없는 도로였는데 2차선에 차세우고, 아이 차에서 꺼내서 하임리히법을했죠.
시간이 1분,2분 지나도 그대로...점점 드는 생각은 이대로면 애 죽는데...죽는데....이 생각뿐
와이프는 울면서 119통화하며 위치알려주고 있었구요.
그때 제차뒤에있던 제네시스에서 한 아저씨가 달려나오더니 같이 하임리히법을 해주시다가 안되겠다며, 119오는 시간이 걸리니 그냥 요 앞에 응급실있으니 병원에 빨리 가라고 하시더라구요. 그게 빠를 것 같다구요.
앞에 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해야지 병원이 나오는데, 그 아저씨가 먼저 뛰어가서 본인차로 빵빵 거리면서 사거리 양쪽차들을 다 막아주셨었어요. ㅜㅜ 저희 빨리 좌회전해서 가라고
약4-5분거리에있던 병원 응급실에 도착해서 아이를 안고 뛰어가니 왠걸....애가 의식이 돌아오더니 우는겁니다.
알고보니 목에 배가 걸린게 아니라, 열경기였다고 하네요.
당시 열경기에대해서 아예 몰랐고, 들어본적도 없었거든요.
아이들이 열이 나면 몸이 딱 굳어버리고 의식이 없어지는 증상이라고 하더라구요.
대처 방법은 딱히 없고 그냥 편하게 놔두면 시간이 지난 후 돌아온다는...
지금은 아이가 중3이 됩니다.
갑자기 예전 제네시스 아저씨가 생각나요. 경홯이 없어서 보답도 못해드리고 인사도 못드린게 아쉽네요.
영화 친구에서 유오성이 위협하니 '봐라 동생~'하던 건달선배랑 똑같이 생기셨어요.
복장도 똑같아서 기억이 납니다.
아저씨 잘 지내고 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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