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강철원 사회부장의 칼럼 (뉴스룸에서, 검찰엔 정치검사만 있는 게 아니다)을 읽었다.
부제에 드러나듯, 주장은 다음과 같다.
-검찰 응징효능감은 금세 사라져
-이재명 당선 땐 문재인 전철 우려
-개혁은 보통 검사들 마음 얻어야
김장하선생까지 인용했다. "김장하 선생이 말하지 않았나. 우리 사회는 평범한 사람들이 지탱하는 거라고. 검찰청은 정치 검사들이 아니라 평범한 검사들이 지탱하고 있다"
평범한 검사라. 수백만원어치 접대받고 인당 99만원 접대받은 걸로 퉁칠 수 있는 조직의 평범한 검사들.
자신들의 영수증 없는 특활비가 줄어들면 기자들에게 쌍소리를 하며 선출직 공무원들을 비난하지만.
선출직 공무원의 부인은 10만원 법카 쓴 것도 반드시 기소시키고야 마는 정의로운 평범한 공무원.
대통령 부인의 디올백 수사하나 제대로 못하고,
주가조작사건도 10년 넘게 깔아뭉개면서도 자신들끼리 술자리에서는 의기롭게 투합해서
우리는 정의롭다고 같잖고 유치하게 객기부리는 어리고 평범한 직장인 검사들.
그 조직과 출입처로 똘똘 뭉쳐 전 법무부 장관 집 앞에서는 짜장면 집 배달부에게까지 달려들어 뭐 먹었어요를 깔깔대고 웃으며 물어보는, 그게 기자의 정의로움이라고 굳게 믿지만, 부정선거 영화 보러 온 윤석열씨에게 접근해서 앰부시 인터뷰하는 것은 그건 좀 무례해보인다고 믿는 아주 평범한 출입처 기자에게 둘러싸인 평범한 기성 언론사들.
한국일보를 포함, 다음 정권은 그런 평범한 검사들과 평범한 기성 언론사들의 마음을 얻어야 개혁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 듣고보니 어떠한가? 개혁이 될까? 개혁의 걸림돌이 바로 기성권력내에서 직장인으로 평범하게 안주한 평범한 검사와 평범한 기자들인데. 그 평범한 검사들과 평범한 기자들의 맘을 사야 개혁이 된다고?
그러하다. 나도 이재명이 된다고 개혁이 될 것이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사회가 개혁이 안 되는 이유에는 한국일보 사회부장과 같은 이들이 가진 인식의 평범함, 그 평범한 안일함의 뿌리깊은 원죄도 있으리라. 아니 그게 거의 전부라 본다.
이제 이런 고루한 글들로 시간과 지면을 때우는 직장인들 모습 보는 게 난 좀 지겹다. 그래서 반론시 당신의 말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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