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원 짜리 김밥, 어떻게 사먹나요? 물가 폭등에 김밥집 폐업 속출
입력2025.07.11. 오후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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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식자재값 폭등과 인건비·임대료 상승에 장사를 포기하는 자영업자가 늘어나면서 서민의 한끼 식사를 책임지던 ‘김밥집’이 급격히 줄고 있다. 편의점이나 카페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대체 수요가 많아진 영향도 크다.
11일 당국과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적으로 김밥집 수는 4만여개 수준이다.
이중 절반이 넘는 55.3%가 김밥집이 독립 운영(개인 경영권)을 하는 곳들로 대부분 영세한 편이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43.1%, 본사 직영점은 1.6%이다.
프랜차이즈 김밥집만 놓고 보면 중저가 김밥집의 대표 격인 김가네는 500개가 넘던 점포 수가 2023년 425개로 감소했다.
정다믄 김밥천국의 경우 2021년 287개, 2022년 289개, 2023년 285개로 제자리 걸음하고 있다.
같은 기간 KBM의 고봉민김밥인은 562→541→507개로, 바르다김선생은 150→144→125개로 각각 줄어들었다.
김밥집 종사(운영) 기간은 ‘5년 미만’이 33.3%에 달했다. 3곳 중 1곳이 창업한 지 5년 만에 가게를 접는 것이다.
‘5년 이상~10년 미만’은 34.9%였다. 10년 내 폐업하는 김밥집이 10곳 중 7곳에 달하는 셈이다.
‘10년 이상~15년 미만’은 19.1%, ‘15년 이상~20년 미만’은 6.1%, ‘20년 이상~25년 미만’은 4.6%, ‘25년 이상~30년 미만’은 1.0%로 각각 나타났다.
김밥집 폐업 배경에는 경영 제반 비용이 급격한 증가한 탓이 크다.
무엇보다 원부재료 가격이 크게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달 1일 쌀 가격이 20㎏ 기준 5만940원으로 지난해(4만6332원)보다 9.9% 비싸졌다.
김밥 주 재료인 마른김 가격도 10장 기준 지난해 1326원에서 1347원으로 1.6% 뛰었다.
무섭게 치솟는 임대료와 인건비도 자영업자를 짓누르는 요인이다.
특히 이날 결정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이 2.9%로 역대 정부 첫 해 인상률 중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직후였던 김대중 정부(2.7%) 이후 두 번째로 낮다지만 여전히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를 김밥 가격에 반영하기도 여의치가 않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지역의 김밥 1줄 평균 가격은 3623원으로 전년 동기의 3423원보다 5.8%(200원) 올랐다.
김밥은 라면과 더불어 가격 인상에 민감한 식품 중 하나다. 큰 메리트였던 가격이 오르면 대용품을 찾게 되는 경향을 보인다.
여기에 김밥집 대신 편의점이나 카페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김밥집을 찾는 연령층은 20~30대가 전체의 64.0%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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