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글을 올리고 벌써 한달이 훌쩍 흘렀네요!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설명회, 또 재판 항소에 대한 설명회, 또 규정개정안 관련한 사건, 또 함께하던 입주민들의 여론 변화 등등. 어느 것을 중점적으로 요약해야할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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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회가 끝난 뒤, 관리실은 예상치 못한 역풍에 적잖이 당황한 듯했다.
애초에 관리실은 나를 공개적으로 저격할 심산이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정작 입주민들의 입에서 터져 나온 것은 관리실의 불친절한 태도에 대한 비판과 의혹이었다. 하필 이 시점에 쓰레기장 공사를 긴급 안건으로 처리한 이유가 무엇인지, 관리실 여직원은 왜 태도가 엉망인지. 그동안 관리실을 의심하던 목소리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하자, 오히려 당황한 쪽은 관리실이었다.
설명회에는 직전 동대표도 참석했는데, 그 주말에는 설명회에 함께했던 입주민들과 간단히 차를 마시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현재 관리소장과 위탁관리사 앞으로 배상금이 나왔잖아요. 이 부분은 우리 건물과 무관하다는 걸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명확히 선을 그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러자 전 동대표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그 부분은 저도 관리실에 분명히 이야기했습니다. 다만 제 임기가 끝났으니, 현재 입대의에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최근 패소한 사건도 소장이 또 항소하려는 것 같더라고요. 이제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나요? 지금 소송이 도대체 몇 건인지…”
“사실 항소한다고 승소한다는 보장도 없으니, 그만두는 게 맞죠.”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관리실 직원 문제로 넘어갔다.
“그리고 관리실 직원들이 너무 불친절해요. 입주민들에게 소리까지 지르는데, 직원 교체를 요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입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면 교체 안건을 올려볼 수는 있습니다.
다만 전원을 교체하려면 위탁관리사와의 재계약을 해지하는 쪽이 더 나을 수도 있겠네요.”
뭐지.. 전엔 직원교체는 쉽다고 하더니.
“작년 말에 재계약했는데요? 아직 2년 넘게 남았잖아요.”
“그게.. 말씀하셔서 제가 어제 찾아봤는데, 직원 교체가 생각처럼 쉽지는 않더라고요.”
쉽지 않다.
몇 년째 입주민들에게 불쾌한 태도를 보이는 직원들을 교체하는 일이 그렇게 어렵다니.
도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관리실인지, 누구의 불편을 먼저 해결해야 하는지 묻고 싶었다.
“그리고 설명회 때 보니까 현재 입대의는 소장 말에 한마디 반박도 못 하더라고요.
눈치만 보면서 끌려다니는 것 같던데, 이래도 되는 건가요?”
“그 부분도 현재 입대의에 의견을 전달해 보겠습니다.”
그렇게 차를 마시며 나눈 이야기는 끝났지만,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번째 패소 사건의 항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동대표회의가 열렸다.
관리실에서 회의 당일에 변호사의 자문 의견을 받아왔다.
첫 번째 사건에서도 패소했고, 두 번째 사건 역시 서로 다른 두 재판부 였음에도 같은 이유로 패소했으니 항소하더라도 승소가 아니라 과실비율을 낮출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이길 때까지 우리 돈으로 소송하겠다는 기세를 보이던 관리소장도 이번에는 한풀 꺾인 모양이었다.
결국 입대의는 항소 여부를 주민투표에 부치기로 의결했다.
그리고 투표가 시작됐다.
항소에 찬성하면 ‘찬성’, 항소를 원하지 않으면 ‘반대’.
지금까지 진행된 소송은 총 세 건. 그중 한 건은 화해권고, 나머지 두 건은 패소.
이런 상황에서 과연 얼마나 많은 입주민이 추가 소송을 원할까?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과반수 찬성으로 항소 반대 안건이 가결됐다.
관리실도 이제는 깨달았을 것이다. 입주민들이 얼마나 간절하게 소송을 멈추길 원하는지 말이다.
일단 두 번째 사건의 항소만큼은 막아냈다. 설명회에 함께 참석했던 입주민들은 그제야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래도 우리가 직접 나서서 추가 비용 지출을 막아낼 수 있었던 것 같아 다행이에요.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고 가만히 있었으면, 소장은 분명 또 항소했을 거예요.”
맞는 말이었다.
우리가 나서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관리소장은 1,300만 원의 배상금조차 인정하지 못한 채 또다시 항소를 강행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소송에 들어가는 비용은 결국 누구의 주머니에서 나왔을까?
당연히 입주민들의 관리비였다.
가만히 있었다면 또다시 우리 돈이 줄줄 새어 나갔을 것이다.
결국, 관리실을 움직인 건 관리실의 양심도, 입대의의 결단도 아니었다.
더는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던 입주민들의 관심과 행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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