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말, 권고사직으로 하루아침에 길바닥에 나앉게 되었습니다.
경력직으로 입사 후 2년넘게 다니면서 연봉협상 4번이나 했는데....
다짜고짜 나가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난생처음 가본 고용복지플러스센터
그리고 난생처음 받아보는 실업급여.
나이도 좀 있다보니 그 실업급여가 달달하지만은 않더라구요
기존에 받던 월급이 거의 반토막 나버렸으니......
어떻게든 재취업은 해야겠고
면접도 보러 다니면서 모욕적인 말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때마다 드는 생각은 '모욕감 줄거면 면접은 왜 보자고 한거지?' 였네요.
그러다가 에라이 모르겠다 하고 버스운전이나 하자! 하고 실제로
마을버스 노선견습까지 받았었는데
제 나이가 적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 인생의 방향성이라는 게 있는데
당장 취업이 안되고 불경기라고 버스로 갈아타기엔
너무나도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견습도 받고 현직자분들 얘기도 들어보니
절대로 버스기사가 운전만 하는게 아니다,
10명이 버스운전을 시작하면 1년 후에도
남아있는 사람은 절반이 될까말까다
버스무경력이면 대형트럭이라도 경험하고
오는 게 한결 더 수월하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보통 사고로 인해 그만두거나
스스로 인해 그만두거나 등등등
그정도로 고되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구요.
주말엔 나름 웨딩홀 촬영도 하고 행사촬영도 하는데
버스운전을 하면 그런 것들이 다 올스톱 되기에,
촬영이라는 걸 즐기다보니 어느덧 소소한 부업거리가
되던 찰나였기에, 버스운전은 포기.
자격만 유지.
여차저차 스타트업에 취업이 됐는데
역시나 회사는.....
아무리 취업시장에서 채용자가 갑이고
구직자가 을이라지만 내 인생 내가 책임져야되기에,
구직자 입장에서 이것저것 회사에 대해 다 물어봤습니다
회사 대표라는 사람은 매출구조라던지
수익성에 대해 말을 얼버무리고 계속
특허가 많다, ESG인지 ESC인지 각종 인증서만
보여주면서 비전이 좋다는 식으로만 얘기하더라구요
부딪혀보자는 생각에 출근했는데
설마가 현실화되었네요.
대표라는 사람은 이미 업계에서
소문난 악덕업자였고 겉멋에 찌든,
내실은 없는, 업력이 5년된 회사는
수익도 전혀 없고 오로지 외부 투자에 의해서만
간간이 유지되는 판국이었습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사람들이 들락날락.
회사는 방향성 상실.
또다시 저는 이력서를 지원했고
4군데 면접이 잡혔습니다.
이 중 3군데는 이미 면접을 진행했고
한 군데는 차주에 진행예정이구요.
결과적으로 한 군데는 출근통보를 받았네요.
채용공고를 봤을 때도 그렇고
회사로 면접보러 갔을 때도
'아 여기서 일하면 큰 회사는 아니지만
제대로 일할수 있겠구나,
재밌게 일할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은
들었습니다.
하지만 면접보고나서 2주동안 연락이 없다가
오늘에서야 출근통보를 받았네요.
이번 주말은 그나마 발뻗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 일이라는 게 원래 그런걸까요?
안 좋은 일은 한꺼번에 터지고
좋은일도 한꺼번에 터지는?
바로 어제는 여름휴가철이
끝나는 7말 8초 이후부터 진행될
웨딩촬영 오더가 5개 더 들어왔네요.
어제 퇴근길에 오더가 미친듯이 들어와가지고
전철안에서 일정정리하느라 정신없었고
오늘은 큰 회사는 아니지만,
면접보고나서 워너비였던 회사에서
출근하라고 연락이 오고.
주말을 앞두고 어두운 터널의
종착지에 다다른 느낌이 듭니다.
다만 앞으로 또 살다보면
안좋은 일이 생기겠죠.
사람 일이라는 게 마냥 행복의 연속은 아니니까요.
다만 바라는 건 행복이 오래 유지되었으면,
불행이 오더라도 최악만 피했으면 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ㅜㅜ
나도 어서...
쉽지가 않네요.기술도 없고
능력없어도 나이가 깡패인것 같아요 ㅜㅜㅜ
그런 맘으로 달리시는 벌벅스님
분명 빛을 보실겁니다
응원합니다
예전에 조선소 다닐때 연수원 동기들 1년 지나니 10명에 한명? 남던데
사람 일이란 참 복잡해서, 때로는 이유 없이 아프고, 이유 없이 웃게 되죠.
그럼에도 우리가 다시 하루를 살아가는 건… 언젠가의 따뜻함을 기억하고, 또 그런 날을 바라기 때문이겠죠.
행복이 오래 머물길,
불행이 와도 본인의 마음이 꺾이지 않길,
그리고 무엇보다, 스스로를 놓지 않길 진심으로 바랄게요.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은 충분히 잘 버티고 있어요.
그리고 그건… 정말 대단한 일이에요
요즘 유튜브 보고 쉽게 버스 취업이 돈 잘 버는 이미지가 돼서 많이들 권하고 도전하는데
기본 급여가 시급입니다.
사고에서 자유로울 수 없구요.
공휴일과 휴가. 이런건 없는겁니다.
유튜브에나와서 돈 잘번다.고 소위 떠벌리는거 이걸 믿는게 문제인거조.
상시구인은 다 이유가 있는겁니다.
잘하셨어요.
부디 남은 인생도 건승하시길 깊이 바랍니다.
아무튼 축하드리고 파이팅입니다!
"터널은 끝이 있기에 그 어둠을 사랑할 수 있다"
이젠 다 잘될거에요!!
좋은 소식 또 듣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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