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와서 20여년을 열심히 살아왔어요. 그동안 쏘나타와 베라크루즈 두대의 한국차는 저와 아내의 충실한 발이 되어 주었지요. 둘다 20만 km 이상을 달리는 동안 크고 작은 고장 한 번 없이 그야말로 소모품 및 엔진 오일만 갈면서 함께 해왔어요.
럭키한가요?
베라크루즈는 4년전 아내가 눈길에서 운전미숙으로 미끄러져 수리불가 판정을 받아 폐차후 Audi Q5로 갈아탔습니다.
4년간 75.000km 주행했는데 아무 문제 없이 오일만 다섯번 갈았습니다. 아우디 정말 좋은 차라고 생각해요.
한국에서는 아우디를 낮게 보는 경향이 있지만 이곳 분위기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쏘나타는 2006년 미국에서 생산된 전설의 그 차입니다. 3.3L V6엔진으로 235마력/31kg torque 의 준수한 파워에
전륜 위시본, 후륜 멀티링크의 서스펜션으로 좋은 승차감에 우수한 코너링 능력과 0-60mile 6.2초의 가속력까지 갖춘
멋진 스포츠 세단입니다. 장거리 주행이 많은 캐나다에서 펀드라이빙을 즐기기에 손색이 없었어요.
이녀석은 24만 km 를 막 돌파했는데 나이를 속일 수 없는지 여러가지 고장들이 속출하기 시작하여 기변을 고려하기 시작했지요.
Genesis G70, Kia Stinger GT, Audi S3, MB C43 Coupe, BMW M240i, M235i,Audi S5, BMW M440i
지난 1년여 이상 새차를 득템하기 위해 알아본 차들입니다.
전기차 시대가 막 열리는 가운데 테슬라를 생각하기도 했지만 겨울이 길고 추운 캐나다는 전기차 인프라가 아직
걸음마 단계인데다 무엇보다도 내연기관의 감성을 포기할 수가 없어서 처음부터 엔진차만 고려했어요.
자동차 좋아하지 않는 남자도 있을까 싶게 저도 차를 좋아했지만 남의 나라에 와서 먹고사니즘에 바빠 자동차에
관심을 둘 수가 없었기에 막상 차를 바꾸려니 어떤 차들이 있는지조차 알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공부를 시작했지요.
자동차 역사부터 시작하여 각 자동차 회사, 모터 스포츠의 내력, 자동차 구조에 이르기까지 섭렵하니 자동차가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을 뿐 아니라 운전의 재미가 훨씬 더해졌어요.
그리고 자동차를 알아보기 시작하면서 맨처음 눈에 들어온 차가 우리나라 차 G70이었어요. 그리고 바로 달려가
G70 3.3 TT를 시승했는데 신기원이더군요. 370마력의 파워는 쏘나타와 비교 불가였어요. 거의 살뻔했는데
웃기는 얘기이지만 Ambient light가 없는 부족함을 결국 극복하지 못했어요.
다음으로 본 것이 스팅어 GT입니다. 역시 강력한 퍼포먼스에 잘빠진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지만 역시 웃기는 이유로
kia로고가 마음에 안들었어요. 실내 디자인도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벤츠 따라한 통풍구는 상대적으로 조잡해 보였죠.
다음은 신형 아우디 S3. 우수한 퍼포먼스에 실내외 디자인은 더할 나위 없이 마음에 들었지만 실내의 많은 플라스틱 재질과
수동 선루프 쉐이드에서 배신감을 느꼈죠. 그리고 옵션빠인 제게 몇몇 부족한 옵션들은 제 감성을 자극하지 못했어요.
프리미엄은 작은 디테일에서 그 차이가 드러난다고 생각하거든요.
벤츠 C43 쿠페는 성능과 디자인에서 부족하지 않았어요. 그러나 저는 벤츠의 오만함이 싫어요. 제 생각일 뿐인지도 모르지만
벤츠는 그 네임밸류로 뭔가 군림하려는 듯 보여요. 벤츠를 타는 사람들 일부 역시 차에 관한한 그 오만함에 길들여져 있는 것 같구요. 시승하러 갔을 때 G70을 함께 보고 있다 하니 뭔 그런 듣보잡을 들먹이냐는 눈으로 쳐다보더군요. 존중심이 없는 오만 그자체죠. 그리고 시승차였던 C43 쿠페의 뒷좌석을 보고 더욱 그런 마음이 들었어요. 화려한 실내외 인테리어에 비해 뒤좌석엔 통풍구조차 없더군요. 그 차만 그랬는지.. 화려함 속에 감춰진 저렴한 소재는 '그래도 삼각별을 살거잖아!' 라는 것을 웅변하는 듯 했어요.
아우디 S5는 정말 좋은 차인 것 같아요. TFSI는 세계 최초의 터보차지 직분사(Direct Injection)엔진이에요. 높은 출력과 함께
최적화된 엔진 리스폰스로 연비와 배기 가스를 줄인 최초의 엔진이죠. S5의 전륜기반 꽈트로 시스템은 255mm의 광폭타이어와 더불어 코너링시 매우 안정적인 무브먼트를 가능케하여 저같이 운전이 능숙하지 못한 사람에게도 운전의 자신감을 제공하여 주더군요. 물론 차를 직접 콘트롤하는 맛은 덜하다지만 저는 그런 운전이 좀 무섭거든요. 그리고 멋진 쿠페스타일은 제 감성에 딱 맞는, 모든 것을 갖춘 차였지요.
그렇다면 모든 면에서 좋은 S5를 바로 사야했지만 운전을 좋아한다면, 자동차를 사랑한다면 BMW를 경험하지 않고서는 이 여정을 그만둘 수 없었어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BMW를 탐구하기 시작했죠. 아우디 S5를 사기전 마지막 남은 선택지에 대한 미련을 없애기 위한 일환이었다고나 할까요. 역시 M240i 와 M235i는 좋은 성능의 훌륭한 차였지만 부족한 컬러옵션, 너무 투박한 디자인, 몇가지 빠지는 편의 옵션등으로 일찌감치 포기했어요. 3시리즈는 너무나도 훌륭한 차이지만 그만큼 너무 흔해서 패스했답니다. 저는 약간 개성적인 것을 좋아하거든요. 그리고 제게 차의 실용성은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었어요.
그리고 제게 다가온 The 4. 모두가 한마디씩은 하는 거대한 세로형 키드니 그릴은 제게는 처음부터 매우 매력적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파란색 빠인 내게 Artic Race Blue 컬러는 이 차에 너무나도 잘 어울렸어요. Tacora red seat으로 포인트를 준 인테리어 디자인은 뭔가 심심해 보였던 Audi S5보다 모던해 보여서 좋았구요. 각종 편의 사양이나 운전보조사양도 모두 마음에 들었어요. 430i를 시승했는데 255마력의 파워는 코너링과 직진 가속력에서 운전 재미를 느끼기에 충분했어요. 그러나 2023년형 430i는 반자율 운전 등 각종 운전 보조장치 옵션을 선택할 수 없도록 바뀌었어요. 그래서 S5와 동급인 M440i를 최종 낙찰하였습니다.
사실은 S5를 사기전 마지막 남은 차 선택지를 제외하려고 찾은 BMW였는데 BMW는 그냥 BMW가 아니더군요. M440i 차가 없어서 대신 M340i를 시승했는데 4시리즈가 더 낮은 차체에 좌우 밸런스가 더 낫다고 하니 퍼포먼스가 더 좋겠죠. 아무튼 이건 내게 과분한 스펙이긴 했어요. 이 출력을 내가 다 어떻게 쓰지? 그러나 235마력의 쏘나타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운전이지만 그런 중에도 살짝살짝 부족함을 느끼는 그것을 387마력 직렬 6기통 엔진이 시시때때로 채워줄 것임을 알기에 오버스펙에 대한 염려는 모두 쓸데 없는 걱정일 뿐입니다.
M440i는 캐나다에 오직 Xdrive만 들어옵니다. 눈이 많고 겨울이 길며 영하 30도 이하로도 예사로 떨어지는 곳이니 윈터 타이어와 사륜구동이 확실히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금 계약하니 차는 내년 2월이 되어야 나온다고 하네요.
이제 비머가 되기까지 5개월 정도 남았습니다. 어쩌면 생의 마지막 내연기관차가 될지도 모르는데 싶어서 차를 선택하는데 신중에 신중을 기하다 보니 그 여정도 길었습니다. 이제 정하고 나니 정말 홀가분하네요.
긴글 읽어주어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읽어 내려가다 보니 조금 혼란스럽네요...
옵션빠라고 하셨다가 실용성은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다...ㅋㅋㅋ
아마도 이미 비엠에 꽂히셔서 다른건 안보이시는듯 합니다!
여튼 타지에서 고생 많으시고 예비비머되신것 축하드립니다! 안전운전 하세요~
부럽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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