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악재 속 재도약 준비 마친 상반기
상용차 시장, 국고보조사업 규모 첫 1조 돌파
완성차 업체 총 출동…신형 모델 대거 출시
‘불씨 살린’ 상반기…하반기 상승세 기대감
올해 상반기에 출시한 각 수입 브랜드의 신 모델 모습. 좌측 상반부터 시계방향으로 볼보트럭의 올 뉴 볼보FM, 만트럭버스의 MAN 뉴 TGX, 벤츠트럭의 뉴 아록스 덤프.
길고 어두웠던 ‘코로나 터널’의 끝이 다가온 것일까.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최악의 한 해를 보냈던 국내 상용차시장은 올해 상반기(1~6월)에 굵직한 정책과 신차 소식을 잇달아 전하며 재도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모습이다.
특히 정부는 1분기(1~3월)에 새로운 배출가스 규제인 유로6 스텝D와 2021년 안전운임제를 공개하며 선진 상용차 시장을 위한 정책적 준비를 마쳤으며, 2분기(4~6월)에는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가 최신형 모델을 대거 출시하며 시장점유율 선점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국가 정책부터 신차 출시까지 올해 상반기 상용차시장에서 일어난 주요 사건을 월별로 살펴봤다.
1월, ‘유로6D 시대’의 개막
올해 국내 상용차 시장의 정책 키워드는 지난해에 이어 ‘친환경’이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취임 후 첫 행보로 국내 유일 수소상용차 충전소인 완주 수소충전소를 방문하며 “2021년이 친환경차 대중화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혁신 원년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는 1월 1일부터 디젤 상용차에 대한 배출가스 규제를 ‘유로6 스텝C(이하 유로6C)’에서 유로6D로 한 단계 강화하며 본격적인 ‘친환경 상용차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유로6D는 유럽연합(EU)이 차량총중량 3.5톤 이상 트럭 및 버스에 시행 중인 배출가스 규제다. 배출가스 기준치는 이전 단계인 유로6C와 동일하나 더 까다로운 측정 방식을 도입해 실질적인 규제 수준을 강화했다.
유로6D 규제는 차량 인증 단계에 우선 적용되며, 신차 판매에는 내년 7월부터 적용된다. 환경부는 지난해 말까지 인증을 받은 유로6C 모델에 한해 내년 6월까지 판매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뒀다. 현재 일부 국산 모델을 제외한 대부분의 차량이 유로6D급 엔진을 탑재한 상황이다.
올해 친환경 상용차 보조금 사업에 대한 밑그림도 공개됐다. 정부는 전기화물차 구매보조금 지원 대수를 지난해보다 약 2배 늘어난 2만 5,000대로 확대하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초소형 전기화물차 보조금을 512만 원에서 600만 원으로 늘린다는 구상을 밝혔다. 수소화물차에 대한 시범운행을 연내 진행한다는 계획도 전했다.
트럭 관련 소식은 타타대우상용차가 전했다. 타타대우는 지난해 말 출시한 준중형트럭 ‘더 쎈(the CEN)’ 1호차 전달식을 갖고 1월부터 본격적인 고객 인도를 시작했다. 3~5톤급 트럭인 더 쎈은 타타대우의 첫 준중형트럭으로 동급 경쟁모델에서 보기 힘든 8단 전자동변속기와 풀에어 브레이크, 에어서스펜션 시트 등을 갖춰 편의성과 효율성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2월, 상용차 국고보조금 첫 1조원 돌파
2월에는 올해 시행될 국고보조사업이 확정됐다. 정부가 1월에 밝혔듯 친환경 상용차 보급사업 규모가 지난해보다 대폭 늘며 상용차 시장에 투입되는 나랏돈도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었다.
올해 국내 상용차 시장에 투입되는 국고보조사업 규모는 총 1조 2,295억 원으로 지난해(8,762억 원)와 비교해 40% 넘게 증가했다. 특히 환경부가 주관하는 전기트럭과 수소트럭 등 친환경 상용차 구매보조금 사업에 전년 대비 140% 이상 오른 5,181억 원이 배정되며 전체 사업비 상승을 이끌었다.
친환경 상용차 구매보조 예산의 대부분은 1톤 전기트럭에 투입됐다. 환경부는 올 한 해 1톤 전기트럭의 최대 생산량인 2만 5,000대에 구매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수소트럭(5대)과 LNG 콘크리트믹서트럭(20대)에 대한 보조금 사업이 올해 처음 시행됐다.
이밖에 1톤급 소형 노후화물차의 조기폐차를 유도하기 위해 조기폐차 보조금 상한이 기존 300만 원에서 600만 원으로 올랐으며, 세계 최초로 ‘수소법’이 제정돼 수소상용차 충전소 구축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국토부는 코로나19 지원정책의 일환으로 화물차와 덤프트럭에 대한 과태료를 20% 감면하기로 했다.
2월에는 소형트럭 신모델이 여럿 등장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1톤 전기트럭 모델인 포터2 일렉트릭과 봉고3 EV에 대한 내장탑·파워게이트·윙바디 등 특장차 3종을 선보였으며, 전방충돌보조장치와 차로이탈경고장치를 기본으로 탑재한 2021년형 포터2도 출시됐다.
3월, 운임 더 오른 2021년 안전운임제
2021년 요율이 적용된 화물차 안전운임제는 3월부터 시행됐다. 지난해 1월 국내에 처음 도입된 안전운임제는 운송 구간별·품목별 기본 운임을 규정한 제도로, 견인차량인 트랙터가 이끄는 수출입 컨테이너와 벌크시멘트트레일러 2가지 품목에 한해 3년 일몰제로 시행됐다.
올해 안전운임제는 업계 간 의견 조율에 난항을 겪으며 1월 말이 돼서야 윤곽이 드러났고, 이후에도 수차례 개정을 거쳐 3월 확정 고시됐다. 개정된 안전운임은 지난해와 비교해 수출입 컨테이너 품목이 1.93%, 벌크시멘트 트레일러 품목이 5.9% 인상됐으며, 운송구간 측정 단위가 기존 시·군·구에서 읍·면·동으로 세분화됐다.
특히 할증요금이나 배차 취소수수료 등 추가운임 관련 조항이 대폭 수정됐는데, 이전까지 ‘상호 협의 하’에 임의로 결정해야 했던 할증률이 올해부터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이해관계자간 혼선이 줄 전망이다.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정부의 노력도 계속됐다. 환경부가 3월 보름간 전국 500여 곳에서 노후 경유 상용차 배출가스를 집중 단속한 데 이어 경기도가 노후 덤프트럭 저공해사업에 355억 원을 투입했고, 서울시는 올해부터 민간공사장에서 노후 건설기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상용차 신차 시장에서는 타타대우가 준대형트럭 프리마를 개조한 ‘너클 크레인(집게차)’을 출시했다. 이 모델은 스웨덴 히아브(HIAB)사의 고성능 크레인을 탑재해 하중 능력과 작업 반경에서 장점을 보이며, 에어서스펜션을 적용해 운전자의 승차감을 확보했다. 한편, 이베코코리아는 부산 지역 첫 전시장을 열었다.
안전운임제에 적용되는 컨테이너 트레일러 모습.
4월, 글로벌 반도체 부족에도 국내는 ‘이상無’
올해 초 자동차용 반도체 칩 품귀현상이 전 세계를 강타했다. 이에 글로벌 상용차 업체인 볼보트럭은 2분기 중 각국 트럭 제조공장 운영을 최대 4주간 중단한다고 밝혔으며, 다임러트럭 북미와 만트럭버스, 스카니아도 트럭 생산량을 줄이기로 했다.
글로벌 시장 상황과 달리 반도체 부족 문제가 국내 시장에 미친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현대차와 타타대우 등 국산 브랜드는 부품 재고에 여력이 있어 생산량 조절을 할 필요가 없으며, 유럽에서 완성차를 들여오는 수입산 브랜드도 상반기 중 예정돼있는 신차 출시 계획을 일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증명하듯 다임러트럭코리아는 메르세데스-벤츠트럭의 5세대 덤프트럭 ‘뉴 아록스’ 출시에 앞서 VIP 고객을 대상으로 초청행사를 진행하고 제품 및 서비스 통합 캠페인인 ‘퍼펙트 체인지3’을 우선 공개하는 등 제품 출시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는 고질적인 화물차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몇 가지 정책을 시행했다. 우선 화물차 졸음운전을 방지하고자 법정 휴게시간을 ‘4시간 운행 후 30분 휴식’에서 ‘2시간 운행 후 15분 휴식’으로 개정한 뒤 본격적인 계도에 나섰으며, 일부 고속도로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화물차 적재불량을 단속하기로 했다.
한편, 전기트럭에 대한 영업용 번호판 신규발급을 금지하는 내용의 ‘화물차 운수사업법 일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13일부터 1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공포됐다.
5월, 신형 모델 대거 출시...재도약 준비
5월에는 국내외 완성차업체의 신차 출시 소식이 줄을 이었다. 지난해 유럽 현지에서 출시된 수입 브랜드의 최신 라인업부터 국산 브랜드의 친환경 모델까지 대부분의 완성차업체가 신차 출시 물결에 뛰어들었다.
우선 만트럭버스코리아가 ‘뉴 MAN TG’ 시리즈를 국내 시장에 공개했다. 대형 트랙터인 TGX와 중대형카고인 TGM, 준중형카고인 TGL 등 총 3종 16개 모델로 출시됐으며, 대형카고인 TGS 신형 모델은 올해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볼보트럭코리아도 신형 대형트럭 라인업인 ‘올 뉴 볼보트럭’을 선보였다. 이번 라인업은 유럽과 한국에서 동시에 판매되며, 트랙터와 대형카고, 덤프트럭 모델인 FH16·FH·FM·FMX로 구성됐다. 업계 최초 커넥티드 서비스 플랫폼인 ‘볼보 커넥트’가 적용된 점이 특징이다.
다임러트럭코리아도 5세대 라인업 확보에 속도를 냈다. 지난해 출시한 뉴 악트로스에 이어 5세대 덤프트럭인 ‘뉴 아록스’를 선보인 것. 5세대 모델답게 ‘미러캠(MirrorCam)’이 사이드미러를 대체하며, 멀티미디어 콕핏 등 최첨단 혁신 사양과 공기역학 기술이 적용됐다.
이베코코리아도 운송 효율성을 극대화한 대형 트랙터 모델인 ‘S-WAY’ 3종을 출시했다.
친환경 모델 소식은 국내 업체가 전했다. 현대차는 수출용 수소트럭 모델인 ‘2021년형 수소 엑시언트’를 스위스에 출시했는데, 스위스 현지 요청에 따라 6x2 섀시를 추가 도입했다. 타타대우는 국내 최초 460마력 LNG 트랙터를 산업 운송 현장에 투입했으며, 에디슨모터스는 1톤 전기트럭인 ‘SMART T1.0’ 출시를 앞두고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만트럭버스코리아, 20년 만에 풀체인지된 뉴 MAN TG
6월, 하반기 도약 준비 완료
국내 상용차 시장은 6월에도 완성차 업체를 중심으로 흘러갔다.
다임러트럭코리아는 지난 5월에 이어 또 한 번 신차 소식을 전했다. 이번에 출시된 모델은 대형카고 3종으로 미러캠과 멀티미디어 콕핏 등 첨단기술뿐 아니라 카고 라인업의 특장 용이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초강성·고장력 타공 프레임을 적용한 점이 특징이다.
만트럭버스코리아는 국내 시장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국내 고객의 신뢰를 높이는 자리를 마련했다. 고란 뉘베그 만트럭버스그룹 부회장은 6월 한국을 방문해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12개국 본부로 설정한 뒤, 국내에서 판매된 유로6D 이전 모델에 대한 대대적인 리콜을 약속했다.
볼보트럭코리아는 5월에 출시한 신형 대형트럭 순회전시를 전국 주요 물류거점에서 진행했으며, 이스즈는 인천에 엘프 트럭 6개를 동시 정비 가능한 규모의 국내 첫 직영서비스센터를 열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이렇듯 새로운 정책을 발표하고 신차를 출시하며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달려온 국내 상용차 시장이 하반기 들어 본격적인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새로 출시된 벤츠 뉴 아록스 덤프트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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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영 기자 zzangtruck@cvinfo.com
출처 : 상용차신문(http://www.cvinf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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