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4·10 총선에서 경기 화성을에 출마한다고 2일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번 제22대 총선, 미래가 가득한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 화성시 을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대표는 통화에서 “화성이 보수에게 어려운 험지이고, 보수의 무덤 같은 곳이지만 적어도 가장 젊은 도시”라며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가 가장 많이 생겨날 곳이고 산업이 발달할 곳에서 교육, 교통 인프라 구축 등 내가 할 일이 많은 곳”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민의힘에서는 화성을 후보가 공천되지 않았고, 민주당에서는 영입 인재인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이 전략 공천됐다.
이 대표는 지난달 27일 ‘개혁신당 경기 남부 첨단벨트 총선 전략 발표’ 기자회견에서 “동탄 같은 경우 화성병과 화성을로 지역구가 분구되면 출마를 검토할 수 있다”며 화성을 출마를 시사한 바 있다.
당시 이 대표는 “동탄2신도시는 평균 연령 34세의 전국에서 가장 젊은 선거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개혁신당이 지향하는 젊은 세대와의 소통, 그들의 미래에 대한 여러 공약을 펼치기에 좋은 공간”이라고 분석했다.
이준석의 축소지향적 탈레반 자세
지난해 2월 3일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던 천하람이 “과거로 퇴행하는, 뒷걸음질 치는 국민의힘을 다시 앞으로, 미래로 이끄는 당대표가 되겠다”며 3·8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천하람은 자신을 통해 “자신의 당내 지분을 확인해 보고 싶었던”(진중권) 이준석의 뜻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던 걸까. 천하람의 출마 일성은 “‘윤심팔이 간신배들’이 국민의힘에 발을 못 붙이게 하겠다”는 것이었다. 허세도 문제지만 너무 거칠었다.
2월 6일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정진석은 당 단합을 해치는 악의적 표현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당대표 후보인 안철수의 ‘윤핵관’ 발언과 천하람의 “간신배들 발 못붙이게 하겠다”라는 발언을 동시에 겨냥한 것이었다. 이에 이준석은 SNS를 통해 “‘윤핵관’은 고유명사 비슷하지만 간신배는 보통명사로 ‘사기꾼’ ‘도둑’이라는 말과 같다”면서 “‘사기꾼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 ‘도둑 잡겠다’ 이런 말이 문제 될 것이 아니라면 보통명사(간신배)를 금지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준석은 “간신배 잡겠다고 했을 때 화나야 될 사람은 간신배밖에 없다”며 “간신배 표현을 잡겠다는 건 간신배들의 역정을 들고 간신배 편을 들겠다는 이야기다”라고 주장했다.
그냥 “뭐든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자”고 반론을 펴면 될 일이었다. “그러는 너도 간신배다”라는 식의 궤변으로까지 나아갈 필요가 있었을까. 아니 그건 궤변이 아니라 상대 정당과 싸울 때 쓰던 화법의 전형이었겠지만, 당내 행사에서 왜 자기편의 저변을 더 넓혀나갈 생각을 하지 않고 그렇게 축소지향적 탈레반 자세를 보였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보수 진영 전반에 걸쳐 윤석열의 권위주의적 행태에 대해 강한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던 상황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당시 동아일보 부국장 이승헌의 2월 8일자 칼럼을 보자. 그는 “친윤이 들어선 뒤 그야말로 칼춤이 벌어지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같은 편이었다가 온갖 수단을 동원해 쳐낸 사람만 이준석을 시작으로 김종인, 나경원, 안철수까지 이어지고 있다. 내쳐진 사람도 잘못이 있지만, 군사정권 이후 정치권에서 이렇게 집단 린치가 집중플레이포커머니상적으로 자행된 건 본 적이 없다. (…) 이걸 방치하면, 설령 김기현 의원이 대표가 되더라도 그 후폭풍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이런 환경에서 몸과 머리가 얼어붙어 친윤 외 어느 누가 제대로 움직이겠나. 21세기 한국 정치에서 처음 보는 이 비정상을 윤 대통령은 바로잡아야 한다.”
이승헌의 선견지명(先見之明)이 돋보인다. “김기현 의원이 대표가 되더라도 그 후폭풍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는 말은 나중에 한 치의 오차 없이 실현됐으니 말이다. ‘집단 린치’의 경우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이 분노하는 일에 대해선 점잖게 말할수록 설득력과 울림도 커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준석은 그런 메시지 차별화에 별 관심이 없었다. 시종일관 돌직구나 독설 일변도였다.
2월 9일 이준석은 김기현이 당대표에 당선되지 못할 경우 “당장 용산(대통령실) 참모 전원을 해고해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에 이번에 이 많은 걸 한 다음에, 용산이 원하는 대로 김기현 대표를 못 만든다? 그러면 어떻게 새로 선출된 대표랑 얘기를 하겠나?”라며 “‘대통령이 당신을 죽이고 싶었는데 못 죽였다. 그렇지만 풀자’ 이게 되나? 그러니까 지금 대통령보다 참모진이 더 달아올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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