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가 상승, 환경 오염 등 시대의 변화에 따라
하이브리드나 전기차 같은 차량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화석연료 자동차에 요구하는 기본적인 환경 성능이 크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유럽연합에서 지정한 유로 기준이죠.
유로 기준은 1993년부터 적용된 환경 성능 기준인데
이 기준에 맞지 않는 차량은 유럽내 신차 판매가 불가능합니다.
국내에서도 최신 유로 기준을 만족한 디젤 차량에는
환경개선 부담금이 면제되는 등의 특혜가 있습니다.
하지만 늘어난 것은 몰라도 빠진 것은 아는 것처럼
환경성능을 만족시키기 위해 성능을 포기하면 소비자들이 외면하기 마련이죠.
고성능을 유지하며 환경 성능을 높이려면 어떤 기술이 필요할까요?
폭스바겐 골프에 적용된 1.4L TSI 엔진. 다운사이징의 대표적인 모델로 꼽힙니다.
엔진 다운사이징 engine downsizing
최근 자동차업계에서 엔진다운사이징이 큰 화두죠.
엔진의 배기량을 낮춰 연비와 배출가스를 줄이면서
출력은 예전과 동일하게 내는 것이 엔진 다운사이징의 핵심입니다.
이를 가능케 하기 위해 직분사 기술, 터보차저 등의 과급기가 적극 사용되고 있습니다.
과급기는 쉽게 생각해서 공기를 압축하는 장치를 말합니다.
일반적인 엔진들은 피스톤이 하강할때 발생되는
부압(공기를 엔진 내부로 끌어들이는 힘)만큼만 공기를 흡입하게 됩니다.
부압이 작으면 흡입되는 공기량은 줄어들게 되고, 부압이 크면 흡입되는 공기량은 많아지게 되지요.
따라서 엔진에는 원래 설계한 배기량보다 많은 공기가 흡입될수 없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과급기를 설치하면 엔진 배기량과 상관없이 과급압력을 조절하여
월등히 많은 공기를 넣을수가 있게 됩니다.
따라서 출력이 상승하게 되겠죠?
포드 에코부스트 엔진처럼 배기량과 기통수를 낮추면서 과급기를 사용해 출력을 끌어올리는 것은
이제 배기량이 큰 미국차에서 뿐 아니라 유럽차에서도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그뿐 아니라 배기량이 작은 소형차에서도 4기통을 3기통. 2기통으로 줄이면서 배기량을 더 줄이는
다운사이징이 진행되고 있죠. 폭스바겐이 개발한 1.2TSI 엔진은 4기통 대신
3기통 1.2L 직분사 엔진에 터보를 조합해 최고출력 105마력, 최대토크 17.8kg.m를 냅니다.
터보차저의 구조
- 터보차저
엔진으로부터 나온 배기가스를 모아 터빈을 돌리고,
터빈의 회전축 반대편에 원심 펌프를 달아 과급하는 장치가 터보차저입니다.
즉, 배기가스가 나오는 힘을 이용해 흡입되는 공기를 압축하는 것입니다.
6기통 이상 엔진에서는 같은 사이즈 터보차저 2개를 사용하며
부가티 베이론처럼 4개를 사용하는 엔진도 있습니다.
터보차저는 공회전 때나 엔진 회전수가 낮을 때에는 배기압이 약해
흡기를 압축시킬 만큼 충분히 터빈이 돌지 않고,
웬만큼 엔진 회전수가 높아져야 출력상승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단점입니다.
출력이 높아질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터보차저 엔진 특유의 현상을 터보 랙(turbo lag)이라고 합니다.
요즘에는 터보랙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었습니다.
크기가 다른 두 개의 터빈을 순차적으로 작동시키는 시퀀셜 트윈 터보,
배출가스 통로를 2개로 나누어 가스 속도를 높이는 트윈 스크롤 터보
그리고 최신 디젤차에 많이 볼 수 있는 VGT(Variable Geometry Turbo)등이 있습니다.
- 트윈 차저
저회전에서는 수퍼차저, 고회전에서는 터보차저를 작동시키는 방식으로
각각의 회전영역에서의 단점을 극복하고 최대의 효율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최근 폭스바겐이 트윈차저 엔진을 적극 채용하고 있는데
1.4TSI 의 경우 1.4L의 소배기량으로 6기통급 성능과 연비를 냅니다.
이 유닛은 배기량이 1.4L에 불과하지만 저회전은 수퍼차저,
고회전은 터보차저가 과급하는 트윈차저 방식을 채택해 160마력의 최고출력을 내고 24.5kgR28;m의 토크를 1,500~4,500rpm의 넓은 영역에서 발휘합니다.
- 수퍼차저
공기 펌프를 이용해 흡입되는 공기를 압축한다는 원리는 같지만
크랭크샤프트의 회전력을 이용해 공기 펌프를 돌린다는 점이 터보차저와 다릅니다.
다른 말로는 기계식 과급기라고도 합니다.
터보차저보다 먼저 등장한 기술로 터보차저와 같은 터보 랙이 없고
터보차저처럼 배기매니폴드 작업이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크랭크샤프트에서 벨트 등을 통해 연결해야 하고
엔진 시동이 걸리는 순간부터 작동하기 때문에 저회전부터 과급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반면
고회전에서는 효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공기저항계수 Coefficient of drag
공기저항계수는 자동차가 공기 속을 달릴 때의 저항력을 수치로 나타낸 것입니다.
흔히 Cd로 표시하는데, 이것은 공기저항계수의 영어 표현인 ‘Coefficient of drag’의 약자입니다.
같은 면적의 평평한 앞면을 가진 정육면체가 바닥에 직각으로 놓인 상태로
공기 속을 움직일 때의 저항계수를 1로 보았을 때,
특정한 형태를 가진 물체가 받는 저항력을 상대적으로 계산한 거죠.
차가 달릴 때 받는 공기의 저항력은 차체의 단면적에 비례하고 속도의 제곱에 비례합니다.
따라서 차의 앞면이 평평하고 속도가 빨라질수록
차가 공기 저항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힘을 필요로 합니다.
차의 형태가 날렵하고 차체의 단면적이 작을수록 공기저항계수가 작아져
빠른 속도를 내는 데 유리하고, 연료소모율도 낮출 수 있죠.
공기저항(엄밀히 말하면 공기저항계수)이 10% 낮아지면
차의 연비가 2%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최근 일반적인 승용차 공기저항계수는 0.27~0.34사이입니다.
실제 공기저항은 공기저항계수와 차의 단면적을 곱한 것이기 때문에
Cd가 낮은 차라도 단면적이 크다면 공기저항은 커지게 됩니다.
최근 자동차 회사들은 보디를 매끈하게 다듬을 뿐 아니라 차체 바닥을 평평하게 만들고
차체 뒤쪽에서 생기는 와류를 줄이는 등 Cd를 낮추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기저항계수가 낮은 것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공기저항계수가 낮으면 빠른 속도에서 차체가 떠오르려는 힘(양력)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날렵한 형태의 스포츠카들이 차체를 낮추고 양력을 줄여주는 스포일러를 다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죠.
자동차의 공기역학을 논하는 가운데 절대로 빠질 수 없는 역사적인 차가 있죠.
대우 에스페로
1990년 8월에 한국에 등장한 대우 에스페로는 TV 광고에 영화 탑건 ost와 함께 전투기와 같이 질주하며
중간에 공기저항계수 0.29라는 카피를 넣어 자동차와 공기저항계수의 관계를 널리 알렸습니다.
에스페로의 프런트는 라디에이터 그릴을 없애고 앞 범퍼 아래에 큰 에어댐을 만들어
공기역학적으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해 0.29Cd라는 놀라운 수치를 나타내었습니다.
에스페로의 0.29Cd라는 수치는 2008년 출시된 제네시스가 0.27Cd로
1위 자리를 차지할 때까지 무려 18년간 국산차 공기저항계수 1위를 고수했습니다.
에코 타이어
타이어는 차량과 지면 사이에서 항상 존재하는 부품으로 주행시 큰 영향을 줍니다.
주행 중 발생하는 회전저항은 엔진에서 발생한 힘을 소모시켜 연비를 나쁘게 합니다.
에너지관리공단의 연구에 의하면 타이어 회전저항이 10%감소하면
약 1.74% 연비 개선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에코타이어는 최신 구조설계 기술과 컴파운드(타이어 고무)기술을 통해
회전저항을 감소시켜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주는 친환경 타이어입니다.
사실 에코 타이어와 일반 타이어 사이에 확연히 구분되는 점은 없습니다.
다만 2012년부터 도입된 '타이어 효율등급제도'에서
높은 등급을 받은 타이어를 '에코 타이어'라고 할 수 있겠죠.
- 타이어 관리를 통한 연비 절감
각 회사에서 타이어 효율등급 1등급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습니다만
타이어 회전저항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타이어의 공기압이기 때문에
기존 타이어에서도 공기압을 적절히 조절하면 연비 향상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승용차는 35psi, 무게가 더 무거운 SUV차량은 40psi정도가 효과적인데,
너무 낮은 공기압에서는 접지면이 증가하여 연료 소비가 커집니다.
반대로 공기압을 너무 높이면 타이어가 파열되거나 쉽게 펑크가 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그 외에도 타이어 마모 상태, 휠 얼라이먼트 정렬도 연비에 영향을 미칩니다.
-TPMS(Tire Pressure Monitoring System)
TPMS는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를 말합니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에는 대부분 TPMS가 적용되어 있습니다.
타이어 공기압이 너무 낮거나 높을때, 펑크가 났을때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미국에서는 TPMS를 의무 장착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2013년부터 모든 승용차, 3.5톤 이하 승합차, 특수차에 의무 장착해야 합니다.
현대모비스에서 국산화한 TPMS 유닛.
최근 자동차와 대체에너지, 친환경 개발이 요구되면서
자동차의 성능과 관련된 이슈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전기차, 연료전지차는 환경친화적이지만 아직 그 성능은 갈길이 멉니다.
현실적으로 보면 현재 이용 가능한 차량을 좀더 환경 친화적으로 바꾸는 것이 합리적이죠.
기존 차량의 성능을 유지 및 개선하면서 친환경적으로 접근하는 기술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친환경 기술의 발달로 서울에서도 맑은 공기, 아름다운 은하수를 볼 수 있게 될 그날을 기대해 봅니다.
오늘의 보배드림 이야기 여기서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