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보배드림 이야기에서는 시대를 풍미한 걸작 레이스카
포드 GT40에 대해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포드 GT40의 등장
1960년대 초반, 포드 자동차의 오너였던 헨리 포드 2세는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모터스포츠 분야에 진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 가장 효과적이었던 것이 바로 르망 24시 내구 레이스.
하지만 포드는 르망 24시 출전 경험이 부족했죠.
포드는 이 경험을 빠르게 손에 넣기 위해
1960년대 초반 르망 24시에서 독주하던 페라리를 매수하려고 했습니다.
포드는 수백만 달러를 투자해 페라리 공장 자산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고 협상에 들어갔습니다.
1964년 르망 24시에 참가해 사르트 서킷을 달리고 있는 페라리 275P.
페라리는 1961년부터 1965년까지 르망 우승을 독점했습니다.
하지만 협상이 끝나갈 무렵 모터스포츠 부문에서 '포드'마크를 달지 않은 채
단독 출전을 원했던 페라리는 돌연 협상을 취소했습니다.
엔초 페라리의 일방적인 협상 파기에 화가 난 헨리 포드 2세는 자사 레이스 부문에
세계적인 내구 레이스 서킷에서 페라리를 타도할만한 머신을 제작할 방법을 찾으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포드는 로터스, 롤라, 쿠퍼 등과 협상을 시작했습니다.
쿠퍼는 GT레이스나 프로토타입 레이스에 참가한 경험이 없었고 F1에서 실력도 쇠퇴하는 중이었습니다.
로터스는 이미 인디 500 프로젝트에서 포드의 파트너로서 참가한 바가 있었지만,
로터스-포드 라는 이름으로 참가를 원했고 태도도 딱딱했습니다.
포드 경영진들은 로터스가 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다룰만한 실력이 있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1963년 르망 24시에 참가한 롤라 마크 6. '롤라 GT'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롤라 마크6는 당시 가장 발전된 레이스카중 하나였고, 1963년 르망에서 주목할만한 성능을 보여줬습니다.
결국 롤라의 제안이 선택되고, 포드의 V8엔진을 롤라 마크6(롤라 GT)에 탑재하기로 했습니다.
롤라의 사장인 에릭 브래들리와의 제휴를 수락한 뒤, 두대의 롤라 마크6가 포드에서 제작되었습니다.
최초의 '포드 GT', GT/101은 1963년 4월 1일 잉글랜드에서
처음으로 공개되었고, 이후 뉴욕에서도 전시되었습니다.
GT40은 처음에는 그저 '포드 GT'라고만 불렸는데,
대회 규정을 아슬아슬하게 맞춘 낮은 차체 높이(40.5인치) 때문에 GT40이라고 불리게 됩니다.
최초의 GT40은 롤라 GT와 로터스 29에 쓰였던 4.2리터 페어레인 엔진을 탑재했습니다.
포드 GT40이 처음으로 레이스에 참가한 것은 1964년 3월 뉘르부르크링 1000km 내구 레이스.
이 레이스에서 포드 GT40은 서스펜션 파손으로 리타이어를 하고 맙니다.
3주 뒤 르망 24시에도 출전했지만 투입된 3대 모두 리타이어했습니다.
1965년에도 4대가 출전해 랩 레코드와 최고 시속 기록을 갱신해 기대를 모았지만,
아쉽게도 4대 모두 리타이어하고 말았습니다.
부진한 초반 분위기를 반전 시킨 것은 1966년.
1964년과 1965년에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섀시를 더욱 강화하고
7리터 엔진을 실은 마크2는 1966년 르망 24시 레이스에서 1,2,3위를 휩쓸었습니다.
1967년에는 알루미늄 허니컴 구조의 섀시와 캬브레터 추가로 출력을 더욱 강화 또다시 우승을 합니다.
1968년부터는 차량 규제가 강화되어 포드는 직접적인 레이스 활동을 그만두었지만,
머신은 개인 참가자들에 의해 계속 개량되어 1968년, 1969년에도 우승을 거두게 됩니다.
4가지 모델로 구분되는 GT40
- GT40 Mk I
Mk I 은 오리지널 포드 GT40입니다.
처음 생산된 프로토타입은 4.2리터 V8엔진을 탑재했고,
양산 모델은 포드 머스탱에 쓰인 4.7리터 엔진을 탑재했습니다.
뉘르부르크링 1000km 내구 레이스에서 주행중인 포드 GT40 Mk I
- GT40 Mk II
Mk I 의 개량형. 포드 갤럭시에 쓰인 7리터 엔진이 탑재되었습니다.
1966년 르망 24시 레이스에서 1,2,3위로 골인하고 있는 포드 GT40 Mk II
- GT40 Mk III
Mk III는 로드 버전으로 제작된 GT40입니다.
Mk I을 기반으로 공공도로 주행용으로 디튠한 차량이죠.
엔진은 4.7리터 엔진을 335마력으로 출력을 낮추어 탑재했습니다.
수납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뒷부분이 더 길어졌고,
공공도로에 맞추어 서스펜션을 부드럽게 했습니다.
많은 부분이 변경되어 있지만 레이스 모델과 비슷한 부분도 상당수 남아 있습니다.
포드 GT40 Mk III
- GT40 Mk IV
에어로다이내믹 개선을 위해 디자인이 상당히 변경된 것이 특징입니다.
차량 전체 무게는 Mk II에 비해 140kg가벼워진 1,210kg.
엔진은 Mk II와 같은 7.0리터 엔진을 사용합니다.
Mk IV는 단 두번 출전했는데, 1967년 세브링 12시간 내구레이스와
1967년 르망 24시간 내구레이스 모두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Mk I 과 Mk III가 영국에서 제작된 것과 달리 Mk II와 Mk IV는 미국에서 제작되었습니다.
포드 GT40 Mk IV
전설의 부활 - 포드 GT
포드 GT40은 매력적인 디자인과 희소성 덕분에 레플리카 차량의 단골 메뉴였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봤자 레플리카는 레플리카. 오리지널을 뛰어넘을수는 없죠.
* 레플리카 : 양산차나 직접 만든 섀시로 다른 차량의 디자인을 흉내내어 만든 차량.
포드 팬들의 GT40 부활에 대한 열망은 갈수록 커져갔고,
2002년, 포드는 회사 설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뉴 GT40 컨셉'을 공개했습니다.
2002 포드 GT40 컨셉
그런데 실제로 양산 차량으로 등장한 모델은 'GT40'이 아니고 그냥 '포드 GT'였습니다.
GT40의 40이라는 숫자는 꽤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어째서 이름이 바뀐 걸까요?
포드는 Mk I 을 완성해서 발표할 당시 '포드 GT'라고 발표했습니다.
GT40이라는 이름은 일종의 별명으로 40인치에 불과한 높이로 인해 붙은 것이었습니다.
포드가 정식으로 사용하지 않은 'GT40'이라는 상표권은
영국 기업인 Safir Engineering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기업이 GT40의 생산을 종료하면서 상표권을 포함한 모든 파츠, 툴, 디자인 등을
미국 오하이오 주에 있는 'Safir GT40 Spares'에 넘깁니다.
포드는 2002년 컨셉 카를 발표하면서 이 회사의 'GT40'상표의 라이센스를 받아
'뉴 GT40 컨셉'이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이후 두 회사간의 협상은 결렬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양산 버전 '포드 GT'는 'GT40'이라는 이름을 달지 못했죠.
또, 양산 차량은 오리지널 차량과 비슷한 디자인이지만, 더 커졌고, 더 넒어졌고, 3인치가 높아졌습니다.
이때문에 포드 GT는 GT43이라는 이름이 붙을 가능성도 있었죠.
2005 포드 GT
포드는 자사 차량중 슈퍼카라고 부를 만한 차량이 없었습니다.
고성능 차량은 종종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고성능 버전이지 처음부터 슈퍼카로 기획된 차들은 아니었죠.
포드는 자사 대한 이미지를 개선시키기 위한 최고급 럭셔리 슈퍼카가 필요했고,
포드 GT40은 그에 딱 맞는 차량이었죠.
포드 GT는 GT40의 유전자를 그대로 계승하면서
최신 기술을 사용해 완전히 새로운 차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컨셉 카를 연상시키는 인테리어. 레이스카를 지향하는 차 답게 상당히 심플한 인테리어로 되어 있습니다.
오리지널 GT40 레이스카 처럼 일렬로 배열한 계기판도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오리지널 GT40의 디자인을 그대로 반영한 매력적인 디자인에,
알루미늄 파이프 각재를 용접하여 만든 스페이스 프레임,
558마력을 자랑하는 트윈 스크류 타입 슈퍼차저가 달린 V8 5.4L 모듈러 엔진 등
슈퍼카중에서도 최고 수준의 성능을 자랑합니다.
포드 GT의 엔진룸. 레이스카를 연상시키는 타이트한 설계를 볼 수 있습니다.
포드 GT는 100주년 기념차량으로 13만 9,995달러의 가격으로 출시되었습니다.
출시 직후부터 큰 반향을 일으켜 처음 생산된 포드 GT는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 옥션에서 55만 7천달러에 낙찰되기도 했습니다.
2005년부터 2006년까지 2년간 4038대가 생산되었습니다.
10만달러가 넘는 슈퍼카로서는 상당히 많은 숫자죠.
미국 레이스카의 자존심
포드 GT40은 유럽 메이커와 경쟁에서 밀리던 미국차의 자존심을 단번에 세워줬습니다.
GT40은 그 역사적 상징성 덕분에 오랜 기간 대중들에게 사랑받으며 명차로 기억되었죠.
그 환상속의 명차는 40년이 지나 더욱 완벽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애니메이션 '카'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라이트닝 맥퀸'.
라이트닝 맥퀸은 GT40, 닷지 바이퍼, 쉐보레 콜벳 등 미국의 고성능 차량들을 닮아 있습니다.
최근 한국 자동차 업체들의 성장이 눈부십니다.
미국에서는 재고가 모자라 팔지 못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죠.
하지만 그들에게 아직도 한국 자동차는 '가격에 비해 좋은'차에 불과합니다.
한국 자동차가 진정으로 미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포드 GT40처럼 정말 가슴설레는 명차를 하나쯤 선보여야 하지 않을까요?
오늘 보배드림 이야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