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쇼룸에 전시된 '후지와라 두부점(자가용) AE86'.
이니셜D 영화에 출연했던 차량입니다.
(참고로 이니셜D 영화는 홍콩에서 만든 것으로 완성도는 다소 떨어지는 편.)
토요타 스프린터 트레노(이하 AE86)는 1983년 제작된 FR 스포츠카입니다.
1983년 당시 대부분의 차량 제작 공정을 FF방식으로 전환하고 있었던 토요타는
기존 FR 승용차 제작 공정을 활용하기 위한 자동차를 개발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코드명 AE86, 스프린터 트레노/코롤라 레빈이었습니다.
사실 이 자동차는 스포츠카로 부르기엔 다소 부족한 모델이었지만,
작고 가벼운 차체에 1.6리터 DOHC에 130마력을 발휘하는,
당시로서는 강력한 엔진을 탑재하여 젊은 층에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4A-GE 라고 하는 이 엔진은 직렬 4기통 자연흡기 방식으로 130마력을 냈기 때문에
터보엔진과는 다른 가볍고 빠른 리스폰스를 자랑해 가벼운 차체를 자유자재로 움직이기에 충분한 엔진이었습니다.
AE86에 탑재된 4A-GE엔진
당시 일본에서는 드리프트가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AE86은 가볍고 다루기 쉬운데다가 130마력의 충분한 출력,
그리고 드리프트에 필수인 LSD를 옵션으로 달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AE86은 하시리야(공공도로를 달리는 레이서)들에게 큰 인기를 얻어
드리프트 머신으로 널리 알려지게 됩니다.
경량 FR스포츠로서 이름을 날린 이 차량은 당시에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었지만
출시후 거의 30년이 된 아직까지도 유명세를 떨치게 계기는
슈이치 시게노 作 "이니셜D" 라는 만화책에 등장하면서부터입니다.
이니셜D는 당시로서도 낡은 기종인 AE86이라는 자동차를 가지고
최신 스포츠카를 이기는 장면을 연출하여 많은 젊은이들에게 AE86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었습니다.
(참고로 이 만화책이 처음 연재된 시기는 1995년 경입니다)
AE86 코롤라 레빈 쿠페
사실 AE86이라고 하면 트레노를 지칭하는 것으로 굳어졌지만 AE86에는 레빈이라고 하는 형제차가 있습니다.
트레노는 스페인어로 "번개" 레빈은 "천둥"이라는 의미로
두 차량은 프런트 마스크의 형상만 다를 뿐 나머지는 거의 동일한 차량이었습니다.
리트랙터블(접이식)헤드라이트 덕분에 더욱 스포티한 형태를 가진 트레노가 더 인기가 있었습니다.
반면, 트레노이긴 하지만 AE86이 아닌 차도 있습니다.
트레노 라인업중 하위 모델인 AE85가 그것인데,
이 차는 같은 섀시를 사용하지만 80마력도 안되는 SOHC엔진을 탑재하고 있어 매우 인기가 없었습니다.
귀한 정도로 따지면 AE86보다 AE85가 훨씬 귀할 정도죠.
이런저런 이유로 AE86은 "스프린터 트레노/코롤라 레빈 GT APEX"를 말하게 됩니다.
쿠페 버전의 AE86 트레노도 있습니다.
토요타는 전설적이라고 할 만큼 널리 퍼진 AE86의 이름을 다시 활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것이 2012년 4월 6일 출시된 토요타 86입니다.
토요타 86. 이름과 레이아웃을 제외하면 AE86과 공통점은 거의 없습니다.
정식 출시를 앞두고 코드명 대신 86라는 단순한 이름으로 변경되었는데,
일본에서는 단순하게 하찌로꾸(86)라고 불리는 AE86의 인기에 편승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해 보입니다.
토요타가 노리는 것이 무엇이든, 오랫만에 선보이는 일제 경량 FR 스포츠카는
독특한 존재감을 무기로 자동차 매니아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어쩌면 다시한번 드리프트 열풍을 불러 모을지도?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http://ja.wikipedi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