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인간에게 기쁨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차가운 사물에 뜨꺼운 감성을 불어넣는 철조각가 최영관님을 찾아뵈러 간 그 곳에서 접한,
가장 먼저 눈에 띈 문구였습니다.
작업실 벽에는 작품에 대한 도안을 비롯하여, 다양한 작가의 작품세계를 조금이나마,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어떤 영감이 떠오를 것 같은 강렬한 느낌의 짧은 문구에서도
작가의 작품에 대한 예술적 고뇌를 엿볼 수 있었으며, 흩어진 듯 보이지만,
작가의 기준에 맞춰 정렬되어 있는 작업공간에서는 묘한 기분마저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조각가구요. 미술가라고 할 수도 있어요.
부모님의 바램으로 사범대를 졸업했지만, 현재는 교육자보다 조각가로 불리는 게 더 좋습니다.
철을 많이 다루고 있구요. 그래서 이번 전시회는 이름을 바꾸고자 합니다.
'Steel choi' 로 말이죠. 이렇게 얘기하면 웃는 사람도 있고, 재밌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지나온 많은 전시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회는 무엇인가요?
난로전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난로에 담겨있는 따뜻한 감정과 그 속에 내재된 정을 느낄 수 있어 더욱 좋았어요.
난로를 보면,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녹이려는 어릴 때 기억은 물론,
엄마같은 포근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 어릴 때, 불장난하면 혼나기도 많이 혼났죠. 하지만, 불장난이라는게 참 재미있기도 했구요.
그런 추억들이 모여, 이뤄진 난로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불을 담을 수 있는 따뜻함을 전할 수 있어 더욱 의미 있었던 난로전이었습니다.
또한, 난로라는 것이 만들고 난 후에는 바로 실생활에서 활용도 가능하기 때문에
작품을 하고 난 후에는 실생활에서 거의 사용하는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간혹 소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 활용을 하더라구요.
그래서 때로는 예술가가 아닌, 수리공이 되어 사후관리를 해주기도 합니다. 일종의 AS죠. 하하하
철조각가로서의 삶을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버지께서 포스코 기술자로 종사하셨습니다.
그 때문에 어렸을 때 저의 놀이터는 포스코 운동장이었구요.
어린시절, 철을 녹이는 작업을 직접 하시는 아버님의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봤습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철'과 친해지게 되었는데요.
철조각가로의 진로에 대한 집안의 반대는 심했습니다.
그 당시에 선생님이라는 직업이 최고로 손꼽히다 보니, 집안의 반대를 거스를 수 없어,
사범대에도 입학했지만, 정해진 틀이 너무도 싫었고, 보다 자유분방한 삶을 원했습니다.
막상 해보니 맞지 않는 부분도 너무 많았구요. 양복도 저랑 어울리지 않더군요.
정해진 틀이 너무 싫었기에, 더욱 자유분방한 삶을 원하게 되었고, 그래서 현재가 있습니다.
그 덕분에 지금은 많이 편해졌습니다.
작업하실 때, 영감은 주로 어디에서 얻으시나요?
작업에 대한 모든 영감은 생활 속에 있습니다.
친구, 동료 등 가까운 사람들에게서 얻기도 하구요.
이렇게 영감을 얻을 수도 있고, 사람을 통한 만남이 매력적이라, 커피전문점도 차리게 되었죠.
하지만, 작품이라는 것이 저에게서 비롯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 자체에서 아이디어를 얻게 됩니다.
작품을 통한 예술의 소재로 철을 사용하시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철이 주는 강인함은 매력적입니다.
그런 강인함과 차가움에서 비롯되는 따뜻함은 철의 또 다른 매력이기도 하구요.
철이라는 것은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꼭 필요한 소재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철의 또 다른 매력 하나는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상대적으로 나무는 재활용에 있어서 많은 제약이 따르지만,
철은 재활용을 하더라도 티가 거의 나지 않기 때문에 경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기에 철은 소재 자체가 매우 중요하죠.
그래서 작업실의 철을 모아서 팔고, 작업을 위한 또 다른 철을 구입하기도 합니다.
한낱 고물로 전락하더라도, 물물교환처럼 재활용이 가능해서 좋습니다.
나무를 소재로 활용하실 때, 재활용을 하시는 이유는?
환경보호를 위해서 입니다.
사람들은 천년된 나무를 보고 그걸 베어 사용함은 물론, 그 것에 엄청난 가격을 매기죠.
그렇게 소중한 자원인 나무의 살아있는 모습을 한 번 보기도 어려운데, 그렇게 된다면
그 나무가 죽은 후에도 못 보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 이유로, 가공이 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나무를 활용합니다.
물론, 작품을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오브제가 주어지고 나면
아이디어가 거기에 맞게 구성이 되더군요.
철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상한 모습의 소재인 경우에도, 최대한 손상되지 않게 만들려하면,
신기하게도 그렇게 만들어 집니다.
그 소재에 담겨있는 그 역사와 이야기를 작품에 그대로 반영시킵니다.
조각할 때, 컨셉은 주로 어디에서 얻으시나요?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라고 들어봤나요? 너무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많은 영감을 얻게 되는데요.
보고 또 봐도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지' 라는 생각이 들 만큼 놀라움을 감출 수 없는 영화입니다.
만약 '은하철도 999'를 몽환적인 느낌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 이 영화에서도 그렇습니다.
작업을 하시다가 슬럼프에 빠지신 적이 있으신가요?
저에게 있어 슬럼프란, 노력을 하지 않을 때 생기는 것이라고 봅니다.
슬럼프를 운운하는 운동선수나 작가는 노력이 부족해서 생기는 일종의 게으름으로 생각되더군요.
작품을 바라보는 저의 기준에서는 슬럼프던 그렇지 않던 모든 것이 자기에게서 비롯되는 것이기에
그 모든 것 역시 자신의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그 자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려고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작품에 대한 평가는 제 3자가 하는 것이니까요.
다시말해, 지금 하고 있는 작품활동에 대해 그 만큼 열정이 있습니다.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그만둬야 하지 않을까요?
앞으로의 향후 계획은?
전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올드(old)투어'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특히, 벤츠 G바겐을 구입하여 더욱 의미있는 일정을 계획하고 있죠.
그런데 생각보다 구하기가 어려워, 일본에 있는 동생을 통해 구입 해올까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G바겐과 함께하는 '올드(old)투어' 일정은 1년 정도 예상하고 있구요.
영상, 사진, 드로잉, 퍼포먼스 등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촬영하면서
모은 자료 등으로 기획전 형식으로 완성하고 싶어요.
앞에서도 얘기했던 것처럼, 사람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하게 여기며,
사람의 정과 정은 서로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여기서 잠깐!
최영관님의 작업실 모습 및 작품들을 감상해 보실까요?
큼직하고 거칠어 보이는 물건이지만, 잘 정리정돈된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무시무시해 보이지만, 이 물건들은 철에 예술적 혼과 따스함을 불어 넣어 줄 소중한 도구입니다.
작품을 매만지는 손길에선 자식을 대하는 것과 같은 사랑이 듬뿍 담겨있습니다.
무척이나 견고한 느낌의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습니다.
둔탁하고 거칠고, 차가운 철에서 최영관 작가님의 섬세함이 듬뿍 담긴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애정어린 눈빛으로 소중한 작품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최영관님의 소중한 애마와 함께 '찰칵!' 차량에 대한 관리에서도 작가의 섬세함이 느껴집니다.
오늘 보배드림이 만난사람, 철조각가 최영관님 이야기. 어떠셨나요?
그렇게 만난 예술가 최영관님은 풍기는 인상에서도 거친 듯, 정제되지 않은 분위기에서도
선한 미소와 매력적인 분위기를 간직하고 계셨습니다.
최영관님의 손을 거쳐 새롭게 태어나는 철과 최영관님이 무척이나 닮아 있었다고 해야할까요?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일 줄 아시며, 그 속에 감춰진 매력을 찾아내시는 최영관님의 작품세계.
그 만큼이나, 저희를 되돌아 볼 수 있었던 의미있던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오늘의 보배드림이 만난사람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다음 보배드림이 만난사람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