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9일, 한글 반포를 기념하고 한글의 연구·보급을 장려하기 위하여 정한 한글날입니다.
자랑스런 우리말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일깨워주는 날인데요,
1990년부터 공휴일 지정이 폐지되어 한글날을 모른 채 지나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오늘 보배드림 이야기에서는 한글날을 기념하여
'올바른 자동차 용어'라는 주제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못된 자동차 용어들
자동차는 우리의 것이 아니고 해외에서 들여온 물건이기 때문에
많은 자동차 용어가 외래어로 되어 있습니다.
대체어가 없는 이상 외래어를 사용하는 것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요.
하지만 '외국인도 못 알아듣는 외래어'가 남발하고 있어 문제가 되는 실정입니다
잘못된 자동차 용어 중 가장 많은 표현은 일본어와 관련된 용어들입니다.
국내 자동차 기술 수준이 낮았을 때, 국산차 업체들은 주로
일본차 업체들과 기술제휴를 하는 방식으로 기술 부족을 보충했습니다.
한국 최초의 자체 모델인 현대 포니는 미쓰비시의 기술 제휴를 받은 차량이고,
한국 최초의 세단 모델인 기아 브리사는 마쓰다 파밀리아를 베이스로 하고 있죠.
그외에도 대우차의 전신인 신진자동차는 토요타와 기술제휴를 했습니다.
이처럼 한국 자동차 산업 초기에는 일본의 영향이 컸고,
일본에서 기술을 배워 온 자동차 기술자들은 일본어 자동차 용어가 익숙했습니다.
그 후,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일본어 계열 자동차 용어들은 현장에서 계속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비를 하러 갔을 때, 고객과 기술자가 서로 용어 전달이 안되는 등
소통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자주 생깁니다.
잘못된 표현은 하루빨리 바로잡고, 올바른 표현을 사용해야겠죠?
기타 잘못된 표현
삼발이 : 클러치 압력판. 예전에는 릴리즈 레버가 발처럼 세개가 나와 있어 삼발이라고 불렀지만 지금은 다이어프램 형태로 바뀌었기 때문에 삼발이라고 부르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썬팅 : 틴팅(tinting)이 올바른 표현.
올바른 외국어 표기법
외래어로 정착하여 널리 쓰이고 있는 표현이 있다면 그를 따르는 것이 좋지만,
외국어 표기를 한글로 바꾸어야 할 경우에는 쓰는 사람에 따라 표기법이 천차만별인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외국어와 한국어 발음은 100% 같지 않으므로 표기 방법도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능하면 표현 방법을 통일해 두는 편이 의사소통이 편해집니다.
그에따라 국립국어원에서는 외래어에 대한 표기 원칙을 제시하고 있는데,
상당히 자세하게 규정되어 있어 이에 따르면 대부분 큰 혼란 없이 표기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미 우리나라에서 일상적으로 굳어진 표현인 경우 해당 표현을 우선시합니다.
예를 들어 펑크의 원래 표현은 '펑처'지만
펑크라는 표현이 널리 퍼져 있어 표준 외래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상세한 표기 규정은 여기에 기술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하여 제 1장 표기의 원칙만 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제1장 표기의 원칙
제1항 외래어는 국어의 현용 24자모만으로 적는다.
제2항 외래어의 1음운은 원칙적으로 1기호로 적는다.
제3항 받침에는 'ㄱ,ㄴ,ㄹ,ㅁ,ㅂ,ㅅ,o'만을 쓴다.
제4항 파열음 표기에는 된소리를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제5항 이미 굳어진 외래어는 관용을 존중하되, 그 범위와 용례는 따로 정한다.
더 자세한 외래어 표기 규정은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또한 약 5만건 이상의 외래어 표기 용례도 준비되어 있어 검색을 통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국립국어원 http://www.korean.go.kr
자동차 메이커, 상표 등의 표기는?
'토요타' (규정대로 표기하면 '도요타') 나 폭스바겐(폴크스바겐) 등
외래어 표기법을 그대로 따르지 않는 메이커명이나 상표, 차량명 등이 종종 있습니다.
쉐보레도 굳이 따르자면 기존 관용을 존중해 '시보레'라고 해야 하겠지만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쉐보레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요.
이런 경우에 어떤 표기를 우선시해야 하는가는 정확히 규정되어 있지 않지만
1. 제조사측의 표기법을 우선 사용
2. 관용 표현이 있는 경우 우선 사용
3. 관용 표현이 없는 경우 외래어 표기법 규정에 따름
의 순서로 적용하면 큰 혼동 없이 외래어 전달이 가능합니다.
정확한 용어 사용이 정착될수록 의사소통도 편리해집니다
평소 잘못된 자동차 용어를 자연스럽게 쓰고 계시진 않으셨나요?
한글날을 맞이하여, 자동차 용어에 잘못된 용어가 얼마나 많은지
다시한번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위에 나오지 않은 용어중에서도 잘못된 용어를 알고 계신 분이 있으시다면
댓글을 통해 잘못된 용어와 바른 용어를 제시해 주세요.
보배드림을 이용해주시는 자동차 매니아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보배드림 이야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10월 10일 추가사항 : [피터팬]님의 댓글에 따라 다음과 같은 내용을 수정/추가합니다.
- '비후다'(디스트리뷰터)에 해당하는 대체어를 '배전기'로 수정하였습니다.
- '빵꾸'항목에 미국식 표현을 추가하였습니다.
대체어 '펑크'는 일본식 표현이지만 이미 널리 쓰이고 있는 관용어로서 표준어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본문 오류에 대한 지적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