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자동차 역사에 있어 언제나 "최고급 수퍼카"라는 위치를 지켜온 페라리.

페라리는 열정적인 레이스 활동과 더불어 레이스에서 얻어낸 수많은 기술들을

아낌없이 투입한 당대 최고의 스포츠카를 만들어 내 왔습니다.

오늘 보배드림 이야기에서는 페라리의 최고급 라인업을 지켜온 모델들을 소개합니다.

 

 

페라리 250 GTO (1962-1964)

 

페라리 250 GTO

 

250 GTO라는 이름의 250은 기통당 배기량(12기통이므로 3리터),

'GTO'는 'Gran Turismo Omologata'의 약자로

영어로 번역하면 'Grand Touring Homologated'라는 의미입니다.

말 그대로,  FIA의 그룹3 그랜드 투어링 카 카테고리에 출전하기 위한 호몰로게이션 차량입니다.

 

차체 구성은 그야말로 '레이스카'.

3.0L V12엔진을 탑재해 300PS라는, 당시로서는 경이적인 수치의 출력을 달성했습니다.

2도어 쿠페 형상의 바디는 보닛이 길게 뻗어 있고 엔진을 최대한 무게중심에 가깝게 배치하여

FR레이아웃임에도 MR레이아웃에 필적하는 이상적인 밸런스를 달성했습니다.

 

2008 페라리 히스토릭 챌린지에서 주행중인 250 GTO 

 

레이스에 참가하기 위한 모델인 만큼 레이스 수상 경력도 화려합니다.

처음 데뷔한 1962년 세브링 12시간 내구 레이스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인터유로파 컵 우승, 뚜르 드 프랑스 우승, 르망 24시 GT카테고리 부문 3년 연속 우승 등의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페라리 250 GTO는 최근 '가장 아름다운 페라리' 라고 평가되어

자동차 수집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차량으로 떠올랐습니다.

각종 클래식카 경매에서 매년 최고가를 갱신하고 있는데,

최근 3500만 달러(약 410억원)라는 놀라운 가격에 팔리기도 했습니다.

 

 

페라리 288 GTO (1984-1985)

 

페라리 288 GTO

 

페라리 288 GTO는 이름으로 알 수 있듯이 레이스 호몰로게이션을 위한 차량입니다.

페라리는 그룹 B 카테고리 레이스에 출전하기 위한

최소 생산량 200대를 만족하기 위해 이 차를 만들었는데,

1986년에 일어난 사고로 드라이버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FIA는 그룹 B를 폐지해 버리게 되고,

결과적으로 288 GTO는 레이스에는 전혀 참가하지 못하고

로드 버전으로만 남게 되었습니다.

 

비록 레이스에서 명성을 떨칠 기회는 놓쳤지만,

당대의 양산차중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차량으로 기록됩니다.

288 GTO는 2855cc V8 터보라는 다소 애매한 배기량을 가지고 있는데, 

당시 그룹 B 클래스의 엔진 배기량 제한은 4리터였고,

터보차저 엔진 배기량은 1.4배를 곱한 수치로 간주했습니다.

2855cc에 1.4를 곱하면 3997cc로 그룹 B 규정에 딱 맞는 배기량이 되죠.

400ps에 달하는 출력으로 0-100km/h가속 4초대에 진입했습니다.

최고속도는 304km/h로 공공도로 주행 가능한 양산 차량 중 최초로 300km/h를 돌파했습니다.

 

페라리 288 GTO 에볼루치오네

 

288 GTO를 기반으로 더욱 출력을 높이고 에어로다이나믹을 강화한 288 GTO 에볼루치오네는

940kg에 불과한 무게에 650hp의 출력으로 362km/h에 달하는 최고속도를 달성했습니다.

288 GTO 에볼루치오네의 공기역학적 디자인은 다음 모델인 F40에 큰 영향을 줍니다. 

288 GTO 에볼루치오네는 단 5대가 제작되었고 그중 한대는 마라넬로의 페라리 공장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페라리 F40(1987-1992)

 

페라리 F40

 

F40이라는 이름은 "페라리 40주년"을 기념하는 모델로서 붙은 이름.

250 GTO나 288 GTO는 레이스에서 이기기 위한 모델이었지만,

F40은 포르쉐의 도전에 대항하여 "공공 도로 최강자"를 차지한다는 목표로 개발된 모델입니다.

처음 예정은 400대 한정 생산될 예정이었지만 전세계에서 높은 인기를 얻어

추가 생산을 거듭, 총 1315대가 생산되었습니다.

 

피닌파리나에서 디자인한 바디는 케블라 섬유, 카본 섬유, 알루미늄 등이 복합적으로 사용되었고,

윈드쉴드와 창문은 유리 대신 가벼운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져 1100kg의 중량을 달성했습니다.

여기에 2936cc V8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해 478마력의 출력을 통해 

201mph(324km/h)의 최고속도를 냅니다.

양산 차량중 200mph를 돌파한 차량은 F40이 최초로,

1987년 출시후 1989년까지 양산 최고속의 자리를 지킵니다.

 

페라리 F40 실내

 

F40은 레이스카로서 제작된 차량은 아니지만,

당시 양산차에서는 생각할 수 없었던 다양한 레이스카 기술을 채용하여

레이스카에 버금가는 성능을 발휘했습니다.

0.34Cd에 불과한 낮은 공기 저항 계수를 가지는 바디에

오픈 휠 레이스카에서 가져온 커다란 리어윙과 언더 패널을 장착하여 다운포스를 확보했고

플라스틱 재질의 창문, 띠 하나로 대체한 도어핸들, 카펫도 없으며,

오디오 시스템 역시 탑재되지 않았습니다.

운전자를 꽉 잡아주는 깊은 버킷 시트는 별다른 쿠션도 없이

딱딱한 카본 시트 위에 가죽을 한 겹 씌웠을 뿐입니다.

 

레이스카로서도 높은 성능을 가진 차량인 만큼 각종 레이스에 출전해서 좋은 성적을 보였습니다.

1989년 IMSA의 라구나 세카 전에서 처음으로 레이스에 처음으로 출전하여 3위를 기록했습니다.

우승은 아니지만 경쟁 차량들이 스페이스프레임으로 만들어진 퓨어 레이스카임을 감안하면 놀라운 기록이죠.

 

페라리 F40 LM

 

F40중에는 F40 컴패티치오네(F40 Competizione)라는 모델도 있는데,

이 모델은 프랑스의 페라리 수입상이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에 참가하기 위해 만든 것입니다.

이 모델은 총 10대가 만들어졌고, 처음 만들어진 2대는 F40 LM(르망의 약자)으로 불렸지만

이후 8대는 르망이라는 너무 제한적으로 느껴지는 이름 대신 F40 컴패티치오네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F40 LM은 1995년,1996년 안데르스토르프 4시간 내구 레이스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고 GT 레이스 활동을 멈추었습니다. 

 

 

페라리 F50 (1995-1997)

 

페라리 F50

 

F40의 후속으로 출시된 F50은 페라리 50주년을 기념하는 모델입니다.

F40까지가 "도로를 달리는 GT레이스카"라고 한다면 F50은 "도로를 달리는 포뮬러1"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낮고 긴 전면부에는 아주 커다란 에어포트가 자리잡았고, 전체적인 라인이 곡선 위주로 변했습니다.

뒤쪽으로 갈수록 조금씩 높아지는 라인은 그 끝이 서로 만나 거대한 리어 스포일러를 만들어냅니다.

파워 스티어링, ABS도 배제했으며, F1기술로 만들어낸 복합 소재 바디와 공기역학적 바디에

1989년 페라리 F92A F1 레이스카에 탑재된 3.5L V12엔진을

4.7리터로 배기량을 늘려 탑재, 자연흡기로 513마력이라는 고성능을 달성했습니다.

 

페라리 F50 GT

 

F40은 페라리의 직접적인 레이스 지원이 없었지만

F50은 F50 GT라는 레이스 전용 모델 개발이 진행되었습니다.

GT-1클래스 레이스에 출전하기 위한 모델로, 탑이 고정되어 있고,

전면 스포일러 디자인이 변경되었습니다.

엔진은 750bhp까지 출력을 끌어올렸습니다.

아쉽게도 페라리는 F1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F50 GT 프로젝트를 도중에 취소해 버렸고,

테스트카로 단 3대가 제작되었는데, 현재는 세 대 모두 파손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엔초 페라리 : F60 (2002-2004)

 

엔초 페라리 

 

F50에 이어 등장한 모델은 'F'의 이름을 이어받는 대신 회사의 창립자 '엔초 페라리'의 이름을 받았습니다.

400대 한정으로 만들어진 엔초 페라리는 바디 전체를 카본 파이버로 제작했습니다.

섀시는 알루미늄 허니컴 재질로 아주 가벼우면서 고강성을 가지고 있고,

V12 5998cc로 배기량이 더욱 확대되어 660마력의 출력을 발휘합니다.

 

엔초 페라리를 디자인한 사람은 전 피닌파리나 수석 디자이너였던 오쿠야마 켄.

F50과 마찬가지로 F1기술이 아낌없이 투입된 바디 디자인은

300km/h에서 775kg에 달하는 다운포스를 만들어냅니다. 

300km/h이후부터는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조금씩 다운포스가 낮아지고,

최대속도인 350km/h에서는 다운포스가 585kg으로 줄어듭니다.

 

엔초 페라리는 돈만 있다고 해서 아무나 살 수 있는 차가 아니었습니다.

페라리는 F40과 F50의 오너들에게만 엔초 페라리를 구입할 수 있는 초대권을 보냈고,

단 349대만을 제작했습니다.

이후 수많은 요청에 의해 50대의 엔초 페라리가 더 제작되어 399대가 제작됩니다. 

마지막으로 제작된 400번째 엔초 페라리는 자선 모금을 위해 바티칸에 기부되었고,

소더비 옥션을 통해 110만 달러(약 12억 원)에 판매되었습니다.

 

서킷 주행중인 페라리 FXX들

 

페라리는 엔초 페라리를 기반으로 레이스 트랙을 달릴 수 있는 버전을 개발합니다.

페라리 FXX라고 이름붙여진 이 차는 엔초 페라리의 엔진을 더욱 다듬어 800마력에 달하는 출력을 내고

강력해진 출력을 버틸 수 있는 새로운 트랜스미션과

FXX만을 위해 브리지스톤에서 제작한 특수 타이어와 브램보 브레이크를 장착했습니다.

엔초 페라리와 마찬가지로 기존 페라리 오너중 선별된 고객에게만 판매했지만,

직접 고객들의 집으로 배달되는 대신 페라리가 보관하며 관리하게 됩니다.

대신 고객이 원한다면 세계 어느 서킷이든지 페라리를 통해

차량 공수와 트랙에 맞춘 세팅을 서비스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페라리 F70 (?~)

 

F70으로 불리고 있는 엔초 페라리의 후속 차량은

아직 정식 명칭과 출시일, 자세한 사양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최근 페라리가 KERS를 이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공개하는 등

차기 슈퍼카에 하이브리드 탑재를 적극 고려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페라리 최초의 하이브리드 차량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차기 리미티드 시리즈에 적용될 카본 섀시

 

현재까지 나타난 루머로는 800마력을 발휘하는 V12 6.3리터 엔진과

120마력을 발휘하는 KERS유닛을 탑재하여 900마력이 넘는 출력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하이브리드 탑재로 기존 방식 대비 40% 연비가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지 출처 :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com/

페라리 http://www.ferarr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