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부분의 내륙 지방에 한파특보가 발효중인 가운데,

아침 서울 기온이 영하 16.4도까지 떨어졌습니다.

1월 기온으로는 27년만에 가장 큰 추위로 기록되는 강추위라고 합니다.

낮에도 영하 10도 정도의 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당분간 추위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추운 날씨에 서울 수도계량기 동파 건수는 지난 겨울에 비해 4.5배나 늘었다고 하는데요,

자동차도 한파에 견디지 못해 고장이 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오늘 보배드림이야기에서는 자동차 냉각수 동파 사고를 막아주는 '부동액'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냉각수에 물을 사용하는 이유는?

 

자동차 엔진에서 발생하는 열은 상상 이상입니다.

엔진에서 방출되는 열을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방출하기 위해 액체 냉각 시스템을 사용하는데,

이런 역할에 가장 효과적인 것이 바로 '물'입니다.

물은 비열이 크기 때문에 적은 양으로도 많은 열을 머금을 수 있으며,

방열 효과가 커서 머금은 열을 빨리 배출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구하기 매우 쉬운 물질이 물이라는 것도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엔진 냉각수로서 물의 단점

 

그런데 물에는 엔진에 치명적인 단점이 몇가지 있습니다.

우선 어는점이 비교적 높다는 점.

모두 아시다시피 물은 섭씨 0도 이하에서 얼기 때문에 추운 지방에서는 금방 얼어 버립니다.

또한, 다른 물질과 다르게 얼음이 되면 부피가 늘어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엔진부품에 큰 힘이 가해지고, 부품이 파손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부식성. 순수한 물은 부식성이 없지만

지하수나 수돗물 등 일반적으로 구하기 쉬운 물에는 미량의 불순물이 들어있는데,

이런 불순물로 인해 산성화 된 냉각수는 금속 부식의 원인이 됩니다.

이러한 단점을 없애 냉각수로서의 기능을 높이기 위해 첨가되는 것이 바로 부동액입니다.

 

 

부동액의 주성분

 

물은 염류를 포함하게 되면 어는점이 낮아지게 되는데,

이를 이용해 냉각수가 어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차량용 냉각수는 금속 부품이 많은 환경에 사용되기 때문에

부식성이 낮으면서도 결빙방지 효과가 좋은 물질이 필요한데,

'에틸렌글리콜'과 '프로필렌글리콜' 이라는 두가지 물질을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 에틸렌글리콜

 

무색 투명하며 끈끈하고 단맛을 가진 액체로 끓는점은 197°C, 어는점은 -13°C입니다.

점막자극은 거의 없어 피부에 닿는 것은 문제가 없으나, 섭취시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에틸렌글리콜 샘플

 

차량용 부동액은 농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착색이 되어 있지만,

순수한 에틸렌글리콜은 무색 투명한 색상인데,

에틸렌글리콜은 물과 혼합하여 사용하기에 섞어두거나 같은 장소에 보관하는 경우가 많아,

산업 현장에서는 물과 혼동하여 사람이 마시는 사고가 종종 일어납니다.

얼마전에도 공사현장에서 인부들이 부동액으로 끓인 컵라면을 먹고 쓰러졌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 프로필렌글리콜

 

프로필렌글리콜은 부동액으로서의 특성은 거의 차이가 없으나

인체에 대한 독성이 훨씬 낮은 특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식품용 기계 등에 주로 사용됩니다.

차량용 부동액의 경우 새어나온다고 해도 인체에 흡입될 위험이 거의 없으므로

에틸렌글리콜 부동액을 사용해도 무방하나, 보관시 어린아이가 마시는 등의

사고가 일어날 수 있으므로 가정 상비용 부동액은 프로필렌글리콜계 부동액을 구비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부동액 라벨을 잘 살펴보면 'EG','PG' 등의 표기가 있는데

이것이 부동액의 주성분을 표기한 것입니다.

보통 국내에서는 대부분 EG(에틸렌글리콜)를 사용하지만

'무독성 부동액' 으로 판매되는 제품에는 프로필렌글리콜이 사용됩니다.

 

 

부동액의 비율

 

부동액은 물과 부동액 60%, 물 40% 비율로 섞일 때 가장 낮은 어는점을 보이지만,

부동액 자체의 냉각성능은 물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사용 환경에 따라 조절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고 해도 영하 20도 이하로 내려가는 일이 없어

부동액 40%, 물 60%의 혼합하면 영하 25도까지 어는점이 내려가므로 겨울철에도 문제가 없습니다.

 

부동액이 너무 많은 경우 (60%이상) 어는점도 떨어지고 냉각성능도 떨어집니다.

기본적으로 1:1 비율이 무난하고, 냉각성능을 조금 높이려면

부동액 40%, 물 60% 비율로 넣는 것을 추천합니다.

 

 

부동액의 색상

 

부동액에 착색을 하는 것은 눈으로 쉽게 농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과

물과 착각하여 마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용도지만

부동액에 포함된 어떤 성분을 표시하는 용도이기도 합니다.

 

그 성분은 바로 금속 부품을 부식시키는 것을 막기 위한 부식방지제의 성분을 나타냅니다.

 

녹색(청색) = 인산염 계열의 부식방지제

노란색 = 규산염 계열의 부식방지제

주황색 = 유기산염 계열의 부식방지제

(*모든 제조사가 위의 색상대로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인산염 계열의 부식방지제는 경수(칼슘과 마그네슘 함량이 높은 물)에 반응하여

침전물이 생기는 특징이 있는데, 수돗물이 연수인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주로 사용됩니다.

 

규산염 계열 부식방지제는 경수와 반응하지 않아 유럽에서 주로 사용되지만,

겔화(액체가 굳어지는 현상)가 일어날 수 있는 단점이 있어 국내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국내 제조사중에서는 유일하게 쌍용 차량에 규산염 계열 부동액이 사용됩니다.

 

유기산염 계열은 경수/연수 구분없이 사용가능하며 수명이 길지만 가격이 비싼 편입니다.

 

부식방지제는 서로 섞이면 성능 저하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부동액을 보충할 때에는 가능하면 이전에 사용했던 제품과 동일한 제품을 사용하고,

이전 사용 제품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없는 경우 동일한 색상의 부동액을 사용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초록색(청색) 부동액(왼쪽), 지속기간을 늘린 고성능 부동액(오른쪽)

같은 회사에서 나온 제품이지만 혼용을 방지하기 위해 다른 색상으로 되어 있습니다.

 

 

부동액 교환 주기

 

부동액을 오래 쓴다고 해서 어는점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부동액에 포함된 부식방지제 등의 첨가제는 점차 성능이 떨어집니다.

일반적으로 2년/4만km 주기로 교체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출시된 차량들은 수명이 긴 장수명 부동액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장수명 부동액은 5년/10만km까지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2008년식 이후 차종부터 장수명 부동액이 적용되었습니다.)

 

다만, 부동액 자체의 성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할지라도 차량 주행 환경에 따라

녹 등의 이물질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가끔씩 냉각수의 색상을 확인하여 색이 변질되었다고 판단되면

주저없이 교체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냉각수에 대한 잘못된 상식들

 

- 여름에는 물만 넣어도 된다?

 

여름철에 냉각수로 물만 넣는 것은 단기간에 큰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사소한 몇가지 문제점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먼저 부식방지제가 없으므로 냉각계통에 부식이 일어나기 쉽고,

부동액은 어는점을 낮추는 것 뿐만 아니라 끓는점을 높이는 역할도 하는데

물만 넣으면 냉각수의 오버히트가 더 빨리 오게 됩니다.

 

- 냉각수가 오래되면 히터에서 냄새가 난다?

 

자동차용 히터는 히터코어 내부로 흐르는 냉각수의 열로 공기를 데우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오래된 냉각수 때문에 히터에서 냄새가 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냉각수는 밀봉된 공간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오래된다고 하더라도

외부로 냄새가 흘러나오는 일은 없습니다.

단, 히터코어가 오래되어 냉각수가 조금씩 새는 경우 불쾌한 약품 냄새가 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냉각수뿐만 아니라 히터 코어도 함께 교체해야 증상이 해결됩니다.

 

 

이미지 출처 : 위키피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