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0일 시트로엥은 시트로엥의 전 차종을 모두 시승해 볼 수 있는 '시트로엥 익스피리언스 데이' 를 열었습니다. 지난해 국내 선보인 시트로엥 브랜드는 아무래도 국내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상황인데, 시트로엥 브랜드를 알고 있는 경우라도 직접 시트로엥을 경험한 분들은 아직 많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번 시트로엥 익스피리언스 데이는 시트로엥의 모든 차종뿐만 아니라 DS라인업의 원조인 'DS23'과 '2CV'등 히스토릭 카의 시승 기회까지 주어졌습니다.
이번 시승기는 각 차량의 시승 느낌과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외관이나 인테리어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사진은 이전 보배드림 이야기를 참조하시면 더 자세히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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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행사가 이루어진 곳은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푸조 PDI센터. PDI는 Pre-Delivery Inspection의 약자로 출고전 차량 보관 및 점검, 배송 등을 진행하는 장소입니다. 푸조 PDI센터는 한불모터스에서 단독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푸조 차량 뿐만 아니라 시트로엥 차량도 푸조 PDI센터를 통해 출고됩니다. 총 면적 11,000평 규모로 최대 1,000여대의 차량을 보관할 수 있고 하루 100대의 차량이 출고 가능한 센터입니다.
이번 시승 행사가 열린 푸조 PDI 센터 인근에는 화성방조제가 있습니다. 6km에 달하는 직선 도로가 펼쳐져 있고, 평일 낮 시간대에는 운행하는 차가 거의 없어 시승하기에 적당한 장소입니다.
시승 코스는 6km의 일반 도로, 6km의 직선 도로로 구성되어 차량의 성능을 균형있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날 준비된 차량들중 클래식카의 경우 정식 등록된 차량이 아니기에 도로 주행이 불가하였습니다. 푸조 PDI센터에는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클래식카의 시승도 불편없이 이루어졌습니다.
시트로엥 DS3
국내 시트로엥 브랜드 런칭과 동시에 선보였던 첫 모델이 바로 DS3입니다. 시트로엥의 여러 모델중 가장 처음 국내에 선보였다는 점에서 시트로엥이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DS3는 1.6 디젤, 1.4 디젤, 1.6 가솔린, 1.6 터보 등 다양한 모델을 선보였는데, 이번 시승 행사는 해당 차량들의 주행 성능을 비교 시승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DS3의 디자인은 한마디로 '귀엽다'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자그마한 사이즈의 차체는 취향에 따라 다양한 색상을 선택할 수 있고, 루프와 사이드미러 커버의 색상을 달리하여 개성있는 모습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무광 검정으로 처리된 필러로 지붕이 분리되어 있는듯한 '플로팅 루프'를 만들어내고 있고, B필러측의 샤크 핀 디자인 등 곳곳에 독특한 디자인 요소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작은 차체에 깔끔하게 정리된 인테리어가 인상적입니다. 전체적인 재질감도 괜찮은 편이지만, 하이글로시 마감된 대시보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 D컷 형태의 스티어링 휠은 별다른 기능 버튼은 없지만 그립감이 좋습니다. 시트는 세미 버킷형의 가죽 시트가 적용되었습니다. 세미 버킷 시트는 스포티한 형태에 알칸타라 가죽이 부분적으로 적용되어 있어 보기에 좋고 탑승시 몸을 잘 잡아주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일반형 직물 시트가 적용된 차량도 있었는데, 재질, 형태, 착석감 등 모든 부분에서 세미 버킷 시트쪽이 월등했습니다.
DS3 1.6 e-HDi
처음 탑승한 모델은 DS3 1.6 e-HDi 모델. 1.6L 디젤 엔진을 탑재한 모델입니다. 엔진 출력은 92마력. 고출력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수치입니다. 그러나 디젤 엔진 특유의 낮은 회전수에서 발휘되는 높은 토크로, 저속 주행에서는 힘의 부족함을 느끼지 않고 경쾌하게 주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EGS 6단 변속기를 채용해 낮은 단수에서 타이트한 기어비를 가지고 있는 덕분이기도 합니다. 다만 100km/h 이상에서는 가속감이 크게 줄어듭니다. 고속주행보다는 도심 주행에 어울리는 세팅입니다.
DS3 1.6 e-HDi는 수동 변속기 기반의 자동 변속기 'EGS'를 채용했습니다. 토크 컨버터를 사용하는 일반적인 자동변속기와 달리 수동 변속기와 마찬가지로 클러치를 사용해 엔진과 동력계를 직접 연결하고 있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좋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수동 변속기 기반인 관계로 일반 자동 변속기와 다른 점이 몇가지 있습니다. EGS 변속기에는 'P'모드가 없습니다. 따라서 EGS 변속기를 사용한 차량은 평지에서 주차를 하더라도 사이드 브레이크를 항시 사용해야 합니다. 자동 변속기 변속하듯 기어봉을 맨 위로 올려버리면 후진을 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수동 변속기와 마찬가지로 언덕 출발시 밀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고, 액셀러레이터를 밟지 않으면 자동으로 천천히 전진하지 않는데, DS3는 이런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언덕에 정차했을 때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2초간 제동압력을 유지시켜 주는 힐 스타트 어시스턴스와, D모드에서 브레이크를 해제하면 자동으로 클러치를 붙여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클리핑 기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기어를 D로 옯기고 스로틀을 밟아 출발을 하자 일반적인 자동변속기와 다른 움직임이 느껴집니다. 브레이크를 떼면 잠시 뒤 수동변속 차량을 조작하듯이 클러치가 붙는 느낌이 들면서 천천히 나아갑니다. 저속 주행에서는 자동변속기와 큰 차이점을 느낄 수 없는 수준입니다.
본격적으로 가속을 하자 EGS변속기 특유의 변속감이 나타납니다. 가속 페달을 계속 밟고 있으면, 변속 타이밍에서 가속력이 없어지는 느낌이 들었다가 잠시후 다시 가속하기 시작하는데, 마치 수동 변속기 차량을 조수석에서 타고 있을때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일반 자동변속기에 익숙한 경우 '울컥거린다' 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변속 타이밍은 상당히 여유로워서 약 1초정도 소요되는 느낌입니다.
변속기를 D모드에서 왼쪽으로 움직이고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 수동 변속 모드로 주행을 해 보았습니다. 수동 변속 모드에서는 D모드보다 더 빠른 속도로 변속이 됩니다. 다만 클러치가 붙는 느낌이 더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변속 충격은 더 심하게 느껴집니다. D모드에서는 부드러운 변속으로 승차감을, 수동 변속 모드에서는 스포티한 빠른 변속을 중시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신호등 앞에서 정차를 하자 시동이 완전히 꺼져버립니다. 계기판에 ECO 램프가 점등되어 스탑&스타트 기능이 활성화 되었음을 알려줍니다. 녹색 신호가 점등되어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자 자연스럽게 엔진이 다시 시동이 되면서 앞으로 나아갑니다. 시동이 켜진다기보다는 마치 모터가 돌아가듯이 자연스럽게 엔진 회전수가 올라가는 느낌입니다. 스탑&스타트 기능은 정차가 잦은 시내 주행에서 큰 효과를 발휘합니다. 덕분에 DS3 1.6 e-HDi 의 도심 연비는 17.4km/L를 자랑합니다.
핸들링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푸조-시트로엥 차량 답게 전륜 소형차임에도 불구하고 즉각적인 반응성을 보여주는 핸들링이 인상적입니다. 언더스티어를 최대한 억제한 인상으로 핸들을 조작하면 즉시 차체가 반응합니다. 363mm의 컴팩트한 스티어링 휠도 경쾌한 핸들링을 만들어주는 한 요소. 코너링에서 뒤뚱거리기 쉬운 소형차지만 차체 롤링 컨트롤이 뛰어나 안정적인 코너링을 보여줍니다.
DS3 1.6 VTi
DS3의 가솔린 버전. 1600cc의 배기량을 가진 것은 동일하지만 최고출력은 120ps로 훨씬 높습니다. 최고출력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디젤 모델과 달리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시점이 높기 때문에 저속에서의 가속감은 1.6 디젤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100km/h이상에서의 가속감은 디젤 모델보다 월등합니다. 제원상의 최고속도도 훨씬 높고, 실제 고속 주행시에도 여유로운 주행이 가능했습니다.
디젤 모델과 달리 4단 자동 변속기가 적용된 것도 큰 차이점입니다. EGS의 변속감을 선호하지 않는 경우 가솔린 모델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EGS만큼의 훌륭한 연비는 기대할 수 없습니다. 동력계통을 제외한 다른 부분은 DS3 디젤과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DS3 Racing
시트로엥은 2004년 Xsara WRC를 통한 우승 이후 WRC 9연패를 달성하고 있는 모터스포츠의 강자입니다. 오랜 시간 최강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시트로엥인 만큼 랠리카에 대한 노하우도 풍부한데, 시트로엥 레이싱의 노하우를 듬뿍 담아 만들어낸 차량이 바로 DS3 레이싱입니다. DS3 레이싱은 전세계 총 1000대가 한정 생산되어 국내에도 5대가 선보였는데, 이번 시승 행사에서 DS3 레이싱을 시승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체커기 문양의 데칼과 오렌지색으로 강조된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한번에 모을 만큼 독특한 외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타이어 좌우 간격이 30mm 늘어남에 따라 휠 아치를 덮는 펜더 스커트가 추가되었습니다. 전면 범퍼의 스플리터, 그릴, 휠 아치, 리어 디퓨저가 모두 리얼 카본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실내로 들어서자 일반형 DS3와 확연하게 차별화되는 본격적인 버킷 시트가 눈에 들어옵니다. 대쉬보드와 센터 콘솔, 그리고 그립감이 좋은 수동 6단 변속기어의 기어봉에도 주황색 포인트가 주어졌습니다. 실내 곳곳에서 보이는 카본 무늬는 모두 가볍고 튼튼한 리얼 카본 소재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실내 색상은 블랙-오렌지와 화이트-그레이 색상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시트의 착석감은 버킷 시트 다운 타이트한 느낌. 그러나 재질은 너무 딱딱하지는 않아 장거리 주행에서도 불편함이 없을 듯 합니다. 등받이의 각도와 시트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고 일반 시트와 마찬가지로 원터치로 앞으로 접을 수 있어 뒷좌석 탑승에도 불편함이 없습니다. 스티어링 휠은 기존 DS3와 동일한 형태이지만 아래쪽의 은색 부분이 카본으로 처리되어 훨씬 스포티한 느낌입니다.
시동을 걸자 1.6L 터보 엔진의 찰진 배기음이 들려옵니다. 카본 리어 디퓨저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전용 머플러 덕분입니다. 창문을 열고 달리면 스포티한 배기음에 귀가 즐거워집니다. 6단 수동 변속기는 빈틈없이 '착착'들어가는 손맛이 일품입니다. 고성능 모델이지만 클러치 답력은 일반 승용차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일상 생활에서도 편하게 운전할 수 있습니다.
성능은 확실히 1.6L 가솔린 모델에 비해 강력해졌습니다. 작고 가벼운 차체에 200hp에 달하는 고출력 엔진이 탑재되어 6.5초만에 정지상태에서 100km/h에 도달하고 최고속도도 235km/h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랠리에서 활약하는 DS3답게 크로스미션으로 세팅되어 있어 중저속 구간에서 짜릿한 성능을 느낄 수 있습니다. 1단에서 풀 스로틀로 가속하면 하이그립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음에도 조금씩 미끄러지는 것이 느껴질 정도. 터보랙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스로틀 반응도 빠릅니다.
강력해진 성능에 맞추어 브레이크와 하체도 새롭게 손보았습니다. 전륜 브레이크에 브램보 4피스톤 캘리퍼를 장착하여 안정적인 제동이 가능합니다. 18인치 휠과 브릿지스톤 RE050A 타이어가 기본 적용되고, 더 단단한 스프링과 댐퍼가 적용되었습니다. 차고가 15mm 낮아지고, 좌우 타이어간 간격은 30mm 늘어났습니다. 승차감은 다소 희생되었지만, 스포츠 주행에서는 훨씬 큰 성능을 발휘합니다. 강화된 하체 세팅과 더불어 스티어링의 전자계통 설정도 향상시켜 훨씬 민첩한 핸들링을 보여줍니다.
시트로엥 DS4
시트로엥 DS4는 쿠페와 세단, 그리고 SUV의 장점을 모은 크로스오버 차량입니다. 크로스오버라고 하면 보통 두가지 장르의 특징을 섞어낸 것을 말하지만 DS4는 무려 세가지 장르의 특징을 골고루 가지고 있는 상당히 독특한 차량입니다.
DS4의 독특한 디자인은 딱히 '어떤 장르'라고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시트로엥에서는 DS4에 대해 CUV(Créative Urban Vehicle), 독창적인 도심형 자동차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차체 형태는 쿠페 스타일을 가지고 있으나 차고는 꽤 높은 편입니다. 전체적으로 DS3가 '귀엽다'는 이미지라면 DS4는 '강하다'는 이미지입니다.
각진 부분이 많은 전면 디자인과 다르게 후면 디자인은 매끈한 곡선 위주로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테일 라이트의 형태도 상당히 입체적입니다. 리어 범퍼 쪽에는 양쪽에 배기구 처럼 보이는 디자인을 넣었는데, 실제 배기구는 아니지만 디자인적으로 강인한 이미지를 연상시키고 있습니다. (실제 배기구는 범퍼 안쪽에 있어 보이지 않도록 설치되어 있습니다)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만큼 실내는 상당히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습니다. 그중 가장 처음 눈에 띄는 것이 바로 하바나 가죽으로 마무리된 와치 스트랩 시트. 고급 가죽으로 처리되어 감촉과 착석감이 매우 우수하고, 홀딩 성능도 좋습니다. 요추 조절장치, 전동 마사지 기능 등 기능도 다양합니다. 스티어링 휠에는 버튼이 상당히 많이 배치되어 있어 차량의 거의 대부분의 전기 계통 기능을 조작할 수 있습니다.
착석을 하고 전방을 바라보면 넓은 시야에 감탄사가 나옵니다. 운전자의 머리 위까지 뻗어있는 파노라믹 윈드스크린 덕분입니다. 별도로 선루프를 갖추고 있지는 않지만, 위쪽까지 막힘 없이 시원하게 뚫린 전방 시야는 파노라마 선루프와는 또다른 개방감을 선사합니다. 눈이 부실 경우 선바이저 부분을 앞뒤로 움직여 가릴 수 있습니다.
다양한 편의장치를 갖춘 것도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사각지대 모니터링 시스템, 디렉셔널 바이제논 라이트, 스태틱 코너링 라이트, 주차 공간 측정 시스템 등 최신 편의장치가 다수 탑재되어 있고, 크루즈 컨트롤이나 센터 콘솔의 냉장 기능 등 운전에 편리한 기능도 대부분 탑재되어 있습니다. 쿠페 스타일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세단과 비슷한 수준인 370L의 넓은 트렁크 공간을 제공하는 것도 장점.
기어 조작 레버가 상당히 작게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인 변속 레버의 1/3정도의 크기인데, 조작에 불편한 점은 없습니다. 다만 EGS 변속기가 적용된 관계로 'P'모드가 없습니다. 주차를 할 때 반드시 주차 브레이크를 작동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주차 브레이크는 버튼식으로 되어 있는데 시동을 끄면 자동으로 작동되고, 주행을 시도하면 자동으로 풀리기 때문에 편리합니다. 시동을 건 상태로 내려야 할 경우에만 주의하면 됩니다.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뒷좌석의 유리창이 열리지 않는다는 점인데, 측면 디자인을 보면 어쩔 수 없이 유리창 개폐 기능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디자인상 유리창 자체도 상당히 작고, 별도의 선루프가 없기 때문에 뒷좌석에서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뒷좌석에 어린아이가 있는 경우에는 오히려 안심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도 있지만, 단점인 것은 분명합니다.
엔진은 1.6L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최고출력은 112마력으로 펀치감 있는 주행은 어렵지만 저속 토크는 충분하기 때문에 시내 주행에서 불편함은 없습니다. DS3와 마찬가지로 EGS 변속기를 탑재하고 있지만, 차체가 더 커진 탓인지 EGS 특유의 울렁거리는 느낌은 덜하게 느껴집니다. 6단 EGS 변속기와 3세대 스탑&스타트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어 연비가 뛰어난 점은 큰 장점입니다. (복합 17.6km/L, 도심 15.9km/L, 고속 20.4km/L)
승차감이 상당히 좋은 편인데, 디젤 특유의 진동과 소음을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잘 차단하고 있습니다. 신호대기중에는 여지없이 스탑&스타트 시스템이 작동하여 소음과 진동을 전혀 느낄수가 없습니다. 다시 출발할 때에도 부드럽게 재시동이 걸립니다. 차고가 높은 덕분에 서스펜션 스트로크가 상당히 길고 노면 진동도 효과적으로 잡아줍니다. 웬만한 높이의 요철은 그냥 지나가더라도 차체가 크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코너링시의 거동도 SUV에 비해서는 안정적인 모습입니다.
시트로엥 DS5
올해 초 출시된 DS라인업중 마지막으로 출시된 시트로엥 DS5는 DS라인업의 플래그십 모델입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의전차량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플래그십 모델 답게 고급스럽게 마무리된 디자인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인테리어는 고급 가죽 소재를 주로 하여 곳곳에 크롬 장식으로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디자인적인 특징은 비행기 콕핏을 연상시키는 중앙 집중형 디자인. 일반적으로 창문 개폐 스위치 등이 각 부분에 분산되어 배치되어있는것과 달리 컨트롤 스위치가 대부분 중앙 부분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팝업식 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도 콕핏을 연상시키는 부분입니다. 보통 전면 유리에 빛을 반사시키는 방법으로 구현하는데, DS5는 별도의 곡면 글라스를 배치해 더 자연스러운 시야를 확보해 줍니다. 루프 앞쪽에 배치된 스위치를 통해 조작이 가능한데,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접어둘 수 있고, 운전자에 따라 시야각과 밝기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본래 네비게이션 정보까지 연동되어 표시되지만, 국내 출시 모델은 별도로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탑재한 관계로 연동이 되지 않는 점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루프는 '제니스 글라스 루프'라고 부르는 통유리 루프로 되어 있는데, 커버가 운전석, 조수석, 뒷좌석 부분이 각각 독립적으로 작동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전면 유리부터 후면 유리까지 모두 연결되는 루프 디자인으로 외형적인 완성도를 높여주고 있습니다. 오픈이 되지 않는 점은 아쉬운 부분.
엔진은 2.0 HDi 엔진을 탑재하고 있고, 변속기는 6단 자동 변속기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최고출력은 163마력, 최대토크는 34.6kg.m로 충분한 성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DS5의 엔진 출력은 시트로엥의 EGS 변속기의 허용 토크를 넘어서는 관계로 일반적인 6단 자동 변속기가 탑재되어 있는데, DS5는 승차감과 정숙성을 더 중시하는 모델인 만큼 적절한 조합으로 생각됩니다. 대신 연비는 14.5km/L(도심 13.2km/L, 고속 16.5km/L)로 EGS탑재 모델에 비해서는 다소 낮은 편.
시트로엥 클래식 카 - DS23, 2CV
DS23은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았던 DS19의 후속 차량입니다. 전체적인 디자인 컨셉은 그대로 가지고 있으나, 개구리 눈알처럼 톡 튀어나와 있던 동그란 헤드라이트가 글라스 커버 안쪽으로 들어가 더욱 현대적인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1960년대 차량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디자인.
지금 시점에서 봐도 독특하고 참신한 디자인입니다. 당시에는 이런 파격적인 디자인 덕분에 '우주선'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아쉽게도 이날 차량에 변속기 관련 트러블이 발생해 실제 주행을 해볼수는 없었습니다.
실내 디자인도 상당히 고급스럽습니다. 센터페시아 바로 위쪽에 배치된 백미러도 독특한 부분입니다.
함께 전시된 2CV는 정상 운행이 가능하여 시승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4인승 차량이지만 지금 관점에서 보면 경차에도 못미치는 자그마한 차량입니다.
엔진 시동을 걸고 변속기를 조작하여 기어를 넣은 다음, 천천히 출발해 봅니다. 2CV의 기어봉은 현재의 차량과 달리 앞쪽에서 뻗어나온 형태입니다. 기어봉을 좌우로 꺾거나 앞뒤로 밀어서 조작해야 하는데 현재 차량에 비해서는 난해한 조작법이었습니다. 간신히 1단을 넣고 천천히 출발을 했습니다.
크기가 작아서 그런지 33마력짜리 클래식카 치고는 수월하게 가속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파워스티어링이 전혀 적용되지 않은 관계로 스티어링 휠이 아주 무겁습니다. 보통 파워스티어링이 적용되지 않더라도 어느정도 속도가 붙으면 가벼워지기 마련인데 2CV는 그런 예상을 깨고 시종일관 무거운 핸들링을 보여줬습니다. 브레이크도 배력장치가 없기에 현재 차량을 조작하듯 밟으면 밟았는지 말았는지 기별도 오지 않는 수준. 체중을 실어서 힘껏 밟아야 어느정도 제동력이 느껴집니다.
현재의 차량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성능에 조악하고 좁은 실내를 가진 차량이지만, 1950년대의 차량을 직접 운전해 보는 것은 쉽지 않은 경험입니다. 새삼 기술의 발전을 느끼게 만든 좋은 시승 기회였습니다.
시트로엥 DS 라인업 제원
DS3
DS4
DS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