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거리'로 유명한 강남 도산대로. 이곳은 수많은 수입차 업체들이 진출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 국산 메이커 현대자동차가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바로 지난해 5월경 문을 연 '현대모터스튜디오'입니다.
현대모터스튜디오는 미술관이 결합된 전시장의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차량을 판매하는것이 목적이라기보다는 미술의 형태를 통해 현대차를 알리는것이 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현대모터스튜디오에는 현대자동차 로고가 없습니다. 입구에 자그마한 명판이 있을 뿐입니다.
현대모터스튜디오 전경(사진제공 : 현대자동차)
현대모터스튜디오가 들어선 도산대로 일대는 수입차의 격전지이기도 하지만, 인근의 도산공원 일대에는 특색있는 미술 전시장이 많이 있어 최근 북촌, 이태원과 함께 서울의 '뉴 아트밸리' 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그래서 현대모터스튜디오는 도산대로의 수입차에 대항하는 국산차 전시장이면서, 도산공원의 미술관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현대모터스튜디오 1층에는 영국의 세계적인 작가그룹 UVA(United Visual Artists)의 작품인 '움직임의 원리 2 (Principles of Motion Study 2)' 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은 올해 3월 말까지 전시될 예정입니다.
현대모터스튜디오 건물 전체에는 자동차의 뼈대를 구성하는 철 재질이 빠짐없이 사용되었습니다. 이 철 구조물은 현대차 현대제철에서 생산된 것으로 '쇳물부터 자동차까지' 라는 현대차의 자원순환형 가치를 구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0년 현대제철 일관제철소(쇳물부터 제품까지 한 번에 만들 수 있는 제철소)를 건설하면서 용광로에서 쇳물을 뽑아 자동차를 만들고 다시 그 자동차를 폐차하여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자원순환 고리를 완성했습니다.
1층과 계단으로 이어진 2층에는 라이브러리가 있습니다. 이곳에는 자동차 관련 서적 2,500여권이 구비되어 있으며, 전문 큐레이터를 통한 맞춤 서비스도 제공됩니다.
현대차의 차종별 정비 매뉴얼도 있습니다.
실제 자동차 디자인에 사용되는 인더스트리얼 클레이 모형과 자동차 디자인 관련 서적을 한데 모아둔 모습.
2층 라이브러리 맞은편에는 커피전문점 폴바셋이 입점해 있습니다.
3~5층은 차량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3층에 들어서서 처음 눈에 띄는 것은 심하게 구겨진 제네시스입니다. 이 제네시스는 실제 충돌 테스트시 사용된 차량입니다.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 고객들을 초대하여 스몰오버랩 테스트를 시연했다고 합니다.
3~5층의 창가에는 층마다 3대씩 총 9대의 LF쏘나타가 공중에 매달려 있습니다.
현대차의 전륜구동 플래그쉽 차량인 아슬란입니다.
신형 제네시스.
각층에는 층별 테마에 맞춘 라운지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3층의 프리미엄 라운지에는 제네시스의 인테리어에 사용된 부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실제 나무를 가공해 제작하여 모두 다른 패턴을 보여줍니다.
4층에는 쏘나타 하이브리드, 그랜저, 싼타페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4층에 마련된 라운지는 '키즈 라운지'. 자녀를 동반한 고객들은 키즈 라운지에 아이를 맡기고 편하게 콘텐츠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다른 층의 콘텐츠를 관람하는 중에도 전용 앱을 통해 키즈 라운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이들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습니다. 키즈 라운지에는 슬롯카 게임, 페이퍼 자동차 토이 등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5층에는 벨로스터, i30, i40, i20 WRC 레플리카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i20 WRC 레플리카. 랠리에 참가하는 i20 WRC를 바탕으로 제작된 복제품입니다.
복제품이지만 실제 레이싱카 수준으로 튜닝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보통 이런 특별한 차량들은 밖에서 볼 수밖에 없지만 i20 WRC 레플리카는 문을 열고 운전석에 직접 앉아 볼 수 있습니다. 비록 복제 차량이지만 실제 레이싱카의 분위기를 느끼는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조수석에는 랠리에서 내비게이션을 담당하는 코드라이버(co-driver) 마네킹도 배치되어 있어 기념사진을 촬영하기에도 좋습니다.
2014 독일 랠리에서 우승을 차지한 현대 i20 WRC. 실제 트로피가 함께 전시되어 있습니다.
튜익스 파츠와 데칼이 적용된 벨로스터 터보.
i30
5층 라운지는 2010년 출시한 현대차의 커스터마이징 브랜드 튜익스(TUIX) 부품들이 전시된 튜익스 라운지입니다.
수입차거리 한가운데에 개관한 현대모터스튜디오에 대해 '내수방어' 를 위한 것이라는 시각으로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가 새로운 방식으로 고객 소통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현대모터스튜디오의 개관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브랜드 전시관을 오픈한 것은 이 현대모터스튜디오가 처음입니다. 그만큼 현대차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현대차는 현대모터스튜디오의 성공적인 개관에 힘입어 지난 1월 20일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도 현대모터스튜디오를 열었습니다. 기존 전시장과 달리 차량 판매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시설이기에 구입을 권유하는 딜러의 시선을 상관없이 마음껏 자동차를 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현대차에 관심이 있는 분이시라면 한번쯤 시간을 내어 방문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